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야설

(유부녀 야설) 외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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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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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부터 또다시 백수 아닌 백수가 된 난 멍하니 먼 산만 바라보다 오래간만에 다시 세이에 접속해 음악 방을 만들고 커피 한 잔을 타 책상 앞에 앉았다.


잠시 후, 날아든 쪽지...


"비공개 전환해요"


먼저 대화를 나눴던 그녀였다.


"잘 지냈어요? 남편하곤 화해했고...?"

"아니, 맨날 똑같아..."

"저런...뭐라 위로를 해야 하나?"

"술 한 잔 사줘요."


그녀가 느닷없이 술을 마시자 한다.


"어이쿠...어쩐다... 실은 내가 술을 싫어해서... ㅜ.ㅜ"

"..."

"대신 커피는 한잔 같이할 수 있는데.^^;"

"나 많이 외로워요, 그래서 아무나 만나고 싶은가 봐..."

"이럴 땐 저도 외로워요. 이렇게 맞장구쳐야 하는 건가?"

"ㅡㅡ"

"미안, 마땅히 할 말이 떠오르질 않아서... 기분 상했다면 미안해요."

"^^"

"남편 출근했어요?"

"응. 아침에 얼굴도 안 마주치고 나가버렸어."

"참, 큰일이네."

"큰일은 무슨. 맨날 그래서 이젠 그러는가 보다 하는데"

"그렇군요."


오늘 바쁘냐 그녀가 묻는다.

난 역시 오늘도 한가해 이렇게 쳇질(?)이나 하고 앉았노라 말했다.

한참 말이 없던 그녀가 내게 물었다.


"먼저 전화번호 물어봤는데 안 가르쳐주네. 내가 부담되어요?"

"아...하..하... 그게 아니고 지나가는 말로 그냥 물어본 건지 알았지 뭐..."

"내 전화번호는 불안해서 그래요. 그쪽 전화번호 알려줘요."


순간 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요. 내 전화번호 xxx-xxx-xxxx에요."

"잠시만..."

"?"

"적어두려고."

"!"


오늘 몹시 지치고 피곤한 하루라고 그녀가 말했다.


"기운을 내요. 쉽게 포기하지 말고..."

"꼭 성인군자처럼 말하는군요."

"아니 그냥 기운을 내시라고...^^;"

"..."


뚫어지게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데 책상 위의 핸드폰이 드르륵드르륵 몸부림을 친다.

핸드폰을 집어 들고 액정을 확인하니 발신 표시 제한 이란 글자가 떠 있다. 누굴까?


"여보세요."

"..."

"여보세요?"

"..."

"말씀하세요."

"..."


누군가 장난 전화를 하였나보다 생각하고 통화를 끝내려 하는데 나지막이 "저기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네. 말씀하세요."

"안녕하세요."


조금 떨림이 있는 목소리...


"누구신지...?"

"지금 대화하고 있는 여자예요..."

"아. 말씀이 없으시길래 누가 장난 전화 한 줄 알았어요."

"..."


잠시간의 어색한 침묵.


"저기요..."


그녀가 먼저 말을 꺼낸다.


"이렇게 전화해서 혹시 절 이상한 여자라 생각하는 건 아니죠?"


그녀의 물음에 난 어색한 웃음으로 답했다.


"그냥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요. 저도 반가워요. ^^"



또다시 어색한 침묵.


몇 마디를 더 주고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잠시의 통화를 끝내고 다시 우린 대화창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았다. 결혼생활의 어려움, 육아 문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까지.^^;

얼핏 한 시간여 대화를 나눴던 것 같다.


"오늘 만나서 얘기 상대가 되어 줄 수 없어요?"


그녀의 질문에 쉽게 대답하질 못했다.


"부담스러우세요?"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럼 저하고 시간 좀 보내줘요. 사는 게 너무 따분해."


그러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좀 망설여지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약속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채팅창을 닫았다.




조금 긴장된 마음을 커다란 심호흡으로 안정시키고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직 그녀가 오려면 10여 분은 족히 남은 시간인가 보다.

창밖으로 지나는 차들을 바라보며 과연 그 여자는 어떤 여인네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수만은 형태의 얼굴들이 내 머릿속을 지나고 은근한 기대가 담배 한 개비를 집어 들게 한다. 풋, 지금 내 모습이란.


담배 두 개비가 다 태워 없어질 즈음에 카페 문을 열고 한 여자가 들어온다.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스커트와 조명에 반사되어 하얗게 보이는 블라우스의 그녀는 잠시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다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번호를 누른다. 테이블 위에 부르르 몸서리치는 내 핸드폰.


참 순해 보이는 얼굴이다. 짧은 인사. 그리고 어색한 미소...아마 나도 그녀처럼 긴장한 얼굴일 테지...

짤막한 대화가 드문드문 이어졌고 종업원이 내어온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차갑게 냉장이 잘 된 맥주는 한껏 달아오른 내 얼굴의 열기를 한꺼번에 식혀주는 듯했고 조금 여유가 생긴 난 이것저것 그녀에게 물었다.

짧게 이어지는 대답들. 그리고 이어지는 그녀의 침묵...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난 두어 잔의 맥주를 더 마셨고 그녀의 두 병 정도를 마셨던 것 같다.


"우리 노래방 가요."


그녀의 제의에 마침 자리가 불편하고 어색했던 난 그러자 했다.

일어나 카운터 앞으로 가는데 그녀가 재빨리 먼저 돈을 낸다. 뚱한 내 표정을 살피며 "고마워서…."라고 말을 흐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건물 밖을 나설 땐 벌써 하늘에 붉은 노을이 번졌다.


"좀 있으면 남편 퇴근할 텐데?"

"그 사람 늦게 들어와요. 그리고 굳이 얼굴 보려고 날 찾지도 않고"


씁쓸한 표정인 그녀가 말했다.

노래방으로 자릴 옮긴 우린 한 시간을 예약하고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썩 노래엔 소질이 없던 난 우선 그녀에게 한 곡 하길 권했고 그녀 또한 극구 먼저 노래하길 사양하며 내게 먼저 할 것을 권했다.


[그래, 어색한 것 보단 그게 낫겠다]


싶은 난 조용한 노래를 한 곡 골라 불렀다.


"잘 부르네요."

"민망하네요. OO 씨도 한 곡해요."

"저 노래 잘하지 못하는데..."

"얼른 해요. 남의 노래 공짜로 듣는 법이 어딨어요?"


내 거듭된 권유에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 한 곡을 불렀다.

내가 한 곡 더 부르고 그녀가 다시 한 곡 부르고... 그렇게 두어 곡을 부르고 나서 어색한 분위기를 걷어내려 농담을 건넸다.


"노래 부르는 입술이 참 이쁘네요."


그녀가 내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오늘 나 안아줄래요?"


느닷없는 그녀의 물음에 순간 목을 넘어가던 음료수가 사레들고 말았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어떤 움직임도 보일 수 없었다.


"나 안아줘요."

"..."

"헤픈 여자라 욕하지 말아요."

"..."


그녀가 일어나 핸드백을 들고 내 손을 잡아끌었다.


"아무 말 말아요."


고개를 살짝 들고 내 눈을 올려다보며 그녀가 그렇게 말한다.

내가 지금 이 여인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노래방을 나와 조금 걸어 모텔을 들어갔다. 대실료를 지불하고 키를 받는 동안 그녀는 고개를 숙인 체 가지런히 모은 발끝만을 바라보고 있다.

객실에 들어간 우린 그 지독한 어색함에 둘 다 쩔쩔맸고 차 탁자에 마주 앉아 한참을 침묵해야만 했다.

긴 시간을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가 일어나 욕실에 들어가고 잠시 후 샤워를 하는 듯 물소리가 이어졌다.

한 손에 차곡차곡 접힌 옷가지를 들고 그녀가 욕실을 나왔고 젖은 머리의 그녀가 커다란 타월로 몸을 가린 체 엉거주춤 서 있는 모습을 보며 난 잠시 내 눈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옷장 안에 옷을 집어넣은 그녀는 침대 시트에 몸을 숨겼고 두 눈을 꼭 감은 체 붉게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입술을 꼭 다물고 있다.

샤워하면서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물건은 그동안의 나 자신의 사회적인 도덕관념과 이성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하다.


씻고 나와보니 꺼진 조명 아래 짙은 어둠이 한껏 긴장하고 두려워하고 있을 그녀의 모습을 감추고 있다.

침대 한편에 걸터앉은 나는 그녀에게 "후회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그녀는 대답이 없다.

찬물을 뒤집어쓴 내 차가운 몸이 시트를 파고들며 그녀의 몸에 닿을 때 그녀는 움찔하는 둣 했고 내 손이 가슴을 향할 때 그녀의 손이 내 손등에 얹힌다.


술을 마신 탓일까. 그녀의 몸이 따듯하다.

그녀의 꼭 다문 입술을 손가락으로 흩으며 뜨거운 뺨에 입을 맞추었다.

작은 떨림. 그녀가 참았던 숨을 내뱉듯 "하~ " 하며 한순간 몸을 경직시킨다.

부드러운 그녀의 입술을 찾아 입맞춤하고 아직 물기 있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본다.

그녀의 가녀린 팔을 따라 내려가 손을 꼭 잡고 열리지 않는 입술을 혀로 부드럽게 만지니 조심스럽게 아주 천천히 열린다.


턱선을 따라 부드럽게 입을 맞추고 귓속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자 그녀의 입에선 낮은, 잔뜩 참는 듯한 아쭈 짧은 헛바람 빠지는 신음이 흘러나온다.

어깨선을 따라 그녀의 손가락 끝까지 흩어 내린다.

부드럽게 손등으로 그녀의 가슴 융기를 쓸어올리자 유두가 단단해지고 그녀는 고개를 외로 돌린 체 입으로 자신의 오른손등을 문다.


"OO 씨, 참지 말아요."


약간 갈라진 듯 낮은 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하~아, 나 너무 부끄러워요."


눈을 꼭 감은 체 그녀의 입술은 그렇게 부끄러움을 표한다.


입술 사이로 보이는 치아가 어둠 속에서도 하얗게 드러나며 또 한 번의 뜨거운 키스를 불러일으킨다.

그녀의 타액을 모두 마셔버릴 듯 빨아드리며 가슴의 융기를 거칠게 잡았다.

그녀는 몸을 한껏 긴장시키며 혀를 나에게 맡긴 채 내 뺨을 두 손으로 감싼다.

뜨겁다. 그녀의 몸이 무섭도록 뜨겁다.

내 손이 그녀의 적당히 살집 잡힌 허리를 지나쳐 허벅지를 어루만질 땐 내 어깨를 움켜잡은 채 달뜬 소리를 낸다.


"나 욕하지 말아요. 나 천한 계집이라고 욕하지 말아요."


내 입술은 이제 그녀의 달짝지근한 혀로 만족하지 못하는 듯 그녀의 목선을 따라 천천히 내려와 오뚝 솟은 유두를 문다.


"허..억"


그녀는 달뜬 신음과 함께 내 머리를 가슴에 가두려는 듯 두 손으로 내리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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