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청춘예찬 34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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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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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지만, 그렇게 큰 회사가 윤지씨가 오케이 한다고 저같은 외국인 듣보잡도 채용해줄까요?"


"비서실장을 무시하는 발언인거 같은데요. 그정도 힘은 있습니다.다만."


"다만?"



윤지는 살짝 미소를 띄우며 형준을 바라보았다 .둘은 모두 여유롭게 웃고 있었지만, 묘한 기싸움이 흐르고 있었다.


 

"기본적인 자격요건을 갖춰야 겠지요. 그것이 있는지 없는지는. 회사 연구원 정식 면접을 통해 증명해 보이세요."



-


"으흐흐흐흐히히히히!"



승민은 저도 모르게 낄낄 대며 웃고 있었다. 

다소 방정맞기 그지 없는 웃음이 아닐수 없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않았다. 그것은 바로 그가 지금 행복하기 때문이었다.




'진짜 꿈만 같다.'

 


어제의 달콤했던 여행. 비록 하루였지만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고, 채윤과의 사랑을 확인할수 있었다.

아직도 그녀의 떨리는 눈망울이 떠오르며 그를 설레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의 집앞에 바래다 주면서 나눴던 키스의 감촉까지도.




'이제 며칠있음 첫 출근 이구나.'


 

신이났다.그토록 원하고 원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은 머리를 쓰는 일이었지만, 승민은 그것을 학문의 상아탑에서가 아닌 사회에 쓰고 싶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사회란 가까이 있지만 늘 꿈꾸는 동경의 대상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승민은 문득 이상한 기운에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채윤이 학교도서관에 온 다고 했었다. 때문에 학교근처에 사는 그는 당연히 채윤을 보러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학교에 왔다고 문자가 온 이후로 그녀는 연락이 없었다. 승민이 전화를 몇번 걸어보았지만, 계속해서 음성으로 넘어갈 뿐이었다.

  




'이녀석..또 책 들여다보느라 정신없는거 아니야?'


 

사실 그녀의 집중력은 승민도 익히 알고 있는 것이었다. 

의례 공부잘하는 아이들이 그렇듯, 채윤은 꼼꼼하게, 그리고 집중해서 공부를 했다. 때문에 자신의 연락을 못받고 있을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 뭐지...? 자꾸 솟아나는 이 불안감은.'






-


'으으으..내 앞에 있다..내 앞에 있다...'


 

그는 마치 제때에 약을 먹지 못해 금단현상을 겪는 마약중독차 처럼, 손을 벌벌벌 떨며 앞에 있는 한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뒤에서 몰래 숨어서만 지켜보았던 공대의 여신이 눈앞에 있었다.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던 그녀가조금씩 눈을 뜬다. 그와 동시에 동철의 눈도 점점 더 커져갔다.





'여...여기가...'



채윤은 살짝 눈을 떴을때.동철의 정신나간 듯한 눈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예전에 자신에게 연락하고 지내자 했던 그 남자.



 


'설마...'


 

그녀는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나서는 그녀의 눈망울이 더더욱 커졌다.


 


'나...잖아.'


 

온통 벽지에는 자신의 사진으로 둘러져 있다. 

갑작스레 납치되어서 자신의 사진으로 가득한 방을 본다면, 어떤 여자든지 미치기 일보직전일 것이다. 

하지만 채윤은 냉정하게 마음먹으려 애썼다. 여기서 무너지면 끝장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분명...분명히 그때...'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채윤은 시간이 흘러 잠시 쉬러 나왔었다. 승민에게 전화를 할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도서관 밑에 있는 매점에 헤이즐럿 커피를 사러간 것이 화근이었다.

방학이라 인적이 드물고, 게다가 어두침침해지기 까지한 그곳에 그녀가 접근할때쯤, 무언가가 자신의 뒤에서 강하게 덮쳤고, 입가는 천조각으로 봉해졌기 때문이다. 

무슨 약인지는 알수 없었지만, 채윤은 아득해지며 순간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깨..깨어났다."


 

동철은 감격스럽다는듯 얼굴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며 멍하니 채윤을 바라보았다. 

손발을 꽁꽁 묶은 상태기에, 그녀는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다. 더욱 큰 문제는, 그녀에게 비정상 적으로 미쳐버린 동철은 이것이 범죄라는 사실을 조금도 인지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여신이...여신이 내앞에 있다...'


 

동철은 떨리는 손으로 사진기를 꺼내 포박된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채윤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

사랑이 담긴승민의 표정과는 달리, 알 수 없는 탐욕과 광기에 물든 그가 셔터를 눌러대자 채윤은 엄청난 거부감에 고개를 돌려 버렸다.




"왜 웃지 않는거야?"

 


그가 카메라를 내리며 채윤에게 물었다.

그녀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가슴속에서 한없이 자신의 연인의 이름을 외치고 또 외치고 있을 뿐이었다.




"왜! 왜 내앞에서는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주지 않아? 어째서?"


 

그는 미친 사람마냥 자신의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조만간 자신을 헤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는 이미 제정신의 범주에서 한참이나 벗어나 있었다.

채윤은 입술을 앙다물었다.




'냉정해 져야 한다...지금 이사람은...'

 


언뜻봐도 그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게다가 자신에게 웃음을 보이지 않는다며 괴로워 하기 까지 했다.

이럴때 약한 모습을 보이면 적에게 등을 내주는 것이나 다름없는 형상이 되버릴 것이 분명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채윤은 공포심을 억누르며 냉정함을 찾으려 애썼다.




"당신에겐 웃지않아요."


 

채윤의 말에 괴로워 하던 동철이 떨리는 눈망울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벼락을 맞은 것마냥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채윤의 시선은 말그대로 얼음의 여신과도 같이 싸늘했기 때문이었다.




"뭐...뭐라고?"


"내가 웃게 해주는 남자는 단 한명뿐이에요. 당신 앞에서는 아냐."


"거..거짓말.내가 널 이렇게 사랑하는데!"


"그건 사랑이 아냐.당신은 그냥 미쳤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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