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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야설) 권태로부터의 탈출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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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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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 제일 먼저 혜리의 커다란 눈망울이 눈에 들어왔다. 생글생글 웃으며 내 얼굴을 빤히 들여 다 보고 있었다.


“사장님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이에요.”

“나쁜 사람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

“사장님은 왜 아직 결혼을 안 하셨어요?”

“글쎄, 여자들한테 인기가 없어서 그런가 보지.”

“피 ~ 말도 안 돼”


그녀는 귀엽게도 알몸에 나의 실크 와이셔츠만 걸치고 있었다.

헐렁한 셔츠 사이로 앙증맞은 가슴이 살짝 드러나기도 하고,

침대에서 깡총 뛰어내릴 때는 하얀 엉덩이 사이에 새 초롬이 자리한 분홍빛 꽃잎이 언뜻 보이기도 하였다.

섹스를 나눈 여자와는 같이 잠을 자지 않는 편이었지만,

한적한 이곳 별장의 분위기가 맘에 들었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그녀를 밤새 내 곁에 붙잡아 두었나 보다.

탁 트인 동해가 보이는 테라스로 나오니, 커다란 벤치에 앉아 핸드폰을 열심히 찍고 있던 혜리가 돌아보며 쌩긋 웃는다.


“남친한테 치는 거니?”

“예, 이제 두 명만 더 하면 끝나요. 하루에 한 번은 이렇게 찍어 줘야 딴생각을 안 하걸랑요.”


발랄하게 웃는 모습에 아랫도리가 다시 쏠렸지만, 아침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자제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망이 생각나 참기로 했다.


“띠리리 ~ “


핸드폰에 어딘가 낯익은 번호가 찍힌다.


“이무영입니다.”

“이사장님. 저 겐지 입니다”

“아 ~ 겐지상, 전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막 김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는데 오늘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좋습니다. 7시쯤, 월하정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그때 뵙겠습니다.”


겐지상은 일본 지사의 대리인으로 일본 진출을 위해 일본 당국의 사업 승인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동경 시내에 있는 40년 된 미스코시 백화점을 인수하고,

그 자리에 복합 엔터테인먼트 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첫 번째 장벽은 바로 일본 당국의 교묘한 방해 공작으로,

이로 인해 일 년째 사업 허가를 받지 못 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스코시 백화점은 전후 일본 유통 산업의 메카로써 일본의 눈부신 경제 발전을 상징하는 존재였었다.

이제는 노후 되고 사업성도 떨어져 매물로 나온 것을 일본 내 대리인을 통해 여러 경쟁자를 물리치고 고가에 인수하였다.


일본 당국은 뒤늦게 한국인의 자금으로 인수된 사실을 알고는 온갖 방해 공작을 벌이고 있다.

건물의 철거에서부터 신축은 물론이고, 온갖 구실을 붙여 사업 자체를 승인해 주지 않는 횡포를 부렸다.

이때 겐지상을 일본 내 한인 상공업 협회장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다.

한국인 2세인 그의 본명은 최경태로 게이코 대학 경영학부를 졸업 후 도미하여 하버드에서 MBA와 박사 학위를 받고

국제 변호사, 세무사를 취득하고 맥켄지 컨설팅에 픽업되어 일본 지사에서 10년간 근무한 후, 독립하여 현재는 겐지 세무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법과 무역법에 정통한 덕분에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일본 정부에 촉탁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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