장편야설

청춘예찬 34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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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깜짝이야!"


 

문이 부서져라 돌진해 들어오는 승민때문에 한쪽에서 보안경을 쓰고 있던 화학공학과 동기가 깜짝 놀라 뒤로 자빠져 버렸다.


 

"야임마! 너 뭐야 밑도 끝도 없이."

 

"빨리...빨리 여기에 있는 지문을..."


"뭐?"


 

그는 승민이 내민 종이와, 헉헉 거리는 승민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승민은 험악한 얼굴로 종이를 들이밀었다.



"급해...채윤이가 위험하단 말이야. 어서 지문을 채취해줘 어서..."


"아..으..응."


 

그는 손에 실험용 장갑을 끼고는 승민이 내민 종이를 받아들었다. 종이를 확인한 그는 순간 메슥껍다는 표정을 지었다.



"으..으윽.뭐야 이거."


"그 자식이 채윤이를 납치했어. 어서..지문을 뽑아줘."


"뭐?그럼 경찰에게 연락을 해야할거 아냐!"


"그럴 시간이 없으니까 그런거 아냐!연락한들 바로 달려와서 그 자식 집을 찾을수나 있을거 같아?"

 


그는 불같이 화를 내는 승민의 기세를 보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 되었는지, 얼른 작은 가루통을 들고왔다.


 

"가만..이거 종이라서 지문뽑기가 쉽지 않겠는데...여기가 국과수도 아니고...게다가 니 지문이 묻었을수도 있잖아."


"안묻었어.처음에 그거 받았을땐 고무장갑 끼고 있었고, 지금은 장갑끼고 가지고 왔으니까."


"아..응."

 


그는 한참이나 그가 내민 종이를 들여다 보았다.

 


-여신의 옆에 있는 댓가. 곧 치르게 될 것이다-

 


신문등을 오려 만든 협박장.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것'이라는 글자부분은 잡지에서 오린듯, 종이라기 보다는 코팅지에 가까운 제질이었다.

미세하지만, 가루를 뿌려서 지문을 뽑을수 있을것도 같았다.


 

"야..그치만 지문 뽑는다고 해서 그 자식 위치를 알수 있는것도 아니잖아."


"영수...내 동기 영수가 도서관 사서를 하고 있어."


"도서관?그게 뭐 어쨌다는 거...."

 


지문을 뽑아내며 반문을 하려던 승민의 동기는 뭔가 생각난듯 아 하고 입을 벌렸다.

얼마전 신축된 도서관의 도서 대출을 하는 곳. 그곳은 학생증으로 억세스 하는것이 아닌, 지문으로 신분확인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사서가 동기라면 그 지문으로 타인 신원을 아는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야 근데 우리학교 학생이라는 증거라도 있어?"


"채윤이를 여신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우리학교에 말고 있을리가 없어. 우리학교 내에서 생긴 별명이니까."


"아...그..그렇구나. 희..희미하지만 여기..."


 

그가 테입으로 떠내어 복원한 지문을 내밀자 마자 승민은 그것을 낚아채고 다시 문밖을 치고 달려나갔다.

갑작스레 지문을 뽑는 작업을 하게 되었던 그의 동기는 머리를 긁적이며 승민이 박차고 간 연구실문을 바라보았다.



"자식.근데 이런 급한 상황에 어떻게 저런걸 생각해 낼수 있지?"




-


삐비빅!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손가락을 대어 주십시오-



"빌어먹을!빌어먹을!"


 

승민은 계속해서 인식기에 복원한 지문을 대었지만, 기계에서는 같은 말만 반복될 뿐이었다.


 

"야...진짜...실제 상황인거야?"


 

영수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지문기에 지문을 대는 승민을 보며 걱정스레 고개를 갸웃했다.

사실 방학이라 도서관에 나오지 않으려 했던 그였다. 하지만 사서들끼리 정한 룰에 의해 오늘 도서관문을 닫고 남아있는 간단한 정리작업을 하던 영수는 갑작스런 자신의 동기가 쳐들어오며 납치를 운운하자 아직도 정신이 없었다.



"설명은 나중에 할게. 시간이 없어."


"야..빨리해. 이거 걸리면 나도 무사하지 못하다니까...이건 엄밀히 개인정보 유출..."


"아 좀 쪼잘대지마!"


 

영수는 한번도 본적없는, 승민의 승질내는 모습에 그만 뚝 하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승민은 잔뜩 험악해진 얼굴로 심호흡을 하더니 자신의 손가락에 올린 복원된 지문을 지긋이 인식기에 누르고 있었다.



삐이익



-확인되었습니다.-


 


"됐다!"



영수가 뭐라 할 틈도 없이, 승민은 재빨리 책상에 있는 컴퓨터로 달려들어갔다. 

사서가 서서 업무를 보는 공간이었고, 지문을 찍자마자 당사자의 기본개인신상이 좌르륵 화면에 표시되었다.



'윤동철....'



처음듣는 이름이었다.하기야...아는 이름이라면 더 이상할 것이지만, 승민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소지에는 학교근처에 있는 조그마한 원룸주소가 떴기 때문이었다.

학생 신상옆에 떠있는 그의 흉측한 얼굴을 본 승민은 돌아버릴것만 같은 충격이 옴이 느껴졌다. 

메모할 시간조차 없이 황급히 주소를 머릿속에 넣은 승민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영수를 밀쳐내고 도서관 밖으로 뛰쳐 나가버렸다. 

휑하니 그가 사라진 문을 바라보던 영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씨..도대체 무슨일이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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