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야설

(로맨스야설) 거짓말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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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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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입대하고 첫사랑과 헤어진 후 3시 30분 야간 근무에 투입된 날 난 자살하기로 했다.

당시 부대는 송추계곡에 있는 수방사 예하 사단의 예비군 교육연대.

북한산 도로를 끼고 부대가 쭈욱 늘어서 있어서 야간 근무를 할 때면 밖으로 내달리는 다양한 차종을 보면서 더욱더 사회가 그리워지곤 했었다.

최전방 근무를 하는 병사들과 또 다른 생활, 편안해 보이는 생활이지만, 내게 더 곤욕스러웠던 건, 일반인들과의 접촉이 잦은 부대였다는 것.

심지어 하이킹하는 여대생부터 송추계곡에 놀러 왔다가 부대 근처까지 와서 야산에서 수상쩍은 행위를 일삼는 커플까지,,,,

그런 상황이니 더더욱 난 무력감에 빠졌다.


거기에,,,,

첫 정기휴가 때 난,,,, 첫사랑과 이별을 했다.

첫사랑이 종교 문제로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지자,,,, 결국 나에게 결별을 통보했고 난 부대 복귀 후 자살을 결심했었다.

3시 30분 야간 근무에 나가자 말년 병장은 잠을 자기 시작했고 실탄이 지급되지 않던 부대인지라 공포탄을 이용해서 자살하기로 결심했다.

최소한 목 안 깊숙이 총구를 밀어 넣고 쏘면,,,, 공포탄도 화약이니만큼 죽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물론,,,, 실제 자살 기도를 했다면 병원에 실려 갔을지는 몰라도 죽진 않았을 터.

막 총구를 밀어 넣는데 지나는 차 한 대에서 이승환의 내 어머님께라는 노래가 크게 흘러나왔다.


"내가 왜 죽어야 할까. 우리 부모님은 어쩌고"


그리고선 난 근무를 서다 내무반에 들어가 잠을 잤다

다음날 중대장에게 찾아갔다.

같은 종씨에 고향도 비슷해서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는데, 내가 이미 여자 친구와 결별한 것을 알고 있었고 내심 날 걱정하고 있었기에 상담차 간 것이다

(후일 알고 보니 휴가 복귀 후 내가 여친과 결별했다는 것을 알고 날 관심사병으로 등록했다고 한다,,,,

젠장 어쩐지 새로 부임한 중대장이 자꾸 휴가 갈 때마다 정신교육을 하더라니)


이런저런 상담 끝에 난 알 보직이던 인사계를 때려치우고 중화기로 보내달라고 했다

당시 우리 부대는 마지막 방위들이 물러날 시점이 되고 그에 따라 전투 중대를 신설해서 중화기 집체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내가 속해있던 중대는 81mm 박격포와 60밀리 무반동총, 60밀리 박격포를 운용하는 중화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장 힘든 중화기로 보내달라 했다.

중대장은 81mm로 가라고 했고 난 빡세게 몸이나 굴리자 하고 갔는데,,,,


OP를 시키더라.

P77 무전기 메고 산에 올라 지도를 보고 81mm 박격포 FDC 에게 좌표를 찍어주는 관측병,,,,

미대 출신이란 게 작용했다는데, 미대랑 지도랑 뭔 상관이더냐,,,, 젠장

하루는 연천에 있는 포 사격장에서 아침 사격을 하는데, 산을 1등으로 오르던 내가 잠시 쉴 때 산등성이에 미군의 AH-64 A가 나타났다.


아파치,,,,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볼 줄 상상도 못 했다.

푸르스름한 방탄 캐노피도 보이고 조종사도 헉인이란걸 알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그걸 보다....,,,, 아침이슬에 젖어 미끈거리는 낙엽을 밟고 난 수십 미터를 굴렀다.

어이없는 부상.

무릎 연골이 파열되어 수도통합병원에서 90%의 연골을 제거하고 나서 난 무려 8개월을 병원에서 지냈다.

부대 복귀를 하고 나니 전역 1개월 전. 어정쩡하게 한 달을 지내다 제대했다.

고향에 내려가는데 첫사랑이 다니던 대학이 있는 천안에서 내렸다.

 

대학 정문 어귀 기둥에 기대서서 담배를 3갑이나 피우며 무작정 서 있었다.

먼발치에서 첫사랑이오는데 보였다.

거리도 먼데,,,, 눈도 나쁜 내가 그 먼 거리에서 그 아이를 알아봤다.

웃고 밝은 모습을 보곤 그대로 몸을 돌려 고향으로 내려갔다,,,,

고향에 가서 복학하기 전까지 내가 다니던 미술 입시학원 강사를 했는데, 강사를 한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첫사랑과 동기인 미연이란 아이가 학원에 불쑥 나타났다.

미연이는 언니 둘이 학원 선배로 내 1년 선배 누나가 특별히 부탁해서 그림도 많이 봐줬던 아이다.

심지어 첫사랑인 여자애도 질투하곤 했으니까.


"제대했다더니 여기서 뭐 해요?"

"어. 어차피 복학하려면 3개월은 있어야 하는데 뭐,,,,"

"나가요. 밥 살게요. 제대기념"


시내 유지였던 미연이의 아버지는 새내기 대학생인 미연이에게 하얀색 뉴 코란도를 사줬다.

하얀색 코란도와 화사하고 늘씬한 미연이.

원래 고1까지 한국무용을 전공했는데 언니들의 권유로 미술을 시작한,,,, 전혀 자신의 장점과는 상관없는 미술을 하게 된 아이.

지금은 재수를 해서 디자인 대학으로 입학을 한 터라 표정이 꽤 밝았다.


"그래. 수업은 재미있고?"

"뭐. 나름 괜찮아요. 그런데 지숙이는 만났어요?"

"아니. 그냥 잘 지내는 것만 알지"

"오빠에 대해 소문이 난 거 알아요?"

"무슨 소문?"

"오빠가 지숙이 버렸다고,,,,"


이런,,,,


"그래,,,,? 글쎄,,,, 어쩌면 그런 것일 수도 있지,,,, 바보같이 말이야,,,,"

`무슨 말이에요? 편지로. 지숙이가 오빠랑 헤어지자고 했다고 했잖아요?"


그랬다

첫사랑 지숙이와 헤어진 후 내게 위로의 편지를 보내준 게 미연이었다.

그때 난 날 위로하는 따듯한 마음에 장문의 편지를 보냈고 미연이는 내가 제대할 때까지 종종 편지를 보내줬었다.


"헤어지자고 해서,,,, 그냥 칼같이 연락도 안 하고,,,, 찾아가 울고불고 난리 피우지 않은 건 내가 그 앨 포기한 거라 할 수 있지."


갑자기 눈물이 났다.

가슴 한쪽이 마치 날카로운 칼날이 스치고 그 위로 바닷물이 닿은 것처럼 쓰라렸다

헤어지던 날 헤어지자고 말하고 울먹이는 그 아이를 데리고 난 무작정 시내 모텔로 데려갔다.

헤어지자고? 그래 알았어! 헤어지자.

그 말을 쉽게도 했으면서, 난 길가 공터에 둘러쳐진 철조망을 붙잡았고 찢겨 피가 나는 살을 보고 울어버린 그 아이를 보곤 이성을 잃었었다.


모텔로 데리고 들어가 문을 닫고 그 앞에 주저앉았다.


"절대로 보낼 수 없어! 절대로!"


울부짖는 나와 소리쳐 우는 그 아이


"어쩌라고요? 더 이상은 힘들어요,,,, 종교가 다르다는 것 때문에 왜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라고요? 오빠네 식구 전체가 개종하지 않으면 오빠랑 사귀는 것, 만나는 것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데,,,,

그거 알아요? 오빠랑 만날까 봐 집에 가자마자 아빠가 문을 바깥에서 걸어 잠갔어요,,,,

학교에 가야 한다고 겨우겨우 엄마가 설득해서 오늘 올라온 거라고요. 헉헉,,,,"


"나라고 이러고 싶어 이러는 줄 알아? 하지만 미치겠는걸! 내가 힘들어 내가!"


난 불교 집안. 첫사랑 지숙인 개신교 중 보수성이 강한 장로교,,,,

내가 불교 집안이란걸 알자마자 지숙이 아버지는 나와의 만남을 허락하지 않았고 급기야 헤어졌다고 거짓말을 하고 몰래몰래 만나던 것도

군대에 가자마자 보낸 편지를 지숙이가 몰래 보다 들켜서 그날 바로 우리 고향 집에 쳐들어온 지숙이 아버지가 내 어머니님께 온갖 폭언을 해서

어머님이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 한동안 앓으시다 결국 그게 화근이 되어 병원에서 수술까지 받으셨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난 저런 정황을 제대하고 나서야 누나를 통해 들었다

단지 난 엄마가 건강이 악화하여 수술을 한 줄 알았다.

그걸 겪은 지숙인,,,, 나와 헤어짐을 결심한 것이었고,,,,


2년간의 서러움과 그리움, 아픔이 날 옭아맸다

고개 숙여 우는 날 다독여준 미연이.

꺼이꺼이 우는 날 따듯하게 안아준 미연이.

한동안 울고 나서 고개를 들자 미연이가 따듯한 눈빛으로 날 봤다.


"오빠가 잘못한 게 아니란 건 내가 잘 알잖아요,,,, 힘내요. 응?"


천사 같았다.

그날부터 내가 학원 수업을 마칠 때쯤이면 학원 앞에 미연이가 차를 대고 기다렸고 밤마다 드라이브를 하며 데이트를 즐겼다.

미연이가 방학이 끝나고 나도 복학을 할 시점이 된 미연이의 방학 마지막 주였다

내게 할 말이 있다며 바닷가 언덕으로 향한 갓길에 차를 댄 미연이.


"실은 할 말이 있어요."

"응? 말해."

"나. 실은.... 만나는 사람이 있어요."


또 가슴 한쪽이 무너져 내린다.


"어? 그. 그래"

"그런데 사귀는 사람은 아니에요."


무슨 소리일까?


"대학교 신입생환영회를 하고 나서 여자애들 몇 명이 나이트를 갔어요. 그런데 거기서 멀쑥하게 생긴 남자 하나를 만났어요.

친절하고 인상 좋은,,,, 그런데 그 사람과 술 한잔을 하고 같이 좀 놀았는데 그다음 날 학교 앞에서 기다리더라고요.."


젠장. 입안이 쓰다.


"그 사람이 날 태우곤 카페로 가서 차를 마시며 얘길 했어요. "인상이 맘에 든다. 사귀고 싶다"라고,,,,

하지만 전 거부했어요. 일단 그 사람 나이도 7살이나 많고. 또 갓 학교에 들어간 터라 공부를 하고 싶었거든요."


고개를 숙이는 미연이.


"다음날도 또 그다음 날도 찾아왔어요. 그렇게 한 달을 찾아오길래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자고 생각하고 금요일 저녁에 만나기로 했었죠,,,,

그런데 말을 꺼내려고 할 때마다 말을 돌리게 하고 자꾸 술을 권했어요. 나중에 이상하게 자꾸 취하는 것 같아서 그만 마시려 했는데,,,,

그 사람이 술 깨는 약이라고 음료수를 한 잔 주더라고요. 그걸 먹고 그냥 기억이 끊겼었어요."


뭐..뭐니..? 


"눈을 뜨니 모텔이었어요,,,, 옷은 다 벗겨져 있었고,,,, 제 몸 위에 그 남자가 숨을 ""거리고 있었어요.

그리고서 전 고통에 소릴 지르고 난리를 쳤는데,,,, 제 따귀를 때리고 목을 조르며 협박을 했어요."


"너 자는 동안 사진 찍고,,,, 몇 번이나 했다,,,, 네 주민등록증도 내가 가지고 있다,,,, 학생증도,,,,

나 대전경찰청 근무하는 경찰공무원이다. 허튼수작하면 가만 안 둔다..."


울먹이는 미연이 .


"전 싹싹 빌었어요,,,, 제발 놔달라고. 신고 안 한다고,,,, 그랬더니 그러더군요,,,, 애인해주면 더 이상 안 때리고 욕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그다음 날부터 전 그 사람이 하자는 대로 살았어요,,,,"


"그래서 네가 내 키스를 거부했었구나,,,,"


지난주 미연이와 데이트를 할 때,,,, 난 차 안에서 음악을 듣다 미연이에게 키스를 하려 했었다.

하지만 미연이가 미안하다며 거부를 했고, 난 사실 그때 내가 너무 성급했나 엄청나게 후회를 하고 있던 터였다.


"그 남잔. 제가 뭘 하는지 늘 확인해요. 그래서 방학 때 집에 내려가 있겠다고 한 거에요.

사실. 공모전도 해야 하고. 할 게 많은데도 어쩔 수 없었어요. 그러다 오빠가 제대했다는 걸 알고. 헉헉,,,,"


난 미연이 손을 잡아줬다.

나에게 안겨 오는 미연이

날 보듬어준 미연이가,,,, 울고 있다.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미연이가 운다.


"헉헉..헉..헉.. 내가 오빠랑 있을 땐 그 사람 생각을 안 해서 그게 너무 좋았어요. 헉헉,,,,

하지만.. 하지만 밤마다.. 밤마다 잘때마다 그놈이 제 위에서 ""대던게 떠올라 잠을 잘수가없었고 이런몸으로오빨 만난다는게.. 헉헉... 너무미안했어요.."


울컥.. 


"왜 부모님께 말을 안 했어?"

"그놈. 경찰청에 근무하는 꽤 높은 직책이에요. 헉헉,,,, 아버지가 무엇을 하는지 아버지가 뭐 세금을 어떻게 피했는지,,,, 이런 걸 다 알고 있었어요. 헉헉.."


젠장! 개새끼!


"그냥. 그놈하고 헤어지고 싶어요,,,, 나를 죽인다 해도. 꼭,,,,"


난 다시 미연이를 끌어안았다.


"그놈을 내가 만나볼게"


황급히 몸을 떼는 미연이


"안 돼요! 그놈 얼마나 무서운 놈인데요,,,, 안 돼요."

"걱정하지 마. 내 다 수가 있어."


토닥이며 달래줬지만 미연이는 헤어지는 그 순간까지 나보고 절대로 만나선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난 집에 가서 다음 날 아침 어머니 전화번호부 책을 뒤져 어머니 조카 전화번호를 찾았다.

당시 엄마의 조카인 박태주 검사는 꽤 영향력이 있던 양반으로 내가 군대에서도 단지 내 후임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진단 후 수도통합병원으로의 후송을 차일피일 미루던 신임 중대장이 연대장에게 조인트를 까여가며 박살이 나도록 만든 양반이었다.

알고 보니 이 양반 장인이 전 해군 참모총장,,,,


박태주 검사는 딱 두 번 봤지만 어려서 외가에 맡겨져 3~4년을 크면서 어머니가 유독 예뻐해 주신 것을 늘 고마워하던 처지였던지라

내가 전화로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바로 흔쾌히 도움을 주기로 했다.

무엇보다 그 미연이를 괴롭히는 놈의 이름이라도 알아야 했다.


미연이와 만나서 차를 마시다가 미연이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미연이의 핸드폰을 뒤졌다.

98년 당시 핸드폰은 꽤 고가였고 처음 만져본 것인지라 전화번호부를 찾는 것도 어려웠다.

하지만 이내 통화목록에 "경찰 아저씨"라고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해서 전화번호를 냅킨에 적는 데 성공했다.

그다음 날 난 엄마 조카인 박 검사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줬고 며칠 지나지 않아 미연이가 학원으로 찾아왔다.


"오빠! 그 사람 비리 혐의로 잡혀들어갔어!!"

"응?"

"나 괴롭히던 그 경찰놈,,,, 나 건드린 거 들통나서 지금 잡혀들어가서 조사중이래! 나한테 조사차 경찰서로 오라고 해서 진술하고 오는 중이야!"


기뻐서 날뛰는 미연이.


"그래서 어떻게 된대?"

"일단 합의를 안 해주면 그대로 콩밥이래. 나 절대로 합의 안 할 거야"

"그래 잘되었구나!"

"그런데. 오빠,,,, 혹시,,,, 오빠가 어디 아는 사람 통해 그 사람 고발했어?"

"응??"

"담당 형사가,,,, 서울에서 검사가 직접 지시해서 내사를 했다고..."


아 이런,,,,


"아냐. 그런 건,,,,"

"진짜?"

"아. 진짜래도"


미연이는 이미 그런 것 따윈 그다지 안중에 없다.

날 끌어안고 내 입에 뽀뽀도 해주고 기뻐서 난리가 났었다.

학원 수업을 마지막으로 하는 날, 짐 정리를 하는데 미연이가 찾아왔다.

 

"오빠. 저 오늘,,,,"

"응?"

"같이 갈 데가 있어"


미연이를 따라 차를 타고 한적한 시 외곽으로 나갔다.

어디 좋은 카페나 음식점 같은 데라도 찾아냈나?

난 차에 앉아서 몰래 지갑 속을 살폈다.

일단..십만 원은 있네. 쩝.


"오빠 뭐해?"

"어? 아. 아니야,,,,"


차는 하늘 카페라고 쓰여 있는 한옥 양식과 현대식 건축이 가미된 이상한 카페에 도착했고

무엇보다 그 카페 옆엔 하늘 모텔이란 모텔까지 붙어있어서 좀 놀라게 했다.

괜히 싱숭해지게,,,,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와 조각 케이크를 먹는데 미연이가 내 옆으로 왔다.

 

"나. 진지하게 할 말이 있어"

"응 말해"

"오빠. 내가 그놈에게 그렇게 당했는데,,,, 나 싫거나 그렇지 않아?"

"그런 게 있음 내가 너랑 만나겠어?"

`그래도 딴 놈이 날,,,,"

"네가 허락해서 한 거야? 그놈이 강제로 한 거잖아. 또 네가 그놈하고 할 때 즐거웠어?"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괜찮아. 그런 건 그냥 모기에게 물린 거나 마찬가지야. 너도 잊어. 너도 모기에게 물린 거,,,, 계속 기억하진 않잖아? 난 괜찮아 그러니 잊어"


미연이가 슬며시 눈물을 훔쳤다.


"나. 실은. 오늘 오빠한테 줄 선물이 있어"

"선물?"

"응. 이게 선물일지 아닐진 모르지만,,,,"

"뭔데,,,,?"

`저기. 좀 조용한 곳에서,,,, 남이 안 보는 곳에서 주고 싶은데,,,,"

"차에 갈까?"


갑자기 날 보더니 짓궂게 웃는다.


"오빤 가만히 봄 참..눈치가 없어. 그치?"


뭐라는 거야?


"왜,,,,? 차에 가서 주면 누가 볼 리는 없잖아?"

"으이그,,,, 따라와"


미연이가 성큼성큼 나간다.

난 후다닥 따라 나가 계산을 하려 했는데


"이미 저 아가씨가 계산했어요."


싱긋 웃는 아줌마.


화장실 간다더니,,,,

따라 나와 차가 주차된 쪽으로 갔는데,,,, 얼래?


"오빠!"

"응?"


미연이가 모텔 앞에 서 있었다.

뭐. 뭐야,,,,


"야,,,,"

"이리 와!"


마치. 명령하듯 말하는 미연이.

난 거부할 수 없었다.

방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난 침만 꼴깍이면서 미연이 눈치를 봤다.

온갖 상상.

문이 열리고 미연이가 나가다 내 팔에 스쳤을 때 난 무척 놀랐다.

마치.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게 내 팔을 통해 미연이에게 전해지지 않았나 하는 바보스러운 생각이 들어서.

 

방 안에 들어간 미연이가 겉옷을 벗어 걸곤 내 점퍼를 받아 걸었다.

그리곤 나에게 다가왔다.


"안아줘,,,,"


얼떨떨한 자세. 얼떨떨한 마음으로 엉거주춤 조심스럽게 안았다.


"꽉 안아줘요,,,,"


팔을 둘러 꽉 끌어안는데 고개를 파묻고 있던 미연이가 고개를 내 귀가 있는 쪽으로 빼내더니 속삭였다.

 

"처녀를 주고 싶지만. 처녀는 아니잖아요. 하지만 오빠가 원한다 말을 안 해서. 나 많이 걱정했어요.

어쨌건 난. 그놈에게 당한 몸이니깐. 그래서 깨끗하지 않아도 내가 원해서 오빠에게 주면 오빠한테 어느 정도 보상이 될 것 같았어요."


"보상이라니?"


"구치소에 있는 그 경찰놈에게 전화가 왔었어요. 미안하다고. 그리고 내 주변에 누군가 서울에 있는 검사를 움직여서 자길 집어넣었다고.

부디 합의해달라고. 자기가 어찌해볼 수가 없다고."


"그래서?"


"합의 조건을 내걸었죠. 다신 날 찾지 말 것.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든 내가 어딨는지 뭘 하는지도 알려고 하지 말고 죽을 때까지 날 찾지 말아라.

또 당신을 감옥에 넣은. 내 주변 사람이 누군지 알려달라고"


".... 


"사실. 그놈은 알아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각서를 쓰고. 동료 경찰이 증인이 되어 각서에 공증까지 받아주고. 또 그걸 서울에 있는 검사에게도 보냈어요.

그리곤 합의를 해줬는데. 그 동료 경찰분이 알려주더라고요. 누가 검사를 움직였는지."


아니 씨발! 그걸 어찌 안거지?


"그 검사님이 이모 아들이 아는 후배가 그리 당해서 조사를 부탁한다고 친분이 있는 경찰을 통해 지시를 했었나 봐요.

그 검사님의 이모 아들이랬으니 깐. 알아보니 이모분 중 한 분은 행불이시고 한 분은 오빠 어머니였어요."


아 씨바알... 


"고마워요...고마워요..." 


후,,,,

내 고개를 손으로 잡더니 키스를 해온다.

첫사랑 지숙이와의 키스 후 2년만에. 키스를 한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

내 목을 감싸고 키스를 하던 미연이의 왼쪽 손이 내 팔을 잡아 내려 자신의 허리에 두르게 하곤 다시 오른손으로 내 다른 손마저 내려 허리에 가져갔다.


밀착되는 허리.

난 허리를 뒤로 뺐다.

이미 발기한 상태,,,,

하지만 그럴수록 미연이는 더욱더 허리를 붙여 왔다.


결국 어정쩡하게 뒤로 밀리다 침대에 걸려 쓰러졌고 나와 미연이는 " 소리를 내며 침대에 포개 쓰러졌다.


"바보 같아"


날 내려다보며 웃는 미연이.

난 손을 뻗어 미연이의 얼굴을 내 앞으로 끌고 왔다.

키스를 하고 등을 어루만지는데. 손에 걸리는 느낌이 없다

입술을 뗀 미연이가 수줍게 웃는다.


"아까. 화장실 갔을 때 풀었어요."

"왜?"

`섹시해 보이고 싶어서,,,, 그런데 가슴이. A컵이라 티가 안 났나 봐요,,,,"

"미안,,,,"

"뭐가 미안해요. 호호,,,, 그래도. 나....예뻐 보이고..섹시해 보이고 싶었어요,,,,"

`응,,,, 너 예뻐,,,, 충분히 섹시해,,,,"

"정말요?"

`응,,,, 그래,,,,"

"지숙이보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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