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야설

(로맨스야설) 처남댁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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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 호출을 받고 응급실로 가니 횡단 보도에서 버스에 받힌 젊은 여자였다.

외상은 없었지만, 버스에 받혀 넘어지면서 우측 상박, 우측 허벅지 뼈가 부서지고 골반에는 금이 갔다.

부은 얼굴을 찡그리고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이목구비가 반듯한 미인이었다.

괜찮다고 해도 죽는 줄 아는지 환자는 고함을 멈추지 않는다.

골반을 다쳤으니 옷을 몽땅 벗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프면 부끄러움도 없다.

보지를 드러내놓고도 부끄럼 없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얼핏 보니 만질만질한 백 보지다.

생명에 전연 지장이 없다고 하여도 끔찍한 고통을 처음 겪는 사람은 곧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패닉 상태에 빠진다.

인간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평소에 상상할 수도 없던 행동을 한다.

어느 것이 인간의 본 모습인지 알 수 없지만 죽음에 초연한 인간은 없을 것이다.

이럴 때는 수면제를 주사하고 재우는 수밖에 없다.


동건은 레지던트이다.

남들은 안과다 이비인후과다 하지만 성적이 안 좋은 동건에게 애초에 인연이 없는 이야기이고

힘들다는 정형외과가 동건에게 제일 나은 선택이었다.


수술실의 젊은 의사는 예쁜 여자가 오면 먼저 질 검사와 항문 검사를 한다.

일반 사람은 설마 하겠지만 그게 의사의 특권이고 수술실에 있는 사람은 알고도 모른 척해준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은 검사,

그중에서도 젊은 여자의 질과 항문을 검사해 보고 싶지만 멀쩡한 사람보고 검사하려고 덤볐다간 고소당할 터이기 때문이다.

마취한 상태에서 질을 벌려보고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책에서 배운 것을 실습하는데

아무래도 젊고 잘생긴 여자는 시간이 오래 걸려 과장에게 눈치를 받는 일도 있다.

과장도 젊은 시절 수술실에서 여자의 질을 검사했고 늙은 원장도 마찬가지일 터이다.

수술실의 간호사도 잘생긴 남자 자지를 꼭 보고 장난치는 사람이 있으니 서로가 공범자인 셈이다.

하기야 그런 재미도 없으면 외과 레지던트 일이 더욱 힘들 것이다.

의사들은 자신이 집도 못 할 바에는 마누라가 수술할 일이 있으면 다른 병원에 보내는 것이다.


오늘도 어디선가 수술대에 오른 젊은 사람 벗겨놓고 의사와 간호사가 키득거릴 것이다.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아 긴장을 푸는 것은 환자에게도 이롭다.

환자들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동건이 처음 처남댁을 보았을 때 어디서 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나지 않았다.

예쁜 여자는 대체로 비슷하려니 하고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루는 처남댁이 동건에게 자기 기억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동건도 기억이 날듯 날듯하면서도 기억이 안 난다고 하자 그때 병원에서 교통사고로 치료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동건은 저도 모르게

"그 백 보지?"란 말이 튀어나왔다.

처남댁은 백 보지란 말에 얼굴이 빨갛게 되었다.


당시 환자는 백 보이면서 소음순이 감잎만 했다.

소음순이 큰 사람은 한쪽이 늘어지게 마련인데 엄청나게 크면서도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잘생긴 잠보 소음순이었다.

완전 백 보지는 얼굴이 흰 사람에게 많다.

얼굴이 희다 보니 백 보지는 소음순이 검은 사람은 드물다.

감잎을 두 개 벌려 놓은 것 같은 커다란 소음순은 그로테스크한 모습이라 잊히지 않는다.

처음 보는 보지라 여러 사람이 구경하고 동건이 손으로 소음순을 당겨보니 10센티 이상 늘어나 옆에 있던 간호사까지 키득거렸다.

마취과 놈도 당겨보고 신기하다고 한 보지였다.

솜털 하나 없는 완전 백 보지였다.

다른 환자보다 유달리 오래 질을 쑤셔보고 항문 검사도 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간호사가 밤에 깨웠던 것이 괘씸하기도 했다.

처남댁이 다가와 꼬집으며 "백 보지란 말 퍼트리기만 하면 죽여버릴 거야"하며 동건의 팔을 꼬집었다.


백 보지는 여성호르몬이 왕성하다는 뜻이다.

그러고 다시 보니 처남댁은 피부가 참 곱다.

병동의 간호사를 보면 환자에게 말을 놓는 사람이 있다.

아무에게나 말을 놓는 것이 아니고 말을 놓는 환자가 정해져 있다.

간호사들은 대개 여자가 아니라 주로 남자 환자에게 말을 놓는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남자에게 말을 놓는 경우는 그 남자의 벗은 몸을 보고 난 후일 경우가 많다.

수술한 사람은 요도관을 삽입해서 그다음 날 빼는데 여자와 달리 남자는 문제를 겪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요도 길이는 비 임부 경우 2.8∼5.8㎝로 평균 4.22±0.51㎝이고 3.9∼4.0㎝가 가장 많다.

산부는 분만 2기에 요도가 약간 길어지며 태아 선진 부가 하강함에 따라 심해진다는 경향이 있다.

신장, 체중, 분만 회수 등과의 사이에는 변동의 경향은 보이나 유의한 차는 볼 수 없다.

위의 수치는 20살에서 50살이고 60살이 넘으면 생식기 전체가 위축되니 요도도 자연 짧아진다.


우리나라 남자의 통계는 찾지 못하였지만 대략 15센티 전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자는 음경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기 때문에 같은 사람이라도 다르게 나올 수 있으므로

통계자료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자만큼 신빙성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


여자는 짧고 직선이라 요도관을 삽입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남자는 길고 또 요도가 굽어 있다.

남자의 전립선 부위는 좁아서 그 부위에 상처가 나면 붓는다.

이래저래 남자는 여자보다 더 고통스럽다.

간혹 요도관을 빼면 오줌이 잘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

전립선 부근이 요도관에 상처를 입어 부어 있으면

요도관을 빼도 오줌을 잘 누지 못하는 경우인데 대개는 방광에 오줌이 차서 압력이 걸리면 문제가 사라진다.


남자 환자는 수련의가 하지만 의사는 짜증을 내기도 하고 야간이라면 깨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니까 간호사가 해 주기도 한다.

남자의 자지에 요도관을 끼우는 간호사를 보면 표정이 바뀐다.

아파하는 남자의 자지에 두께가 5밀리 되는 요도관을 끼우면 재미있으면서도 묘한 기분이 되는 모양이다.

인간은 누구나 사디즘의 경향이 조금 있는지 모른다.

어쩌면 남자를 강간하는 기분을 가지는지도 모르겠다.

표정이 있는 남자와 마취해서 정신이 없는 남자의 자지를 만지는 기분은 다른 것일 것이다.

남자의 성기를 보고 만진 간호사는 그 환자에 대해 친절해지고 또 우월감이랄까 친밀감이랄까 조금 마음이 통하는 사람처럼 느낀다.


젊은 남자 대학생이 오면 일부러 수술 전 관장이나 요도관 삽입을 실습간호사를 시키기도 한다.

실습이랍시고 마구 부려 먹는데 대한 보상이기도 하고

어차피 경험 많은 간호사는 무감각해졌을 수도 있고 동생 같은 젊은 남자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실습간호사는 남자 환자 몸을 본 적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의사나

고참 간호사는 어쩔 줄 몰라 하는 실습생의 모습을 보고 재미있어한다.

스스럼없이 남자의 몸을 만져야 하는 간호사에게 후배 교육도 될 것이다.


뭐 처음이니까 젊은 사람 자지 만지게 해주지만 다음에 힘든 노인 환자도 해야 하니 각오해라 이런 것도 있을 것이다.

아픈 사람은 부끄러움이 없어지지만, 또래에게 보여준 남자는 그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또 그리워질지 모른다.

간호사들도 당연히 젊은 남자가 좋다.

반면에 가장 싫은 환자는 중년의 여자이다.

이제는 나이도 들고 부끄러움도 사라진 여자가 동생 같은 간호사에게 함부로 말하는 중년 여자가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같은 여자니까 아무래도 남자보다 싫을지 모른다.

남자 몸을 보더라도 아무렇지 않다고 하는 간호사도 애 낳을 때는 대개 다른 병원으로 간다.

아무래도 매일 얼굴을 맞대야 하는 사람에게 진찰받기는 꺼려지는 모양이다.


여자의 몸을 본 남자는 그 여자에게 친밀감을 느끼듯이

여자도 벗은 몸을 본 남자 의사에게 솔직해진다는 것은 친밀감을 느낀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노출증도 인간이면 누구나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본능일 것이다.

이성을 유혹하고 싶은 것은 본능이고 유혹이란 몸과 마음을 노출하면서 이뤄지는 것이다.

상대가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몸과 마음을 열어 보여주는 것일 것이다.

계집애가 고등학교 들어가면 아무리 짧은 옷을 입지 말라고 해도 소용없다.

짧은 옷을 입고 나가면 남자친구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이다.



동건이는 처남 집과 가깝다.

장인 장모도 가까운 곳에 산다.

처음은 사는 곳이 멀었지만, 마누라가 친정 가까운 곳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이다.

요즘은 여자들끼리 가깝다.

남자도 친가 쪽 사람과 어울리면 뭔가 서먹하지만 처가 쪽 사람과 어울리면 분위기가 좋다.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아무래도 여자 쪽인 모양이다.

요즘 여자들은 시댁 쪽 사람은 되도록 만나지 않을라지만 친정 쪽은 만만하고 가까워지는 게 요즘의 세태이다.

맞벌이하는 부부라 아직 애가 어리니까

친정 부모가 많이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해타산 이전에 시댁보다 친정이 가까울 수밖에 없다.


일요일이면 집 뒤에 있는 산으로 등산을 간다.

두 집이 어울려 점심시간에 맞춰 올랐다가 점심을 먹고 내려온다.

산에서 먹는 점심은 반찬이 부실해도 맛이 있다.

어쩌면 점심 먹으러 산에 가는지도 모른다.

작은 처남이 일본에 파견교사로 가 있는 관계로 혼자 남은 처남댁을 동건이 꼭 데려간다.

처남이 일본 가기 전에는 물론 같이 다녔다.

마누라도 혼자 사는 올케와 아이들을 데려가는 것에 굳이 반대하지 않았다.


까불대던 동건의 5살 먹은 작은 놈이 기어이 넘어졌다.

무릎이 조금 까졌는데 엄청 울어댄다.

"여보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나 먼저 내려갈게요."

"두 사람 올라갔다 오세요."

동건의 아내는 애들 데리고 내려갔다.

동건의 큰 놈도 엄마가 내려가니 따라가려고 하고 처남댁의 두 아이도 올라가기 싫어하던 차에 따라가 버린다.


평소 가지 않던, 사람이 적게 다니는 코스를 잡았다.

바위를 올라가며 은근히 위에서 손을 잡아주고 내려올 때는 잡아주는 척하며 허리를 감싸 안아 보니 탄력 있는 몸매가 느껴진다.

동건은 8년 전 결혼해서 처남댁을 알고 지낸 지 오래됐지만, 그때를 생각하고 혼자 빙그레 웃었다.

힐끔힐끔 몸매를 훔쳐보는 동건의 눈매를 보고 처남댁은 무슨 뜻인지 알아챈 듯하다.



"웃지 마요"

"의사는 환자를 여자로 보지 않아요."


거짓말이다.

의사도 인간인 이상 예쁜 여자를 보면 성욕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인정할 수 없지 않은가.


"그래도 부끄럽잖아요."

"뭐가 부끄러워요?"

"하필이면 주치의가 시누이 남편이 될 줄 몰랐어요."

"그게 그렇게 되었나요? 나는 더 좋은데…."


동건은 짐짓 딴청을 부린다.


"내가 그때 그 환자인 줄 모르고 있었죠?"

"항상 어디서 본듯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오늘 확실히 기억납니다."

"나만 손해야"

"손해는 무슨"

"억울해요."

"아니 그렇게 억울하기까지야"

"모르고 있었는데 괜히 말해서 알려준 것 같아요."

"의사는 환자의 비밀을 지키기로 서약했답니다"

"정말이에요?"

"발설하면 의사면허가 취소될 수 있어요."

"그래도 싫어요. 기억에서 지워주세요."

"하하 노력할게요."

"절대 그때 담당 의사였다고 말하지 마세요. 특히 XX 아빠에게는"

"근데 참 잘 발달한 보지였어요."

"발달은 무슨 얼어 죽을 발달. 엉큼하기는"


동건의 등을 쾅 하고 친다.

흰 얼굴이 발그레 물든다.

동건은 밝고 귀여운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고 자꾸 만져보고 싶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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