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야설

프리섹스 12부 -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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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전시회가 끝나기 이틀 전쯤이었다.

그는 관람객에게 자기 작품을 소개하고 있었다.

혜련은 아래층 전시장에 내려와 있다가 친구의 방문으로 사무실로 올라갔다.

진이 자기 작품에 내비치고 싶었던 것을 일일이 소개하며 전시장을 안내했다.

누드 코너는 일일이 그가 설명하지 않더라도 관람객들이 몰려 있었다.



소개를 마치고 현관 안내 코너에 앉아 있는데 멀찍이 누드 코너에 낯익은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흐릿하기는 했지만, 누군가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 그는 곧 그곳으로 다가갔다.



"마음에 드십니까?"

"네......"



그녀는 유심히 그쪽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가씨. 저 모델과 상당히 흡사하군요."

"......."



그제야 그녀가 돌아보았다.

그러자 진이 환하게 웃어 보였다.



"아저씨."



역시 미리였다.



"왔으면 찾지, 그랬어?"

"계신 줄 몰랐어요."


"어떻게 알았지?"

"신문에서 봤어요."



그녀에게서 조금은 서먹한 감정이 느껴졌다.

진은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그녀의 눈이 반짝 빛나다가 다시 사진으로 옮겨졌다.



"미안해."



그녀는 말이 없었다.

진은 그녀 옆에 선 채 담담한 표정을 만들었다.



"신문에서 아저씨 사진을 보는 순간 놀랐어요. 아저씨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지 몰랐거든요."

"유명하긴."


"혹시나 하고 왔는데. 고마워요. 제 사진을 보니까 야릇한 감정이 들어요. 정말 아름다워요."

"미안해. 허락도 없이."


"전 좋을걸요."

"그렇다면 다행이야."



신중하게 변해 있던 그녀의 얼굴에 화사한 미소가 곁들여졌다.

진도 오랜만의 재회를 웃음으로 대신했다.



"아저씨."



그녀의 입이 오므려졌다.

진은 미리에게 살짝 장난스러운 윙크를 보냈다.

그러자 그녀가 새근새근 웃어 보였다.



진은 그녀를 손님 접대용 응접실로 안내했다.

둘 사이에 커피가 놓였다.

미리는 다소곳하게 앉아 진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약혼녀 되시는 분은?"

"작업실에 있어."



"?"



그녀가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말 안 했던가? 화가라고."

"화가?"


"그래."



진은 미리에게 소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둘 사이에 소정이란 그리 유쾌한 존재가 아니었다.

진은 말꼬리를 돌렸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그냥."


"보고 싶었어."

"저도 그리웠어요."



그녀가 살포시 다리를 꼬고 앉았다.

그녀는 블라우스와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여전히 그녀는 진의 마음을 끌어들이게 하는 야한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여전히 히치하이킹을 즐기나?"

"가끔."


"망설였어. 그런데 잘한 것 같아 여기서 미리는 인기가 좋아."



그녀가 히죽 웃으며 얼굴을 붉혔다.

진은 그러한 미리를 한눈에 받아들이며 자신과 그녀의 관계를 생각했다.

그것은 그녀에 대한 욕정의 분출이 아니었다.

그녀로 인해 알게 된 여체의 신비로움에 대한 그의 감상이었다.



"미리의 몸은 너무 아름다워."

"고마워요."


"난 미리 덕에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됐어."

"네?"


"미리 때문에 또 다른 작품세계를 발견하게 됐다는 말이야. 난 일상과 풍경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었거든 미리를 알기 전에는 그저 여체는 섹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이젠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어.....미리의 몸을 알게 되면서 그것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지."


"......."


"난 여체와 섹스는 무관하다고 생각해. 섹스는 욕정과 기교의 만남이고 여체는 아름다움의 상징이지 난 그것을 미리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던 거야 형언할 수 없는 그 아름다움을 나는 이제부터라도 표현하고 싶어."


"아저씨는 그러한 면이 다른 사람들과 달라요. 여체를 아낄 줄 아는. 하지만 그 신비로움을 알기 위해서는 많이 경험해야 할 거예요."


"그래 하지만 난 섹스와 예술에 대해서 갈등을 느껴."

"그건 대부분의 남성이 느끼는 욕정을 말하는 건가요?"


"그래."



그녀가 골몰한 표정을 만들었다.

진이 담배를 가져다가 입에 물었다.



"차차 자제할 수 있겠지."



커피잔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것을 입 안으로 털어 넣자 텁텁함이 전해져 왔다.



"이렇게 만나게 돼서 다행이야."

"언젠가는 아저씨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아직도 나와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나?"

"네. 아저씬 내 마음을 사로잡은 유일한 남자니까요."


"미라의 몸을 다시 보고 싶군."

"저도 아저씨를 원해요."


그녀의 눈빛은 안달이 난 암고양이처럼 간절하게 반짝거렸다.

하지만 그 언저리에는 변함없이 어둠이 깃들어져 있었다.

진은 그녀에게서 떠나지 않고 있는 그 어둠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즐기고 싶어요."

"다시 한번 묻겠어. 정말 후회하지 않는 건가?"


"네."

"그렇다면 나도 미리를 거부하지는 않겠어."


"......"

"난 미리의 몸을 다시 느끼고 싶어. 그 식지 않을 것 같은 뜨거운 열정 신비롭게 사로잡는 미리의 육체 난 그것을 일반 사람들이 말하는 예술이라는 것으로 승화시키고 싶어. 나에겐 미리가 필요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해해 줘서 고마워."


"아니에요. 전 아저씨를 믿어요. 그리고 아저씨에게만큼은 모두 보여주고 싶어요. 제 몸에 신비로움이 있다면 그것을 다 보여주고 싶은 심정이에요. 아저씨 전 아저씨를 볼수록 그 전에 알지 못했던 끌림을 느껴요."


"미안해. 난, 마치 미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저씨 마음 알아요. 아저씨의 그런 생각을 정리해 줄 수만 있다면 전 그것으로 만족해요. 아저씨에게만큼은 즐긴다는 말보다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질 뿐이에요."


"난 미리에게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

"그런 말은 말아요. 내가 좋아서 잊지 못하는 거니까."



그녀는 마치 진이 원한다면 무엇이든 들어줄 것 같은 기세였다.

진은 그녀를 바라볼수록 깊은 곳에서 참았던 무안한 희열을 흥분을 느꼈다.



갈등이 그를 잡아 세웠다.

미리, 혜리, 소정, 그리고 민주.

미리에게서 그 신비스러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 혜련과 민주에게선 신비스러움보다도 진한 욕정이 느껴졌다.



섹스에 대한 불만족은 여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것을 다른 여성에게서 느낀다는 것은 죄책감이 고개를 들기 이전에 흥미롭고 감칠맛 나는 또 다른 그 무엇 있었다.



진은 그녀의 벗은 몸을 다시 한번 찬찬히 뜯어보고 싶었다.

욕정보다도 그녀의 알몸에서 배어 나는 자연스럽게 향기로운 소박함의 원인을 찾고 싶었다.



"우리. 나갈까?"

"그래도 되겠어요?"


"그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오늘은."


"난 느끼고 싶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미리의 걱정거리 하나 없을 것 같으면서도 때론 어두운 그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만."


"뭐가 문제지?"

"......."



"나와의 관계를 망설이는 이유가 뭐지? 느끼고 싶지 않은가. 감추지 말고 나에게 보여줘. 난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어 내 마음이 어떤지 미리는 더 잘 알고 있을 거야."


"그래요....우리 나가요.... 내가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겠어요."

"미안해. 내가 미리에게 너무 바라는 것 같군."


"아니에요. 전 아저씨의 그 직설적인 면이 좋은걸요."



진의 가슴은 여체의 신비스러움에 휘말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벅차 옴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자세를 고쳐 앉으려는데 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깐만 화장실에 다녀올게....."

"그러세요."



그녀가 환한 우윳빛 살결로 그를 쳐다보았다.

진은 화장실에 들어가 그동안 참았던 배설을 시작했다.

뜨거운 오줌이 몸 밖으로 흘러나오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의 행동은 마치 하이에나의 배고픔을 달래듯 미친 듯이 솟아오르다가 사라졌다.

그가 화장실에서 나서려는데 갑자기 미리가 안으로 들어왔다.

진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



그녀가 미친 듯이 그에게 달려들었다.



진은 당황했다.

아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남자 화장실에 여자가 뛰어들다니 그것도 새파랗게 젊은 여자가.

가끔 화장실을 청소하기 위해 나이 든 여자가 들어왔지만, 그 여자는 남자가 볼일을 보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얼굴을 붉히곤 했다.

하지만 미리의 접근은 그와는 달랐다.

마치 진에게 그러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듯 그녀는 간절함에 가득 찼다.

자신의 갈망을 자제하지 못하고 진의 품 안에 한도 끝도 없이 파묻혔다.



"아."



그가 그녀를 힘껏 껴안았다.

화장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진은 다급하게 그녀를 칸막이가 되어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아저씨."

"미리."


"느끼고 싶어요. 아저씨 것을."



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받아들였다.

그녀의 행동에 자신을 내맡기고 있었다.

그녀가 진의 바지 지퍼를 열고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그의 성기를 끄집어냈다.

그리고 그것을 자기 입으로 가져갔다.

그 순간 진은 자신도 모르는 희열에 사로잡혔다.

그의 성기는 서서히 일어서는 중이었다.

진은 쾌감에 사로잡혀 그녀의 머리카락을 힘껏 쥐어뜯었다.



"이제 전 아저씨 없이는 못 살 것 같아."

"미리......!"



그녀의 입 안은 뜨거웠다.

그의 달아오른 성기보다도 더 뜨거웠다.

그녀의 자지러지는 입맞춤에 진은 포만감이 느껴졌다.



"으읍."



적극적이다 못해 저돌적으로 접근해 오는 그녀의 입에서 진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진은 자신도 모르는 환상에 사로잡혔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것이 전부였다.



"허억. 이제 그만해 더는 참을 수 없어. 이해해 줘....으윽…."


그녀는 계속해서 진의 성난 성기를 빨아댔다.



"이제 그만해 우리 나가자. 읍 근처에 모텔이 있어 그곳에서."



그는 힘들게 말을 이어 나갔다.



미리의 기교에 진은 쉽게 허물어져 버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이 그의 엉덩이를 잡고 움직였다.

진은 미칠 것만 같았다.

미리의 그 환상적인 몸매와 잊었던 체취를 가득 맡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진의 생각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의 성기를 빨아대고 있었다.



미리는 스릴을 맛보고 있었다.

남자 화장실에서 관계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그녀는 더 짜릿한 쾌감에 휩싸였다.



그녀는 갈수록 뜨거워졌다.

자신의 성난 성기 쪽으로 힘이 집중되었다.

터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미리가 빨아 댈수록 진은 점차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이제 미리에게 모든 것을 내맡기고 있었다.

그녀에게 쓰러지듯 진이 몸을 떨었다.

몽롱함이 지속되다가 그는 깊은 수렁으로 힘없이 빨려 들어갔다.

뒤이어 그는 절정에 사로잡혀 용암을 분출하듯 고안에 가득 찬 정액을 쏟아냈다.



"헉....미리....."

"아아......"



미리의 얼굴은 희열로 가득 찼다.

그녀의 입안 가득 그의 정액으로 넘쳐흘렀다.

그녀의 입이 진의 입을 덮쳐왔다

혀끝과 혀끝 사이로 밤꽃 맛이 느껴졌다.

키스하는 동안 그녀의 입에 고여 있던 정액이 진의 입으로 옮겨졌다.



달콤했다.

그녀의 혀를 맛볼수록 진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벅차다 못해 가슴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기나긴 키스가 끝나가도 그녀는 그의 두툼한 입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뜨거웠어요. 그 어느 때보다도 멋졌어요."

"그렇게 느꼈다니 다행이야. 하지만 난 조금 불쾌했어."


"왜죠?"

"여긴 화장실이야. 그것도 남자 화장실."


"그게 어쨌다는 거죠?"

"그래도 모르겠어? 이런 곳에서 그것도 냄새나는,  마음에 걸려. 누군가 들어와 이 모습을 봤다면 어쩔 뻔했어."


"난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건 이해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개하여 있었다.

남자의 온몸을 통해 발견된 발버둥이 그녀를 쾌감 속으로 빨아들이고 있었다.



"안아줘요....."



진이 그녀를 가슴 깊이 파묻어 애무하듯 안았다.

그러자 그녀의 입에서 쾌감 섞인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것은 진의 강력한 끌어안음 때문이었다.

진은 그녀를 한껏 껴안았다가 느슨하게 풀어 주었다.



"아름다워. 미리."



진의 가슴이 한없이 부풀어 올랐다.

그녀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건 자신의 강렬한 눈빛뿐이었다.

그 눈빛이 그녀를 흥분시키고 있었다.

진은 그녀의 눈을 지그시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깊숙이 빨아들이려는 알 수가 없는 그녀의 눈 맞춤이 시작되었다.

진은 그녀를 그대로 내버려 둘 수가 없어서 이마와 입술에 입맞춤했다.



"저도 해주세요."

"여기선 안돼."


"전 스릴이 느껴지는걸요."

"그렇지만 안 돼 여기에 가까운 모텔이 있어 그곳에서 하는 게 어때?"


"......."

"여기는 잡다한 냄새가 나서 싫어."


"......."



진이 말했지만,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말에 기쁨이 형성되었다.



진은 그녀를 안정시키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쉽게 물러설 기세가 아니었다.

진은 절박해 하는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빨아주었다.

미리의 몸은 뜨거웠다.

얼굴에는 벌써 홍조가 깃들여 있었다.

진은 그러한 그녀의 얼굴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가자."



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고 뛰어나가려는 순간이었다.



"아저씨 나 그거 하는 중이에요. 그래도 되겠어요?"

"......"


"그렇지만 관계를 갖고 싶어요."



그녀의 눈빛은 간절하게 그를 원하고 있었다.

장애가 있다면 그녀의 말대로 생리였다.



"아저씨가 싫다면 할 수 없지만."

"나보다도 미리가 더 불편할 텐데."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요."

"그러면 됐어."


"정말 괜찮겠어요?"

"그래 그리고 미리는 날 원하잖아. 난 괜찮아."



그리고는 그가 미리의 손목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전시장을 벗어나 그들은 다급하게 모텔로 향했다.

너무도 급한 나머지 그들은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그대로 흘려 버렸다.

그중에는 혜련의 얼떨떨한 시선도 끼어 있었다.

하지만 진은 그것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미리와의 관계가 그를 가로막고 있었다.



모텔로 들어간 그가 먼저 상의를 벗었다.

하지만 미리는 망설이고 있었다.

자신의 생리를 그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샤워 좀 할게요."



그녀가 망설이다가 진의 품에서 벗어나며 말했다.

진은 그녀를 잡지 않았다.

그녀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리는 곧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들었다.

그 소리가 문밖으로 상쾌하게 들려 나왔다.

진은 무료하게 앉아 있다가 방에 있는 전화기 앞에 다가가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오십 대 후반쯤 돼 보이는 주인 여자의 나른한 목소리였다.



"여기 맥주하고 안주 좀 가져다주실 수 없습니까?"



그러자 저편에서 알겠다는 말고 함께 수화기가 내려졌다.



진은 담배를 입으로 가져다가 물었다.

자욱한 담배 연기가 텅 빈 반 안을 뚫고 휘돌고 있었다.

여전히 인기척 없이 그녀가 샤워를 하고 있었다.

샤워기에서 흘러내리는 잘게 부서지는 소리가 전부였다.



얼마 후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진은 네 하고 대답했다.

들어올 때 문을 잠가 놓지 않아 주인 여자가 쉽게 들어왔다.

그녀는 맥주를 내려놓고 곧 아래층 접수실로 내려갔다.



맥주는 차가웠다.

적당히 차가운 만큼 그 맛도 일품이었다.

진은 그것을 홀짝홀짝 맛을 음미하며 마셨다.

몸 전체가 촉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소리가 잠시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졌다.

아마도 미리가 몸에 비누칠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진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곧 욕실 문을 열고 나올 촉촉이 젖은 미리의 모습을 그는 나름대로 상상하고 있었다.

한 병을 모두 마신 그가 다시 병따개로 새것을 땄다.

그 순간 퐁 하고 압축되었던 탄산가스가 흘러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컵에 맥주를 따르자 하얀 거품이 정수처럼 유리컵 표면을 타고 흘러내렸다.



진은 화장실을 나서기 전 얼핏 보았던 혜련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어둠이 깔려 있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을 원망하는 듯한 표정이 감추어져 있는 것도 같았다.



진의 마음은 갑자기 싸늘하게 식어갔다.

하지만 욕정은 감출 수가 없었다.

미리에게만큼은 자제라는 것이 성립되지 않았다.



그는 자기 가슴에서 파르르 떨려오는 기대감에 도취해 있었다.

혜련 그녀는 미리에 비하면 완숙했지만, 미리가 지닌 특유의 여체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리가 수건을 두르고 욕실에서 나왔다.

어느새 알몸이 된 그의 중심에서 강렬한 반응이 일었다.



그녀는 곧바로 침대맡에 걸터앉아 있는 그에게 다가갔다.

진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쥐고 꼭 껴안았다.

그러자 그녀의 입에서 마른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진은 미리의 체취를 모두 빨아들이듯 깊숙이 맡았다가 숨을 내뱉었다

한동안 그는 움직이지 않은 채 수건을 두른 그녀만을 의식했다.

미리는 야릇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으며 눈은 지그시 감고 있었다.



"맥주 마셔. 기분이 한결 좋아질 거야."

"......."



그녀는 진이 막 따다 놓은 맥주를 단번에 들이마셨다.

갈증이 느껴졌던 것이다.

그녀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없었다.

한쪽으로는 불쾌감이 그녀를 잡아 세우고 있었다.



"괜찮겠어?"

"네."


"지금이라도."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

"전 괜찮아요. 제가 걱정하는 것은 아저씨예요."


"난 미리가 좋다면 그것으로 됐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아저씨.....!"



그녀가 빈 잔에 술을 따라 진에게 내밀었다.

진은 그것을 미리처럼 단숨에 마셨다.



그녀의 눈빛이 잔잔하게 빛나고 있었다.

진은 그 눈빛이 마치 낙산에서 보았던 쏟아질 것 같던 별 무리처럼 느껴졌다.

그의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그것은 미리도 마찬가지였었다.

재회의 달콤하고 진한 입맞춤 이어졌다.

진의 혀가 망설이다가 그녀의 입으로 들어가자, 그녀는 여지없이 맑은 타액을 만들었다.



진의 혀는 그녀에게 장악되어 있었다.

빼내려고 해도 빼낼 수 없었다.

서로의 입술을 자근자근 깨무는 것으로 키스는 끝이 났고 욕정의 갈망은 곧바로 시작되었다.



그들은 뒤엉키기 전부터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날씨가 너무 무더웠기 때문에 그들의 입에서는 마른 호흡이 쏟아져 나왔다.

진이 그녀의 목덜미를 애무했다.

그녀의 귓불이 빨갛게 달아 있는 것이 보였다.

진의 심장은 자제하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뛰었다.

그녀의 목 부위에 돋아난 핏줄에서도 심장의 불규칙한 율동이 느껴졌다.

목덜미 아래 가슴을 애무하자 그녀가 신음을 토해냈다.



"아저씨....! 아......"



그녀의 몸이 가볍게 떨렸다.

진은 되도록 차분하게 그녀를 어루만졌다.

미리의 손이 그의 등짝을 부드럽게 문지르고 있다.

진은 계속해서 지속적인 애무를 했다.

그의 혀가 봉긋하게 오른 가슴 계곡을 핥아 내려가자 등짝에 올려져 있던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진은 더 적극적으로 그녀를 안달 나게 하였다.

평상시 같았으면 유방을 애무했을 테지만 그는 그곳에서 벗어나 옆구리와 명치 아랫부분을 애무했다.



"아학....."



그녀의 동공이 열리고 있었다.

진은 유방 주위를 애무하다가 곧 간지럽게 유방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그녀가 가슴을 움츠렸다.

진은 쉽게 그녀와의 관계를 마무리 짓고 싶지 않았기에 되도록 가느다랗게 그녀를 흥분시켰다.



그가 애무하는 사이사이에 그녀의 갈라진 입에서 마른 호흡과 조용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의 혀는 강하다가도 약했고 약하다가도 강했다.

그러는 것이 그녀를 흥분시키기에는 적당했다.



진의 손이 그녀의 유방을 쓰다듬었고 매 순간 그의 혀끝이 그녀를 안달 나게 했다.

그녀의 손은 그의 등짝에서 그를 간절히 원하며 손톱을 일으켜 세웠다.

탄력 있는 가슴은 진의 혀끝을 톡톡 밀어내는 듯했다.



그의 입에서도 뜨거운 바람이 새어 나왔다.

그녀의 가슴에 뜨거운 콧바람을 쏟아부을 때마다 강도가 차츰 높아지는 신음소리가 사방으로 흩어져 나왔다.

진은 노골적으로 그녀를 그녀의 곳곳을 어루만지다가 어느 한순간에는 잠시 애무를 중단하고 그녀의 검은 숲에 둘러싸인 음부를 뚫어지게 바라보기도 했다.



강렬함으로 시작해서 강렬함으로 끝이 나는 것은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진은 강하게 그녀의 상체를 자극했다.



그의 혀가 차츰 약해져 부드러움이 혀끝으로 느껴져 왔다.

그녀의 몸에서 욕정을 자극하듯 진한 살냄새가 느껴졌다.

그 살냄새는 진을 더욱 혼미하게 만들었다.

몇 번이고 오래도록 맡는다 해도 지칠 것 같지 않은 그녀의 체취였다.



진은 여체의 곳곳을 가슴에 담았다.

여체는 진의 눈동자를 팽창하게 했다.

(어쩌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진의 가슴은 한없이 부풀어 올랐다.

벽에 걸려 있는 에어컨에서 바람이 새어 나오자 둘은 더 적극적으로 서로를 탐하였다.

그의 손이 그녀의 유방과 아랫배를 지나갈 때쯤이었다.

그녀의 손이 그를 제지했다.



"그긴.....안돼요....."



그의 손이 쉽사리 그녀의 음부로 들어가지 못했다.

그녀는 다리에 힘을 주어서,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꼭꼭 조이고 있었다.

그녀에게 생리가 너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것은 둘 사이의 커다란 장애였다.



하지만 진은 자신만을 채우기 위해서 그녀의 옥문 속으로 거칠게 진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속적인 애무로 경직된 미리의 몸을 다시 어루만졌다.

달콤한 것이 느껴졌다.

진이 자극하자 그녀도 이제는 안정을 찾을 수가 없어졌다.



"아아.....하아....."



그녀의 입에서 끈적한 신음소리가 들려 나왔다.

그는 재차 그녀의 예민한 젖꼭지를 자극했다.



자극할수록 그녀는 발광의 전위를 전율을 가슴으로 흠뻑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내뱉는 신음소리는 다른 때와 달리 연약하고 힘이 없게 들려왔다.



그의 손이 미리의 상체를 마사지하듯 쓸어올렸다가 다시 쓸어내렸다.

그녀의 아랫배가 어지럼증을 느끼듯 가라앉았다가 솟아올랐다.

그 폭은 놀랄 만치 신비스럽고 아름다웠다.

진은 계속해서 미리의 연하고 섬세한 젖꼭지와 배꼽 주위를 혀고 애무해 주었다.



너무도 섬세한 부위였기에 그녀는 배기지 못하고 있었다.

미리의 몸이 가늘게 떨릴 때마다 그는 희열을 느끼곤 했다.

그는 탄력 있는 유방을 계속 쓰다듬고 있었다.



"아아. 음....이제 시작이에요. 더 강하게 해주세요. 응......"



그녀는 애타게 신음을 만들었다.

그러나 진은 격해지지 않았다.

최대한 자신을 억제하고 있다.

그의 혀가 차츰 아래로 내려가려 하자 미리가 그를 잡아 세우듯 말했다.



"그러지 말아요......."



미리는 싫다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했다.

그런 상황에서 강행한다면 그녀는 불쾌감을 느낄지 모른다.

그는 곧 자기 입술로 접어들어 위로 올라갔다.

아래서의 위로의 애무는 강하다 못해 짜릿짜릿했다.



아래에서 올라오자 부풀어 오른 유방은 꽃잎을 말아 올리듯 부드러운 윤곽으로 치솟아 있었다.

조물주에 의해 창조된 그 부분은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진은 그 결을 따라 리듬감 있게 올라갔다.

그 끝에는 딱딱하게 굳은 젖꼭지가 영락없이 서 있었다.



여자의 신체 부위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흥미로운 곳이 바로 유방이다.

그의 타액이 미리의 상체 곳곳에 묻어났다.

타액이 마르면 땀과 체취가 혼합되어 야릇한 냄새를 만들어 놓았다.



그는 자신의 자취를 정성껏 남겼다.

그럴수록 그녀의 몸은 힘이 빠져나가면서 질퍽거렸다.



"그곳을 만지고 싶어."

"안 돼요....그럴 수 없어 오늘은 제발 참아줘요."


"그래도 참을 수가 없는걸."

"안 돼요. 아저씨."



진은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그것을 원치 않는다. 섣불리 그곳에 침입하여 달아오른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진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럼 어떻게 하지?"

"그것으로......"



그녀의 말은 간단했다.

진의 맥박이 급하게 뛰었다.

생리가 깃든 그녀의 음부에.....진은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야릇한 쾌감에 휩싸였다.



"미리......"

"아아.....음.....읍....."



그의 손이 미리의 아랫배와 가슴을 쓰다듬자 쏟아져 나온 신음소리였다.



"이제는 참을 수가 없어. 아.....저씨."



미리의 간절함은 진을 들뜨게 했다.

진의 가슴도 순식간에 벅차올라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짜릿한 전율에 사로잡히고 있었다.

그것은 차라리 고통이었다.

가슴을 멍들인 크나큰 고통이었다.

진은 허전함을 느꼈다.

이렇나 감정은 소정에게서 느낄 수 있다면. 조금 더 진지하게 서로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그러다가 진은 더 격정적이고 관능적으로 변하였다.



이제 시작이다.

이제부터라도 진정한 의미를 되살려 보리라.

미리를 안고 있는 동안 진은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녀의 어둠이 진을 사로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헉....미리."



여체에서는 싱그러운 체취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촉촉했으며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뜨거운 기운이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됐어요. 이제 당신의 그것이 필요해요....아악.....어서."

그녀가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진득한 신음소리를 갈라진 입술 사이로 쏟아냈다.

그 알아들을 수 없는 신음은 진을 질퍽하게 끌어당겼다.

진은 곧 그녀의 위로 자기 몸을 겹쳤다.



"아학.....빨리......응........어서."

"......."


"괜찮아요.... 제발.....빨리.....응."



이제 망설임은 남아 있지 않았다.

진과 그녀는 최대한의 만족을 느끼기 위해 서로의 몸을 붙이고 껴안았다.

그리고 진이 자신의 성난 성기를 한 손으로 잡고 그녀의 질 입구에 갖다 대고 밀어 넣을 준비를 했다.

진이 서서히 자기 하체에 힘을 주며 그의 방망이를 그녀의 질 속으로 밀어 넣자 그녀는 온몸을 바르르 떨며 신음한다.



"정말 황홀해요. 더 깊이. 아저씨. 좋아요.....아흑."



그녀와 진의 갈망은 끝없이 이어졌고 진득한 땀으로 흠뻑 젖어 들고 있었다.

미리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진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음부 속은 생리 중이어서 그런지 매우 뜨겁고 깊은 것 같았다.



둘은 산을 오르고 있었다.

그 절정에서의 까마득한 희망 같은 것이 느껴졌다.

시트는 땀으로 축축하게 젖었으며 둘은 그 위에서 마지막 힘을 다해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신비로운 여체와 남자의 결합은 환상에 가까웠다.

서로의 몸을 탐닉하던 끝이 없을 것 같았던 갈망은 이제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진의 하체의 몸놀림이 급격하게 빨아지기 시작했다.



"아학......더...더.....아저씨. 몰라. 나 죽을 것만....같아...요. 더 세게...."



그녀의 입에서 숨넘어가는 신음소리와 말소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허억. 미리... 사랑해.......헉."



진은 그녀를 힘껏 껴안았다.

그 힘으로 여체가 희열을 느끼듯 몸을 심하게 떨었다.

그 순간 여체는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질 깊숙이 들어차던 그의 성기가 일순간 딱 멈추며 뜨거운 정액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그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나와 질 안쪽을 때리자 그녀는 눈을 치뜨며 최고의 오르가즘에 오르며 그의 허리를 양다리로 힘껏 조르며 온몸을 떨어댔다.



"아앙......아악. 나 죽어요.. 그만."



그리고 동시에 두 남녀는 죽은 듯이 몸을 축 늘어뜨렸다.



잠시 후 진이 담배를 입으로 가져가자 미리가 라이터를 켜주었다.

그들은 황홀함을 만끽한 뒤의 피곤으로 지쳐 있었다.

그녀가 옷을 입고 그의 옆에 쓰러졌다.


"미리의 몸은 정말 환상적이야."

"고마워요."


"미리가 허락만 한다면 같이 일하고 싶어. 어때? 한번 해볼 생각 없어?"

"모르겠어요.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을지."


"미리는 할 수 있어

"생각해 볼게요."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가 살아났다.

진은 그 달콤한 담배를 마지막 한 모금까지 들이마시고 재떨이에 눌러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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