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야설) 그녀의 선택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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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격해지는 순종의 숨소리를 따라 내 호흡도 가빠지기 시작했다.
순종의 뒤에서 적당히 탱탱하지만, 나이를 어쩔 수 없는 건지 조금은 단단함을 잃어 부드럽게 철썩이는 그녀의 엉덩이에 내 허벅지가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어흑. 나 안 되겠어."
순종이 앓는 소리를 하며 엉덩이를 뒤로 밀어댄다.
"벌써?"
자기 애인을 한 방에 두고 그의 동업자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한다는 것이 그녀의 화약에 불을 붙인 것이리라.
"으읍.....으읍..."
자기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순종은 힘겹게 첫 오르가즘의 언덕을 올라간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쉽게 오르가즘에 잠기기는 힘들었는지 번번이 고갯마루에서 도로 내려오고 만다.
"나. 나. 안돼! 어흑. 미치겠어....흐읍."
"난 아직 멀었어."
"아. 앞으로 해. 올라와!"
순종이 두어 번 머뭇거리다 과감하게 엉덩이를 뽑아서 발랑 드러눕는다.
얼핏 윤의 눈치를 보았다. 당장 잠에서 깰 기미는 없지만, 그것만 믿고 기세 좋게 순종의 위로 올라가는 모험을 하기에는 마땅하지 않다.
"옆방으로 가자."
"아. 안 돼! 지금. 응. 빨리."
"이러다 윤이 깨면 어쩌려고. 빨리 가자."
"아. 몰라! 깨면 깨는 거지 뭐....아흐. 나 몰라."
순종은 이런 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 번 붙은 불을 끌 줄을 모르고 채근한다.
엉거주춤 그녀의 위로 올라가려고 자세를 잡았던 난 무릎걸음으로 일어나 그녀를 잡아끌었다.
눈살을 찌푸려가며 거부하던 그녀도 마지못해 일어선다.
둘 다 팬티 바람에 티 한 장 달랑 걸친 채 비어있을 옆방을 찾아 문밖을 두리번거린다.
마침 바로 앞방의 부지런한 과객이 새벽 일찍 방을 비운 모양인지 문이 열려있다.
내가 먼저 슬쩍 들여다보니 역시 빈방이다.
그 방에서도 간밤에 질펀한 정사가 있었던 듯 침대 시트는 마구 구겨져 있는 데다 긴 머리칼이 휘날리고 바닥에 버려진 수건 몇 장과 함께 분홍색 콘돔 포장이 재떨이에 남아 있었다.
"여기도 태풍이 불었다..."
"아. 빨리."
순종은 그런 것엔 관심도 안 두고 두 다리를 활짝 연 채 침대에 발랑 드러눕는다.
이제는 한숨 돌려가며 해도 되겠구나 싶어 그녀의 다리 사이에 머리를 올렸다.
손으로 확인한 대로 그녀의 음모는 가늘고 짧았다.
부드러움을 얼굴을 비벼가며 확인한 후 혀를 내밀어 배꼽부터 밑으로 핥아 내려간다.
"아. 안 돼! 거기...하지 마!"
"왜? 싫어?"
"아니. 안 싫어. 나 어제 했단 말이야."
"윤이랑? 어제 언제?"
"아..어제 아침에 하고."
"닦았잖아?"
"그래도 하지 마!"
윤의 정액이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일까? 아니면 내 혀가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뭐지?
순종의 완강한 저항에 커닐링구스는 포기해야만 했다.
그저 자기 몸 위로 올라와서 거세게 찍어주기만을 바라는 순종의 안타까운 몸짓에 맞춰 이를 악물고 허리를 움직였다.
이마에 삐질삐질 배어 나오던 땀이 콧날을 타고 주르르 흐르더니 코끝에서 똑 떨어져 활짝 열고 열락의 소리를 지르는 순종의 입안으로 사라진다.
"어흑...어흑...나아...미쳐어.....어흑....어흑..."
내 허리 운동과 보조를 맞추던 그녀의 으르렁거림이 조금씩 속도를 더해 가더니 마침내 자기 허리를 들어 쳐올리며 빙글빙글 돌린다.
치골과 치골이 맞닿아 음모에 불이라도 붙은 건 아닐까 할 정도로 뜨겁다.
그녀의 내부가 수축하며 나를 빨아들이고 조금이라도 더 그녀의 내부로 끌어들이려고 안타깝게 떠오르고 있었다.
"으으으.....어.....엄마....."
텀블링을 하듯 그녀의 허리가 미끈한 두 다리에 받쳐진 채 75킬로의 내 몸의 짓누름을 무시하고 떠오르고 있다.
"어윽....어.....엄마.....나 미쳐....엄마!"
왜 순종은 절정의 순간에서 엄마를 부를까? 단순히 놀랐을 때 엄마를 찾는 것과 같은 의미일까?
허벅지로 내 엉덩이를 꽉 조여 움직이지 못하게 한 채 순종의 깊은 곳에서는 한참이나 꿈틀거리며 흡반처럼 빨아들이다가 일순 움직임을 정지한다.
서서히 내리막에 들어서며 순종의 허리가 스르르 무너져 내렸다.
얼른 순종의 엉덩이를 끌어안고 있던 두 팔을 풀고, 내 몸무게를 지탱해 주었다.
"좋았어?"
그녀의 옆에 누우며 담배를 더듬어 찾았지만 내 방이 아니니 있을 리가 없다.
재떨이에 든 콘돔 포장지 밑에서 피우다 만 담배꽁초를 찾아 성냥을 켜 붙이고 한 모금 빨았다.
"나도...."
내 것을 순종의 조그맣고, 통통하게 부푼 입술에 물려주고 난 다시 한 개를 더 찾아 불을 붙였다.
"아직 안 했지?"
만족한 섹스 후의 나른하면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여자라는 생각이 든다.
"응..."
"조금만 쉬었다가....."
"응."
필터가 타는 냄새가 날 때까지 말없이 담배만 피우고 있다가 무언가 잊어버린 것이 있음을 생각하고 후다닥 일어난다.
"왜?"
"윤이 깨어나지 않았을까?"
"걘 새벽엔 죽어도 안 일어나니까 걱정하지 마!"
"농사짓는 집이니까 일찍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됐을 텐데?"
"술 안 마시고 자면 일찍 일어나지만 술 마시면 세상없어도 새벽엔 못 일어나. 걱정하지 마."
그래도. 만약 일어난다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후에는 여자가 훨씬 더 대담해진다는 것을 난 그제야 알았다.
"너 후회 안 되니?"
까닭 없이, 쓸데없이 그런 얘긴 뭐 하러 꺼냈을까?
"연수 씨는 후회돼?"
"약간....."
"난 그런 거 안 해!"
"그래도 어쩐지 꺼림해."
"바람둥이. 먼저 해 놓고 나보고 후회하냐고 물으면.... 내가 후회한다고 말하길 바라는 거야?"
"아니! 네가 후회하면?. 글쎄 그편이 더 좋을지도 모르지."
"난 후회 하지 않으니까 연수 씨는 하고 싶으면 맘대로 해."
"그래. 나도 후회 안 할게...."
"그래. 그게 좋아. 자 이리 와."
급한 불을 끈 순종은 먼젓번과 달리 여유 있게 움직였다. 처음부터 밑에서 움직임에 맞추어주다가 얼굴에 땀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내 위로 올라온다.
뒤에서 앞으로 노를 젓듯 출렁거리며 움직이는 그녀의 사타구니는 단 얼마의 틈새도 없이 내 치골과 아랫배에 단단히 밀착돼 있다.
"원래 이래?"
"응. 좀 오래 걸려."
"윤도 꽤 한다고 생각했는데."
"후후....잘 한다며?"
"잘해."
"힘들면 교대해."
"아니 아직은 괜찮아. 빨아줄까?"
"그럴 수 있어?"
"윤? 괜찮아. 어디 내가 윤밖에 모르는 얌전이야!"
"그럼 조금만 부탁할까?"
무릎과 무릎 사이의 끈적거리는 생물을 보아서는 순종의 펠라티오는 형편없었다.
아마 자신의 의지로 섹스를 한 것보다는 어쩔 수 없이 한 경험 때문일까? 아니면 나와 하는 것이 어쩔 수 없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일까?
아주 못 견딜 만큼은 아니지만 어쨌든 내가 받아 본 펠라티오 중에서 못하는 걸로는 손안에 꼽힐 수준이다.
"그만하고 누워."
"이거 싫어?"
"아니. 좋아하는데. 지금은 싸고 싶어."
"될 것 같아?"
"응. 조금만 더 하면."
"그럼 나 기다려 줘. 한 번 더 하게."
"그래. 될 때 얘기해. 같이 하자."
숨이 턱턱 막혀오는 중에도 끊임없이 허리를 놀려야 하는 건 쾌락보다는 고통에 가깝다.
그 고통의 끝에 이르러 배꼽에서 허벅지에 이르는 공간에 하나의 물결이 생기고, 그 물결은 점차로 사타구니의 한 점으로 모이고, 정점에 이르러 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온기를 느끼게 된다.
이 짓을 오랫동안 아주 많이 하게 되면 난 얼어붙을지도 몰라.
머릿속을 꿰뚫는 날카로운 번개가 순종과 나를 한꺼번에 꼬치구이를 만들었다.
"흐어억....아흐...."
"어으윽.....어엄마.......엄마....나 미쳐...."
앞으로 이 여자의 레퍼토리를 얼마나 더 들을 수 있을까?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축
늘어진 순종의 몸뚱어리에는 기름막이 번진 것처럼 번들거린다.
어느새 서향의 창문에서 빛이 쏟아져 들어와 방안이 환하다.
"바람둥이...."
"넌?"
"호홋..."
"우리 더 만날까?"
"글쎄."
"윤이 알까 봐 두려워?"
"응!"
"나도 그래. 윤이 알면 둘 중 하나, 아니면 둘 다.... 그것도 아니면 셋 다 죽을까?"
"그러진 않을 거야. 윤은 착하잖아."
"착한 사람이 화가 나면 정말 무섭거든."
"그렇게 무서운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어?"
"그냥. 그냥 하고 싶었어. 네 허벅지랑 엉덩이에서 빛이 났거든."
"빛이?"
"응. 빛이 났어."
"후훗..."
"일어나자. 윤이 깨기 전에 들어가야지."
"나 무서워. 윤이 깼으면 어쩌지?"
"뭐. 어쩌겠어. 이미 저지른 일인데."
다시 팬티 바람으로 복도로 나와서 앞 방문 손잡이를 돌리는데 잠겨 있었다. 순간 머릿속이 띵 울렸다. 불안한 순종의 눈빛이 흔들렸다.
"어떡해?"
울먹거리는 수준이다.
"어휴...큰일 났다."
옆 방의 문이 벌컥 열리면서 엊저녁에 맥주를 날아온 조바 아줌마가 청소도구를 들고나왔다.
"아줌마 이 방."
"?"
"저기... 이 방에 묵었는데 잠겼네요."
윗도리에 티셔츠, 아랫도리에 팬티만 입은 두 남녀가. 더구나 맨발로 잠긴 방문 앞에서 덜덜 떨며 서 있는 걸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이 방에 묵으신 분들 아녀요?"
"네 맞아요."
"열려 있길래 내가 잠갔는데 어디에 있었어요??"
아줌마는 별꼴 다 보겠다는 듯 나와 순종을 찬찬히 훑어본다.
"그럴 일이 있어서요."
"허헛.. 어이구 별꼴 다 보겠네. 잠깐 기다려봐요. 키로 열어줄게."
아줌마가 혀를 쯧쯧 차며 계단을 내려가 카운터에 갔다 오는 동안 순종은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타조가 사자를 만나면 모래 속에 머리만 묻는다 던가?
내 허리를 감은 그녀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아니 그 떨림은 내 허리에서 시작된 건지도 모른다.
"어디 있었대요? 자기 방에 안 있고?"
"어제 친구가 안 가고 같이 있어서요."
"그럼 세 분이 주무셨어요? 추가료 내야 하는데...."
아줌마는 투덜거리며 다른 방에 청소하러 가고 순종과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쪽의 또 하나의 문, 그 안에 기다리고 있을 어떤 일을 마주치는 두려움 때문인지 오줌이 마려웠다.
욕실 문을 열자 순종이 먼저 들어간다.
변기에 앉으며 팬티를 까 내리는 순종의 까만 숲에서 물줄기가 쏟아진다. 아마 문을 열고 들어오며 이미 오줌을 지린 모양이다.
가랑이에서 오줌이 쏟아지는 중에 팬티를 가랑이에서 빼 쓰레기통에 던진다.
나도 싸버리고 말 것 같아 팬티를 내리며 순종의 가랑이를 겨냥해서 오줌을 싸 갈겼다.
"호호호...."
히스테리컬한 높은 웃음이 순종의 입에서 터져 나온다.
"만약 윤이 안 깼으면."
안 깼으면?
"같이 달아나자."
"?"
"나 일 때문에 먼저 갔다고 하면 되니까."
"난?"
"자기는 새벽에 먼저 갔다고 하면 되고."
"통할까?"
"....."
"여기서 달아나서 어디로 가지?"
"옆에 어디 가서 한 번 더하고 싶어."
"허헛.. 맛 들였군."
"가자. 응?"
"그래. 가자! 넌 샤워하고 있어. 나 먼저 들어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