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야설

(로맨스 야설) 그녀의 선택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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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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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지만 욕실 문을 닫아주고 안쪽의 문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돌렸다.

윤의 규칙적인 나직한 코 고는 소리. 윤은 깨어 있지 않았다.

그의 규칙적인 콧소리는 내게는 천금의 행운과도 같은 쾌감을 준다.

마음 한구석에 묵직하게 자리 잡은 배덕의 책망과 다른 한 구석에 도사린 악마적인 희열은 묘하게도 전혀 닮지 않은 모습이면서도 하나로 합해 내 쾌감의 강도

를 높인다.


아! ..... 자신에게 욕을 하면서도 내 발은 다시 욕실로 향하고 있었다.

순종은 이미 각오를 한 건지, 아니면 나라는 걸 아는지 얼음처럼 차가운 물로 뜨거운 몸을 적시면서 돌아보지 않는다.


"자더라."

"자?"

"응. 코 골며 잘 자고 있던데."

"윤. 피곤했나 봐!"


긴장했던 한순간이 지나고 난 후의 순종의 나신은 처음처럼 빛은 없었지만, 충분히 보아줄 만한 가치가 있었다.


"후회 안 해?


" 느긋하게 그녀의 알몸을 감상하고 있던 내게 순종이 던진 말이다.


"후회하면 좋겠어?

" "응! 나 후회돼."

"후후. 왜 후회해야 하지?"

"글쎄. 모르겠어. 그냥 마음이 아파. 윤이 이 일을 알면 얼마나 상심할까?

?"

"너 윤 사랑하는구나?"

"몰라. 한 번도 사랑하는지는 생각 안 해 봤어."

"그럼 지금까지 왜 만났어?"

"남자가 필요하니까."

"남자가 필요하면 아무나 만나?"

"윤은 나한테 잘해 주잖아. 착하고. 누구하곤 달라서 친구의 여자를 건드리거나 하진 않을 사람이야."

"크큭.... 날 욕하는 거야?"

"아니. 내가 어떻게 연수 씨를 욕해. 연수 씨가 언젠가 한 번은 이럴 거로 생각했었어."

"그러면 조심했어야 하는 거 아냐?"

"뭐 하러 조심해. 기다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아깐 좋았는걸."

"나 사실은 아까 첨에 댔을 때 네가 소리 지르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어.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쨌을까?"

"글쎄. 소리를 질렀겠지. 몰라. 머리 아파. 그만 해 그런 얘기."

"그래. 그만하자. 좋은 얘기도 아닌데."

"나 아픈 데 또 하나 있다."


순종이 눈꼬리를 올리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요부라는 걸 알려주고 싶은 눈빛이다.


"어디?"

"여기. 아깐 몰랐는데, 지금은 아파. 쓰라려."

"쓰라려? 충분히 젖어 있었는데 왜 까졌지?"


순종이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어 자신의 비밀스러운 곳을 잘 보이게 해 준다. 변기에 걸터앉은 채로 그녀의 그곳을 두 손으로 열었다.

복잡하게 융기한 속 살이 선명한 빨간 색을 띠고 있다.


"처녀같애."

"후훗... 윤이랑 똑같은 말을 하네."

"윤이 자주 빨아 줘?"

"아니. 윤은 그런 거 싫대. 내가 해 준대도 싫대."

"자식! 그렇게 좋은 걸 왜 싫대?"

"순진하잖아. 징그럽대."

"받고 싶지 않아?"

"가끔......"

"지금은?"

"싫어. 뱃속에 윤이랑 연수 씨랑 같이 넣고 있는 걸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픈데 그런 것까지 하고 싶지 않아."

"왜 하고 싶지 않아?"

"그거까지 하고 나면 연수 씨도 좋아할 것 같아서. 난 윤이 나 좋아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걱정하지 마. 윤이랑 헤어지고 나랑 만나자고 하지는 않을 테니까."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아. 잠시만 넣어줄래?"

"?" 

"아직도 믿기지 않아서 그래. 내가 연수 씨랑 그걸 하고 발가벗은 채 한 욕실에서 마주 보고 있는 게 믿기지 않아."

"알았어."


변기에서 일어나 그녀의 한쪽 발을 변기 뚜껑에 올리고 가슴을 맞대면서 그녀를 안았다.

어느새 벌떡 일어난 그것이 순종의 물기 젖은 속으로 미끄럼을 타고 들어간다.


"조금 더 깊이."


허리를 밀어 올려 그녀의 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려 노력한다. 순종도 안타까운지 마주 호응하며 허벅지를 조인다.

불편한 자세지만 제법 격렬한 섹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거울이 그녀의 열에 들뜬 호흡과 내 거친 호흡의 김에 의해 부옇게 흐려지고 있었다.


"으으으.... 나 또..."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순종은 별기에 올렸던 한쪽 발을 허공에 띄우며 바둥거린다.

미친 여자처럼 허리가 돌아가다가 앞뒤로 격하게 움직이고 또 뒤로 달아난다.

그녀가 달아날 때마다 난 짓궂게 따라가 더욱 격렬한 동작으로 범하고 또 범한다.


"크윽. 못 참겠어."


평소 같으면 네댓 배 이상 길게 했을 텐데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허리를 깊이 밀어 넣은 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순종이 내 머리칼을 잡아 자신의 볼에 내 얼굴을 비비며 하체를 옥죄어 온다.


"휴... 우리 미쳤나 보다."

"후후... "


순종의 말에 실소를 흘리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린 미쳤다. 단단히 미쳐가고 있다.

자기 애인과  동업자 후배를 속이고 그의 곁에서 섹스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제정신이랴?


"나 먼저 갈게!" 


욕실에서 먼저 나와 단정하게 옷을 갈아입은 뒤 물기를 뚝뚝 흘리며 방으로 들어오는 순종을 뒤로하고 여관을 나섰다.

방 청소를 하던 아줌마가 카운터 에서 희한하단 눈초리로 내 얼굴을 보고 있다.


"수고하세요."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내 뒤통수가 뜨뜻해진다.

아마도 나직한 목소리의 욕이 한두 마디쯤 들려오리라 생각했는데, 이런 일을 많이 봐서인지 아무런 중얼거림도 없다.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다른 여관이 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 여관에 방을 얻어 들어갔다.


삐삐를 꺼내어 침대맡에 놓고 눈을 감은 채 잠을 청하다가 벌떡 일어나 꺼버렸다.

잠시 후 다시 일어나 삐삐를 켜 놓고..... 다시 잠시 후 건전지를 빼 욕실 변기에 넣어 버렸다.

그 뒤로 다시 순종과 섹스를 하지 못했어. 그날 연락했느냐고 순종에게 묻지도 않았고, 그녀도 연락했었는지 안 했었는지 말하지 않았고.

그냥 후배의 애인으로만, 혹은 애인의 선배로, 동업자로만 서로를 대했지.

같이 술을 마시다 많이 취했다 싶으면 윤은 같이 자고 가자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어.

굳이 단 한 번의 꿈같은 일로 흘려버려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같은 상황을 또다시 만들고 싶지 않았어.

순종도, 나도, 그날에 대해 말해 본 적도 없고, 말할 필요도 없었지.


가끔. 아주 가끔. 순종과의 하룻저녁 사고를 생각해 보지. 다시 한번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글쎄? 어떻게 할지 나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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