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야설

(스와핑야설)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 -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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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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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자네 이야긴 정말 충격이었어......"


전 태연하게 그의 말을 듣는 듯 보였겠지만, 실은 지난 이틀간 그가 새벽마다 제 아내를 보며 얼마나 갈등을 겪었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도 결국 욕망에 항복하고 만 것이죠.


"그래. 자네 말이 사실이야. 난 자네 부인이 맘에 쏙 드는 것이 사실이야. 그리고 자네가 내 마누라를 훔쳐보는 것도 다 알고 있었지. 

그런 놀라는 얼굴 하지 말아. 누구나 다 내 마누랄 보면 자네처럼 그렇게 되더라고. 하하. 

그러니까 자네 제안의 요지는 한 번만 서로 마누랄 바꾸자는 거로군."


전 머리 좋은 사람이 좋습니다. 일일이 설명해 주어야 한다는 건 정말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는 제 제안이 의미하는 의미를 이미 파악하고 이 자리에 나온 것이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자네 말대로야....... 나라고 아무런 갈등 없이 자네에게 그런 이야길 불쑥 꺼낼 수 있었겠나. 

물론 나도 마누라를 사랑하지. 하지만 이번 일이 결코 우리 부부 사이를 해칠 거 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만약 사실대로 이야기했다간 말 꺼내자마자 백 퍼센트 이혼당하고 말 텐데도?."


"당연한 일이지. 그러니까 절대 여자들이 눈치 못 채게 해야만 하네. 그리고 단 한 번에 그쳐야 하고. 꼬리가 길면 밟히고 말 거야."


"단 한 번이라는 건 나도 동감이지만 , 눈치 못 채게 라니....? 과연 가능할까..."


"들어봐. 공교롭게도 자네와 나는 아주 흡사한 몸집이야. 게다가 머리숱도 비슷하고. 단지 내 머리가 자네보다 좀 짧다는 것이 걸리는데 

그건 자네가 이발을 하면 간단해지지."


"음...그렇다하더라도 물건이 다르잖아. 여자는 민감할는지도 몰라."


"그건 자네 생각이 틀렸어. 남자 물건이란 게 90%는 거기서 거기고 단 10%만이 너무 크거나 작다더군. 

개인차가 거의 없다는 거야. 혹시 자네 벌써 시들해진 건 아니겠지?"


"하하하 걱정하지 말게. 아직도 젊음을 유지하는 곳은 그놈뿐이니까.."


"좋아. 아참!! 자네 포경수술은 한 거지?"


"물론. 군대에서 양담배 두 보루랑 바꿨어. 마취도 안 하고 했다구."


"좋아. 그럼 아무 문제 없군."


"문제가 없다니. 아무리 비슷한 몸이라도 아내가 자기 남편이 아니란 걸 눈치채지 못할 리 없어. 잠자리란 건 두 사람만의 공간인데..."


"맞아. 그러니까 우린 서로의 잠자리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교환해야만 해."


"정보라니?"


"한 달에 몇 번이나 하는지, 처음 어필은 어떤 식으로 하는지, 체위는 어떻게 하는지, 사정할 때까지의 시간 등등, 

아무튼 모든 것을 하나 남김없이 이야기해주어야만 하는 거야."


"하하. 이거 참. 자네 꼼꼼히도 준비해왔군."


"하하.... 그리고 관계할 때 말은 한마디도 하면 안 돼."


"물론이지. 한마디라도 벙긋하면 바로 알아차려 버릴걸. 혹시 뭐라고 물어 오면 어쩌지?"


"그럴 땐 그냥 '음....'하고만 대답하기로 하지"


"음.....하긴 다른 방법도 없으니.."


"그리고 말이야, 무엇보다 이 사람이 내 남편이란 확신을 주려면, 무언가 평소와는 다른 표시가 필요할 것 같아"


"표시라니....어떤?"


"이를테면 말야, 그날 저녁에 괜스레 부엌에서 뭘 한다고 법석대다가 나중에 손가락에 대일 밴드를 붙이고 나오는 거야. 

'실수해서 베었어. 별거 아냐.' 하며 손가락을 보여주면 마누라가 분명히 기억하게 될 거라고. 어디 부딪혔다면서 이마에도 하나 붙이고말야"


"그거 좋은 아이디어야. 만사 불여튼튼이니까..."


"시간은 밤 1시에 집을 나와서 일을 보고 밤 2시에 서로의 집으로 돌아가는 거야"


"한 시간이면 충분하지."


"그래. 그리고 너무 길게 끌면 들킬 위험이 더 커지니까."


"1시까지는 자신의 아내를 깊이 잠들게 해야 해. 난 저녁때 골프장이라도 한 바퀴 돌고 올 생각이야. 아내가 언젠가 한번 나가보고 싶다 했거든."


"야간골프를 치겠단 말이야?"


"아니, 그냥 18홀 한바퀴만 돌아도 마누란 지쳐버릴 거야."


"그렇다면 난 스쿼시를 하겠어. 마누라도 좋아하고 또 그만큼 격렬한 운동도 없거든."


"좋아. 무얼 하든 자네 맘이지만, 절대 자네가 먼저 뻗어버리지나 말게나. 하하"


"하하. 그럴 리가 없지.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순 없어."


두사람의 눈빛이 게슴츠레 해 지며 허공에서 얽혀 있었습니다. 

무언가 공모자끼리만이 나눌 수 있는 그 어떤 공동체 의식이 서로에게 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우리 둘의 심정은 마치 수박 서리를 궁리하는 시골아이들처럼 치기 가득한 것이었습니다만, 

사안의 중대성으로 말하자면 수박 서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일이었습니다. 

그러니만큼 절대 하나의 빈틈이라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죠.


쑥덕쑥덕....


머리를 맞대고 두 사람은 하나하나 계획을 가다듬어 나갔습니다.

과연 건축사답게 치밀한 박 소장은 제가 미리 가정해 놓은 초안에 대해 때때로 문제점을 제기했고,

전 또 IMF 시대를 살아남은 임기응변으로 적절하게 용의주도한 면밀한 검토가 오가고 수정할 것은 수정하면서 음모의 술자리는 깊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D-day가 오고야 말았습니다.

어김없이 새벽에 다시 산행을 하면서 여고생들처럼 깔깔거리며 재잘거리는 자신들의 아내를 슬쩍슬쩍 곁눈질해가며 두 공모자는 

자기네끼리만의 의미 있는 눈빛을 교환했습니다. 


온몸을 흔들며 웃는 버릇이 있는 글래머의 흔들리는 가슴을 바라보며 전 마른 침을 꿀꺽 삼켰고, 

귀엽게 깡충깡충 뛰는 제 아내를 보며 박 소장의 시선이 뜨거워지는 것을 저까지도 알아차릴 정도였습니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를 만큼 전 온종일 흥분해선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질 않았습니다.


밤...

아...

밤....


그 컴컴한 어둠의 커튼을 내려지면 유사 이래 얼마나 많은 음모가 모의 되고 저질러졌을까요. 

그리고 오늘은 저와 박 소장의 음모가 마침내 실행되는 밤입니다.


밤1시가 다 되어갑니다.

아내는 정신없이 곯아떨어져 있습니다. 돌아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골프장 18홀이 결코 만만한 거리가 아니랍니다. 

저도 지금 이리 다리가 뻐근한데 아내야 오죽했겠습니까.


새근새근 자는 아내를 지켜 보노라니 ,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얼마나 미친 짓인지 새삼 가슴을 후벼 옵니다. 

나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아내인데...하며 마음이 약해지려는 찰라, 글래머의 얼굴이 순간 떠올랐습니다. 특히 입가의 그 섹시한 점이....

그래. 오늘 아니면 다신 기회도 없다. 기다려라. 내가 간다.


드디어 1시가 되자 전 취침 등을 꺼 완벽한 어둠을 만들고는 살그머니 이불을 걷고 고양이걸음으로 사뿐사뿐 뒤꿈치를 들고선 방문을 나섰습니다. 

그리고는 거실을 가로질러 도어럭를 하나씩 풀고는 현관문 밖으로 나섰습니다. 

불과 1~2분 사이의 일이었지만 얼마나 조심하며 나왔던지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봐. 여기!"


최대한으로 목소리를 낮춘 채 박 소장이 계단 아래에서 절 손짓하며 부르더군요. 

두 공모자는 서로 마주 보며 섰습니다. 

어둠속에서 두 사람의 심장박동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두근거리고 있었습니다.


"재웠어?"

"물론. 스쿼시 두 시간엔 장사 없지. 자네는?"

"마찬가지야. 세상 몰라."

"좋아. 잘해봐"

"후후. 자네야말로"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엇갈려 하나는 밑으로 하나는 위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여체에 향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문은 잠겨 있지 않았습니다.

약속한 대로 집안은 불빛 하나 없이 컴컴했습니다.


박 소장 집이라야 아래 위층이었으므로 제집과 똑같은 구조이고 그동안 수시로 드나들면서 가구 배치라던가 하는 세부상황까지 

제 손바닥 마냥 들여다보는 저로선 그 어둠이 결코 장애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주위를 살필 것도 없이 전 곧바로 침실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전 꿈에서도 그리던 글래머의 잠든 모습을 확연히 볼 수 있었습니다. 

하얀 시트에 가려진 그녀는 박 소장 말대로라면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을 것이 뻔했습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날이라도 실오라기 하나라도 걸치고선 잠을 못 잔다는 박 소장 말을 듣고는 그 모습을 상상하며 얼마나 침을 삼켰던지. 

그 상상하던 모습이 바로 제 눈앞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전 입술을 혀로 축이며 슬그머니 그 옆자리로 들어갔습니다.


"으음..." 하며 그녀가 뒤척이더군요.


순간 간이 콩알만 해 져선 꼼짝도 못하고 그녀의 다음 행동을 주시했습니다만, 역시 잠결 뒤척임이었는지 다시 잠잠해지더군요. 

전 그녀의 깊은 꿈나라 행을 확인한 다음 서서히 그녀에게 덮인 시트를 걷어내었답니다. 떨리는 손놀림으로......


그 이후의 일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그래도 한가지 말씀드린다면, 스쿼시에 지친 글래머는 축 늘어져 있어 목석이 또 한 명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것입니다. 

어둠속에서 그녀의 비원(秘苑)과 옹달샘을 마침내 본 것이 최대의 수확이라면 수확이랄까요. 물론 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만.


2시에 다시 박 소장과 전 계단에서 엇갈렸습니다.


"어땠어?" 


하며 박 소장이 묻더군요. 예의 그 숨죽인 낮은 음성으로.


"좋았어. 자넨?"


그는 대답 대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더군요.

다음 날 아침.

어김없이 산행에 나서는 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현관을 나서다가 아내가 갑자기 제 팔짱을 끼는 겁니다.

쑥스럼 많은 아내가 이러는 경우란 좀처럼 없었기에 전 의아해서 그녀를 내려 보았습니다. 

그녀는 내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면서 주저주저하며 말을 꺼내더군요.


"어젯밤....."


어라! 어젯밤이라니. 박 소장 임마가 혹시 서툴러서 들킨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스쳐 갔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딴 이야길 하는 거에요.


"당신도 아시다시피.......... 전 섹스에는 무관심했어요........ 당신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아무래도 좋아 지질 않는 거에요....."


전 걸음을 옮겨 놓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정신없이 어지러워지고 있었습니다.


"좋아지질 않는다....라기보단 싫었어요. ...더 솔직히 말하자면 끔찍했던 거에요..."


"........"


"섹스의 즐거움 같은 건 요만큼도 없었어요....."


"............"


전 이미 그 말만으로도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만, 여러분도 짐작하시고 계시듯 그녀의 결정타는 아직 남아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아마도 어젯밤 일이 아니었더라면 난 결코 이런 말을 당신에게 하지 않았을 거에요.."


"..........?"


"어젯밤 전 섹스의 진정한 즐거움을 발견한 거에요!!!"


"..........."


뭐라 말을 한 것도 같은데 ...제가 무슨 말을 그 순간 했는지, 아니면 그 말이 제대로 <말>이 되어 나왔는지, 지금도 전 기억에 없습니다.


아내가 튕기듯이 제 앞에 서더니 절 꼭 끌어안고는 소리 지르듯이 말했습니다.


"아아. 여보. 정말 고마워요. 어젯밤엔 정말 멋졌어요. 날 그렇게 소리 지르게 하다니. 그렇게 멋쩍은 얼굴 하지 않아도 좋아요. 

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줄이야. 당신 , 정말 멋졌어요. 최고예요. 저도 좋았죠? 

제게 그런 모습이 숨겨져 있다는 걸 저도 어제서야 알았어요. 아...당신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


"전 정말 어젯밤 여자로서 새로 태어난 기분이에요"


"............."


어디론가 도망가 버리고만 싶었습니다. 전 아무 말도 못한 채 막막한 심정으로 걷고만 있었습니다.

아내와 시선이 마주칠까 봐 먼 곳으로 눈길을 돌리는데 박 소장이 이쪽으로 성큼성큼 뛰어 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도 우리를 발견했는지 손을 번쩍 들었는데, 제게는 왠지 그 모습이 환호를 올리는 승자 같아 보이는 것이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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