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유부녀야설) 섹스에 눈을 뜨다!!! - 프롤로그

작성자 정보

  • 밍키넷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우리는 부둥켜안고 비명을 질렀다.

벌거벗겨진 서로의 알몸을 만지고 핥으며 괴성을 질렀다.

뜨거운 몸을 주체할 수도 없었지만, 서로를 자극하기 위해 비음을 쏟고 몸을 뒤틀며 느끼고 탐했다.

민서와 나는 그런 사이였다.

세상이 힘들고 고달프거나 무료하고 따분할 때 우리는 가게 문을 걸어 잠그고

가게에 딸린 방에 들어가 세상이 모르는 비밀을 향유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이젠 더 찾아다닐 곳도 없었다.

집으로 향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민서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김유신의 말이 천관녀를 찾아가듯 나의 애마 큐브는 ‘이브까’를 향해서 달리고 있었다.


아들을 생각했다. 마음이 아프다. 밥은 잘 챙겨 먹고 있겠지?

남편이 떠올랐다. 연기가 자욱하게 앞을 가린다. 싫다. 싫다.


백인인가 싶어질 정도로 우윳빛인 민서의 속살을 떠올리며 나는 히죽 웃었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민서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

공터에 차를 세웠다. ‘이브까’가 멀리 보이는 공공 주차장이다.

내가 차에서 내리자 민서가 현관문을 열고 머리만 내민 체 활짝 웃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가게로 다가가자 민서도 밖으로 나와 나를 맞았다.

우리는 손을 맞잡고 ‘이브까’로 들어갔다. 현관문이 닫히면서 민서가 내 품에 안겼다.

나는 민서를 구석으로 밀면서 입술을 찾았다. 우리는 진한 키스를 나누고 떨어졌다.


“오늘 많이 팔았어?”


나는 민서의 어깨를 팔로 감싸 안으며 물었다.


“밥값은 했어. 자기는?”


민서가 나를 올려다보며 묻는다.


“별로.”

“어쩌니? 신랑은 취직했고?”

“담배만 줄 창 피우고 있어.”


민서가 내 손을 맞잡고 테이블로 향했다.

나는 의자에 앉고 민서가 선 채로 물었다.


“커피 줄까?”

“그래. 고마워.”


민서가 눈웃음을 치고 엉덩이를 흔들며 주방으로 사라진다.

나는 민서의 뒷모습을 보며 회상에 젖어 들었다.

작고 깜찍한 여자. 고교 때도 맨 앞자리에 앉아 선생님들의 시선을 붙들어 매던 사랑스러운 여학생이었다.

성격도 차분하고 행동도 조신하고 완전한 여자의 결정체였다.

공부도 잘해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공무원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털털한 여학생이었다. 여자답지 못했다. 키도 크고 공부는 못해도 친구가 많았다.

선도부를 했고 학교 행사에는 언제나 깃대는 내가 잡았다.

못생겼느냐고?

키도 크고 늘씬하고 시원시원하게 생겼지. 주변에서 국회의원감이라고 기대를 했어.


대학교 때 착한 남학생을 만났어.

누나들 틈에 자라서인지 세심하고 점잖았지.

항상 깃대를 잡는 내가 그를 챙겨줘야 했어. 내가 손목 잡아 끌어주지 않으면 그는 투명 인간이니까.

나는 그를 보살펴주기로 했어. 적극적인 내가 소극적인 그를 보필하면 잘 될 것 같았어.


나는 대학 4년 동안 그가 화내거나 서두르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우리는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했어. 내가 강요했지. 결혼하자고.

사랑을 강요한 건 아니야.

그도 나 없으면 죽고 못 사니까 내가 가정을 만들자고 했지.

우리는 그렇게 하나가 되어 화목하게 살아갔지. 아들도 하나 낳고 말이야.


내 남편이 된 그는 아버지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어.

적극적이지 못한 것이 흠이었어.

남편은 망설이다가 기회를 놓치곤 했어. 결국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지.

시아버지 재산은 많으니까 큰 걱정은 아니었어. 다시 시작했어.

마음 약한 남편은 세상에 좋은 일만하고 사업을 말아 먹었어.

시아버지는 괜찮다고 하는데 염치가 있어야지. 더 이상 손을 못 벌리겠더라고.

사업을 두 번 실패한 남편은 완전히 위축되었어.

언제 배웠는지 담배만 피워대는 거야.

밖에도 안 나가고 폐인처럼 방구석에서 담배만 피워대는 거야. 내가 잔소리해도 헛일이었어.

남편은 먹고 놀고, 시댁에선 돈은 가져다 쓸 만큼 썼고 어쩔 수 없었어.

내가 식당 서빙 일을 하며 가족을 먹여 살렸지.


다리가 퉁퉁 붓도록 뛰어다녀도 입에 풀칠하기 바빴어.

집에 들어오면 남편은 담배만 피워대고 있고.

미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야.

그래도 시누이들이 한 번씩 들여다보고 돈을 쥐여 주는 것이 눈물 나게 고마웠어.


게을러터져서 담배 피우고 이빨도 안 닦는 남편과 결혼 한 것을 나는 후회했어.

그래도 어쩔 거야. 내가 선택한 인간이고 인생인데.

나는 담배 냄새나는 남편이 곁에 오는 것도 기겁하면서 한 집에 살아야 했어.


밤에는 남편을 안방에 두고 거실에서 아들을 끌어안고 잤어.

각방을 쓰는 셈이지.

아들이 4살. 결혼 5년 차부터 우리는 살을 섞지 않았어.

성관계만이 아니고 남편이 내 곁에 오는 것도 나는 싫었어.


어느 날인가. 술 한잔하고 들어온 남편에게 안방으로 끌려 들어갔어.

남편은 힘으로 나를 제압하고 발가벗겨 침대 위에 눕혔어.

거부할 생각은 없었어. 근데 남편의 입술이 내 코 가까이 올수록 나는 참을 수 없었어.

담배 냄새가 코를, 숨을 막히게 했어.

나는 저절로 구역질이 나왔어.


남편이 구멍을 찾아 삽입하더군. 나쁘진 않았어.

근데 목에서 울컥 올라오는 거야.

남편은 내 아랫도리를 쑤시고 있는데 나는 고개를 모로 눕히고 저녁 먹은 것을 다 토해 버렸어.

놀란 남편이 삽입을 한 채 휴지로 내 입을 닦아 주었어.

남편이 휴지로 침대를 훔칠 때는 이미 성기가 구멍에서 빠진 후였어.

허겁지겁 마누라가 토해 놓은 오물을 치우는 남편의 행동이 가련해서 찬물 한 컵 먹고 나는 침대에 다시 누워 가랑이를 벌렸지.


남편은 올라타더니 키스를 생략하고 애무도 취소한 채 삽입부터 했어.

나는 아랫도리 힘 빼고 양팔로 남편의 등을 쓸어안았지.

내가 토한 것에 너무 놀랐을까? 아니면 일 년 넘게 너무 오래 굶은 탓일까?

남편은 삽입과 동시에 발사를 해버리고 몸도 성기도 축 늘어져 내 옆으로 흘러내렸어.

나는 휴지로 남편의 성기를 깨끗이 닦아주고 거실로 나왔지.

그 이후로 남편도 나에게 성관계를 요구하지 않았어. 담배만 더 자주 피워댔지.

그날 이후로 나도 남편의 담배에 잔소리하지 않았어.


미우면서도 불쌍했어.

둘이 한집에 살면서도 서로 없는 것처럼 살았어.

밥 차려 놓으면 와서 먹고. 먹고 가버리면 거두어서 설거지하고. 남편은 컴퓨터만 붙들고 살았어.


나는 남편이 컴퓨터로 뭘 하는지 관심도 없었어.

먹고는 살아야 하잖아? 식당 서빙으로는 살기가 벅찼어.

나는 보험설계사로 취직했어.

남편은 아는지 모르는지 묻지도 않고 말해 주지도 않았어.

처음엔 실적을 많이 올렸지. 수입도 짭짤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밑천이 딸리더라고.

일가친척 다 찾아보고, 대학 동문 찾아가서 떼거리 쓰고, 고교 동문들 찾아다니다가 민서를 만나게 된 거야.


민서도 내 수입에 도움을 줄 형편은 아니었어. 불쌍하더라고.

민서는 공무원을 하다가 민원인으로 온 신랑을 만나 결혼했어.

능력 있는 남자였어. 사업을 하고 있는데 수완도 좋고 잘 나갔어.

결혼하자마자 민서의 신랑은 민서에게 집에서 살림만 하라고 요구했데.

능력 있는 신랑을 만났는데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도 민서에겐 미련이 없었어.

신랑이 벌어온 돈만 잘 쓰면 되니까. 공무원이라는 철밥통을 포기해 버렸어.


민서는 천성대로 살림만 열심히 하면서 아이만 셋을 낳았지.

인생이 평생 한결같을 수는 없나 봐. 행복도 끝이 있나 봐.

능력 있는 민서의 신랑이 사람을 두들겨 패서 구속된 거야.

합의를 보려 했지만, 상대가 워낙 완강했고 이미 두 번이나 폭력 전과가 있어서 수습할 수 없었어.

민서 신랑은 죗값을 치러야 했고 사업은 망해 버렸지.


전과 3범이 된 빈털터리 민서 신랑은 감방을 다녀온 후 사람이 변해 버렸어.

세상에 불만이 가득한 사람이 되어 아무하고 멱살잡이를 했어.

집에 들어오면 합당(?)한 이유를 붙여 민서를 구타했어.

터미네이터? 그렇지. 무조건 자기 위주로 밀어붙이고 안 되면 타격해 버리는.

그래도 출처는 알 수 없지만, 생활비는 잘 가져왔어.


매 맞는 여자. 민서는 이혼도 생각할 수 없었어. 신랑이 너무 무서워서 참고 살아야 했어.

이혼을 요구했다가는 일가친척까지 봉변당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했거든.

민서의 신랑이 수입이 없어지면서 시어머니가 집을 팔고 민서와 함께 살게 되었어.

민서가 신랑에게 두들겨 맞는 날. 어머니는 돌아앉아 있었지.

시어머니는 아이들만 보듬고 있었어. 아들이 며느리를 폭행하는데 못 본 체했어. 말려도 소용없는 일이었으니까.

아들의 폭행이 끝나고 집을 나가거나 잠들고 나면 시어머니는 민서를 틀어 안고 하염없이 울었데. 엉엉 울었데.

시어머니에게 안겨서 민서는 소리 없이 울어야 했고.


민서는 신랑에게 간청해서 옷 가게를 열었어. 어디서 돈은 잘 구해 오는 모양이야.

신랑이 주는 돈으로 옷 가게를 열고 민서는 거기에 정열을 쏟았어.

집에는 시어머니가 있으니까 살림이나 아이들을 걱정 안 해도 좋았어.

가게에 나와 있으면 가정을 잊을 수 있어 좋았어. 또 다른 세상과의 만남이었지.

옷 팔아 생활비도 보태고 할 일이 있다는 것은 두려움을 재울 수 있었어.


신랑이 트집 잡아 매질을 해도 그 순간만 지나가면 그만이었어.

돌아서서 아이들 챙기고 가게 걱정하면 아픔은 잊을 수 있었어.

고교 동창들을 찾아다니다가 나는 민서도 찾게 되었고 불행한 영혼을 서로 달래는 처지가 되었지.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은 현재를 보듬어 주고 학창 시절을 추억하며 참으로 행복했어.

민서가 커피를 종이컵에 두 잔 태워 들고 왔다. 컵을 내 앞에 하나. 내 옆에 하나 놓았다.

나는 왼손을 벋어 민서의 스커트 밑에 손을 넣었다. 민서는 몸을 움츠렸지만 피하지는 않았다.

빤츠 위에서 민서의 엉덩이를 주물렀다. 민서는 컵을 손으로 잡은 채 내 손길을 느끼고 있었다.


“앉아”


내가 스커트에서 손을 꺼내자 민서는 내 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나는 팔을 뻗어 민서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민서가 머리를 나에게 기대왔다.


“오늘 어땠어? 발품만 팔았어?”


민서가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깊숙이 찌르면서 물어 왔다.


“한 건 했어. 간만에.”

“다행이다. 나는 오늘 하나도 못 팔았어.”

“어떡하니? 불경기라서 그런가?”

“옷 장사가 많으니까. 어쩌겠어. 기다려야지.”


나는 커피를 한입 물었다. 입술을 오므리고 민서를 바라봤다.

민서가 머리를 뒤로 젖히고 입을 아~ 벌렸다. 나는 민서의 입안으로 커피를 쏟아 넣었다.

민서는 내 입에서 옮겨진 커피를 맛있다는 듯 삼켰다. 다시 한 입 베어 물고 민서를 향했다.

민서는 다시 입을 헤 벌리고 머리를 뒤로 제쳤다.

우리는 이렇게 마셨다. 우리는 이렇게 사랑했다.

민서의 커피는 민서의 입을 거쳐 내 목으로 부어졌다.

나는 민서가 주는 달콤함을 음미했다. 민서의 애정을 삼켰다.


“문 닫을까? 방에 갈래?”


민서가 물어 왔다. 민서의 가게 ‘이브까’에는 작은 방이 딸려 있었다.

거기는 우리가 사랑을 확인하는, 애정행각을 하는 안락한 쉼터였다.


“아냐. 미안해. 오늘은 가 봐야 해.”


민서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민서의 턱을 꼬집었다.


“모레쯤 또 올게.”


“자기야. 내일은 여기 한번 가봐. 보장은 못 하지만 내 친구라 하고.”

“어떤 관계야?”

“내가 공무원일 때 사무관 부인인데 어제 우연히 옷을 사 갔어. 자주 오겠다고 반가워하더라.”

“그랬구나. 지금은 많이 진급했겠네.”

“정년퇴임 하셨어. 요즘은 기업체 자문위원으로 일하신다나 봐.”

“그래. 고맙다. 내 사랑 민서.”


나는 민서를 바라보며 웃어 주었다. 민서가 눈을 감고 입술을 내밀었다.

내 입술을 민서에게로 가져갔다. 우리는 다시 서로의 입속에 타액을 흘려 넣었다.

손으로 서로의 등을 쓸면서 혀로 서로의 입속을 탐색하는데 가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현관에서 테이블이 바로 보이진 않았다. 우리는 화들짝 몸을 떼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민서는 의자에서 튕기듯이 일어나면서 외쳤다.


“어서 오세요.”


굵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퇴근 안 해? 많이 팔았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요. 어떻게 집에 안 가고 여기로 왔어요?”

“왜? 못 올 곳에 왔나? 이 근처 지나다가 농땡이 치나 보러 왔지.”

“당신은? 내가 농땡이 부리면 우리 굶어 죽어요.”

“뭐야? 남편이 무능하다고 원망하는 거야?”

“아니에요. 여보. 죄송. 친구 와 있어요.”


민서의 목소리가 갑자기 작아졌다.

나는 테이블에서 나와 민서 남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세요? 첨 뵙겠습니다.”

“아예. 반갑습니다.”

“내 친구 지희. 여기는 우리 남편.”


나는 다시 묵례로 인사를 했다. 민서 신랑도 묵례로 답했다.

이미 민서에게 들었지만 남자답게 생겼다. 키도 크고 덩치도 있었다.

보기엔 점잖고 민서 말과 달리 포악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냥 어디 가든 한가락 할 인물이었다. 호남이랄까?

이미 민서는 기가 꺾여 있었다. 신랑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민서 혼자 기죽어 있었다.


나는 잠시 갈등했다. 가야 하나? 민서를 지켜 주어야 하나?

시도 때도 없이 폭력을 행사할 남자는 아닌 것 같았다.

민서에게 맞을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부부 사이에 끼어들어 방해할 이유는 없었다. 내가 언제까지 지키고 있겠다는 말인가.


나는 민서 신랑이 놀다 가라고 하는데도 행복한 시간 되라고 하며 가게를 나왔다.

평소에는 민서가 주차장까지 따라 나와 배웅했는데 남편 때문일까? 민서는 나오지 않았다. 민서 신랑이 문 앞까지 배웅해 주었다.

차에 시동을 걸고 룸미러를 보는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랐다.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내 입술이 벌겠다.


민서의 립스틱이 내 입술과 턱과 코에 벌겋게 묻어 있었다. 민서 신랑이 다 보았을 텐데. 창피하다.

다른 것보다 민서가 내 입술 때문에 신랑에게 두들겨 맞을까 걱정이었다.

신랑이 우리 사이를 눈치챘을까 그것이 걱정이었다. 민서가 잘 둘러대야 할 텐데.

나의 애마 큐브는 집으로 향했다.

저녁은 안 먹고 과자만 삼키는 아들이 떠올랐다.

담배 연기 자욱한 남편이 스쳐 갔다.


전체 1,808/ 1 페이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