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야설

(미시의 경험담) 친구의 남자친구 -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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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시작할 때쯤이었어요


유학 시절에 알던 수연이를 만나러 가던 날이었어요 한국에 와서 일한다고 만나자 만나자 하다가 여름이 되어서야 볼 수 있게 되었거든요. 흑흑..

남편에겐 좀 늦지 않을까 해서 친구 만나서 수다 좀 떨고 갈게 그러니 집에 먼저 들어가라고 얘기하고선 압구정으로 향했죠. 히히..


여름이 시작하는 느낌의 밤 저녁 공기는 좀 좋았어요.

제가 지리를 잘 몰라서 좀 헤매긴 했지만, 그래도 결국은 그 한식집을 찾았어요.


“와~~~정말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결혼은 또 언제 한 거야? 놀랐었어. 그래도 정말 그대로네. 남편은?”


“남편은 집에 먼저 갔어.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는데 히히. 넌 어때 결혼했어?”


“아니 아직..아마도 내년 봄에 할 거 같아.”


“아 그래?? 웬만하면...천천히 가. 결혼하면..못 놀아...”


“뭐야?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애가... ”


“야..그래도..나 2년 좀 넘었어.


“애는 가졌어?”


“나 이제 28밖에 안 됐거든? 글쎄. 30쯤에 가질까 생각은 하는데...지금 일을 하고 있으니...애 가지기가 좀 그러네..에휴...

사실 하고 싶은 것도 좀 있고..애 가지면...쩝..”


우린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어요. 이야기를 다 쓰려고 하니 지루하신 거죠?..ㅜㅜ..

수연이는 저보다 날씬하며 저보다는 좀 키가 크긴 하지만...그래도...제 가슴이..훨씬 더 커요..

아무튼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수연이에게 전화가 왔어요


남친에게 전화가 왔는지 싱글벙글거리다가


“자기야 그렇긴 한데...”


말끝을 흐리더니 제 눈치를 좀 보는 거예요.


“왜 그래?”


말소리는 내지 않고 입 모양으로 물어봤더니.


“자기야 잠시만. 희연아, 괜찮으면 오늘 우리 자기 여기 와도 될까?”


“아~..그래”


“자기야 그럼 압구정 ** 한식집 기억하지? 거기로 와..우린 다 먹었었어.. 응..알았어~”


난 궁금함이 일어나서 수연이에게 물어봤어요


“지금 만나는 사람?”


“응 약..15분 정도 걸릴 거야.”


“아 그래?”


그러나. 15분이 한참 지난 30분이 지나서야 얼굴을 드러냈어요.

큰 덩치에 약간은 통통한 얼굴 그리고 약간의 여드름과 검은색 안경테를 쓴 사람이 수연이에게 웃으며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죠.


“자기 왔어?”


“응 생각보다 시간이 좀 더 걸렸네. 미안해...안녕하세요?..재섭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희연이라 고 해요.”


“아~ 이분이 희연 씨구나. 얘기 많이 들었어요. 하하”


솔직히 수연이가 완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밥은 먹었어?”


“응. 같은 회사 직원이랑 먹고 오는 길이야.”


“우리도 다 먹었는데 그럼 자리를 옮길까요?”


우리는 2차로 어디를 갈까 하다가 지하에 있는 소줏집으로 향했어요. 사실 소주를 잘 못 마시는 나로서는 달갑지 않았지만.

재섭 씨는 그 소줏집 안주가 정말 좋다면서 한국 사람은 소주를 마셔야 한다는 말과 수연이가 재섭 씨 편을 드는 바람에 

결국 2차로 소줏집으로 향하고 말았죠.


우린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얘기도 하구 수연이와 나의 유학 시절 얘기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소주를 마시게 되었는데. 

역시나 한계는 늘 오는 법..


“희연 씨 남편은 희연 씨 이렇게 밖에서 술 마시고 놀면 걱정 안 해요?”


“우리 남편 완전 쿨해요...히히히히..예전엔 아주 가끔 섭섭하기도 했지만. 편해요.”


“근데 정말 일찍 결혼하셨다.”


“그러게요. 저도 좀 더 즐기다 갈 걸 그랬나 봐요.”


처음 인상과 달리 말도 재미있게 하는 재섭 씨가 괜찮다는 생각도 들었고 옆에 슬슬 취하는 수연이를 잘 챙겨주는 거 보니 

이 사람 그리 별로인 건 아니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담배를 피울 때마다 나가서 피우고 들어 오는 매너가 좀 좋았다고 할까?? 히히히.. 나 단순한가요?.


시간이 점점 흐르고 술기운이 점점 올라오면서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이었는데 재섭 씨가 인제 그만 또 옮기자며 얘기를 꺼냈어요.

재섭 씨가 화장실 다녀오면 나가자며 화장실로 간 순간 어느 정도 취한 수연이가 말을 걸었어요.


“재섭 씨 어때? 괜찮은 거 같아?”


“응. 재밌고, 자리도 어느 정도 잡힌 거 같고 매너도 괜찮은 거 같고. 남자가 저 정도면 괜찮지 뭐.”


“그래? ”


얼굴이 발개진 수연이는 나름 뿌듯해하는 거 같았어요.


“희연아. 나중에 네 신랑도 보여줘.”


“당연하지.”


“희연아 나 화장실 좀.”


“그래. 많이 취했어?”


“아니. 난 재섭 씨 있잖아. 히히”


“그래.”


수연이가 화장실을 간 사이 재섭 씨가 웃으면서 우리 테이블로 돌아왔어요.

날 보며 씩 살짝 웃으며 맞은편에 앉아서 남아있는 소주를 입에 틀어넣으며 말을 꺼냈는데.


“유학 시절 때 좀 노셨다면서요? 하하하”


“네? 아. 저 인기 좀 좋았죠? 히히히”


나름 아줌마 근성을 가져버린 사람으로서 뭐 어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대답을 하고 나니 기분이 갑자기 나빠지기 시작했어요.


“전. 예전에 들었던 말 때문에 사실 우리 수연이랑 친한 줄 몰랐거든요. 뭐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하고요. 하하..

너무 기분 나빠지라고 한 거 아니니 오해는 마세요. 하하. 그래도 참 이쁘시네요. 몸매도 늘씬하시고..”


술에 취한 건지 말을 좀 막하는 기분도 들었어요.

수연이가 어떤 말을 했길래? 라는 생각부터 유학 시절 때 정말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라는 것 등등.


그때 화장실을 다녀온 수연이가 생긋 웃으면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자기야. 나 왔어! 이제 나가자.”


재섭 씨는 날 보며 한번 씩 웃더니 일어섰어요.

우린 계산을 하고 3차로 노래방을 향했죠.

어두컴컴한 노래방에 들어선 우리는 난 혼자 재섭 씨와 수연이는 같이 앉았고요.


ㄷ자 모양에 소파가 있는 조그마한 방이었어요.

들어가자마자 맥주를 더 시켜 마시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지만, 술에 제일 약한 수연이는 

결국 화면에서 젤 가까이 있는 소파에 기대서 잠을 자고 어느새 나와 재섭 씨랑 노래를 부르고 있었죠.

나와 재섭 씨는 ㄷ자 모양에 모서리 부분에 앉아있었지만, 방이 작은 방이어서 거의 옆에 앉아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어요.


내가 노래를 부르면 재섭 씨는 수연이가 잘 자고 있는지 살피면서 내 노래에 맞추는 건지 취한 건지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거렸다.

중간쯤이었나? 재섭 씨가 담배 한 대 피우고 마실 거 좀 사 올게요 하면서 나갔어요.


역시. 노래방에서 아무도 없이 노래를 부르는 건...좀...


아무튼 다시 돌아온 재섭 씨는 난데없이 조그마한 양주병을 품에서 꺼내는 게 아닌가.


“________ “


솔직히 깜짝 놀랐어요.


“엥? 이건 어디서 난 거예요?”


“하하하? 편의점에서 하나 급하게 사 왔어요? 하하하”


“아. 그래요?”


종이컵에 양주 먹기는 난생처음인 데다가, 2잔쯤 마셨을 때쯤에 이 사람 좀 이상하다 싶기도 했지만.


`술을 심히 좋아하시나? 계속 권하는데 좀 그렇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살짝 나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겠어요.


“괜찮으세요?”


“아. 술이 좀 많이 취한 거 같기도 하고. 자 한잔해요.”


“저. 정말 많이 마셨는데.”


“뭐 어때요? 짝 있는 사람끼리. 하하”



나도 술이 많이 취해서인지, 무슨 생각이었는지 다시 들이켜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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