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야설

(로맨스 야설) 그녀의 선택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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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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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이군! 난 그때 막 컴퓨터를 사고서 무언가 배워야만 한다는 사명감에 열심히 컴퓨터 가게의 a/s 과장이던 후배(윤)를 따라다니고 있었어. 

당시 안양에서 음반 작업을 하다 제작자 겸 매니저이던 매형의 부도로 실패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있던 터라 직장이 없었지.

점심때쯤 컵 가게로 나가서 저녁 8~9시까지 a/s를 나가는 윤을 따라다니며 어깨너머로 이것저것 배우고 있었던 거지.

저녁에 집에 들어오면 컴퓨터에 매달려 살았음은 물론이고.


윤은 스물다섯의 작지만 단단한 몸을 지닌 쇠고집 청년이었어. 모 공전을 졸업한 덕에 컴퓨터의 하드웨어에 관한 한 시골 소도시의 기술자 중의 최고였지.

난 나보다 나이가 세 살이나 어린 윤에게 함부로 막말할 수가 없었어. 그의 컴퓨터 경력 앞에 나는 너무도 초라한 컴퓨터 초보였거든.

하지만 컴퓨터를 제외하면 윤은 내 앞에서 하룻강아지였지. 위에 잠깐 비쳤지만 내 이력은 절대 평범하지는 않았거든.


대입 시험을 보던 해에 아버지께서 폭삭하시는 바람에 막일을 시작해서 목수, 철근, 미장을 비롯한 나이트클럽의 가수, 일용 잡부, KFC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다가 이 시점의 얼마 전에는 나이트클럽의 영업부장을 거쳐 영업 상무까지 한 경력이 있었어. 현재의 과거로는 더 화려해졌지만 말이야.

심지어 지방대학의 교무주임에서부터 경호학교의 교무주임까지 직업은 귀천이 없다는 말을 몸소 실천한 인물이 나니까.

어쨌든 윤은 그 당시의 나에게 중요한 인물이었고 윤에게 있어서 나 역시도 중요한 인물이었어.


윤에게는 고민이 한 가지 있었지. 뭐냐면. 스물다섯의 성욕을 해결하고픈 눈물겨움이지.

스물다섯짜리 숫총각이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난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지만, 윤은 아무튼 숫총각이었어.

흔한 얘기로 군대 갈 때 친구들이 총각 파티해 준다는 것조차 무서워서 거절하고 달아날 정도로 소심한 시골 청년이었으니.


윤은 자주 이 문제로 내게 상담했고, 난 윤에게서 받기만 한 입장이라서 한 번쯤 주선해 주어야만 하는 처지이었어.


어느 날 드디어 윤이 총각 딱지를 떼고 싶다는 상대를 내게 말해줬지.

윤의 가게 옆 다방의 레지였어. 새초롬한 눈매(나중에 보니 눈가에 문신한 거더군.)를 육감적인 얼굴에 꽤 잘 빠진 몸매를 가진 여자였어.

나도, 윤도 삼십 초반쯤으로 보았던 그 여자는 알고 보니 윤보다 열 살이나 많은 여자더군. 게다가 열두 살짜리 딸이 있는 미혼모였어.


열일곱에 임신했다고 하더군. 애 아빠가 대전에서 꽤 하던 건축업자여서 스무 되던 해에 카페를 하나 차려줬는데.

천성을 어쩔 수 없어서 다른 남자를 만나다 걸려서 헤어지고 말았나 봐.


자기 집을 갖고 자기 다방을 하고 싶은 게 그 여자의 소원이래. 하지만. 그 꿈은 초장에 접고 말 수밖에 없었지.

왜냐면. 내가 그 여자를 찍었거든.


그 여자를 공략하는 건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어. 하루에 세 번 이상 차를 주문할 것과 매번 그 여자가 아니면 차 주문을 취소할 것.

이 두 가지를 윤은 너무도 성실하게 지켰어.

나조차도 그 여자에겐 신사적인 태도로 일관했지. 그 흔한 농담조차 하지 않고 말이야.


여자는 컴퓨터를 만지는 일이 꽤 좋은 일인 줄 알고 있더군. 대개 컴퓨터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하지만 컴퓨터 a/s 기사란 배고픈 직업이야.

우선 보수가 적고, 일은 많고, 욕먹기도 쉬운 직업이지.

하는 일에 비해서 턱없이 낮은 보수를 견디며 때론 장사꾼까지 겸해야 하는 고달픔이여.


당시에도 나는 치렁거리는 머리칼을 젤을 발라 묶은, 촌에서는 보기 힘든 포니테일과 발목까지 오는 부츠(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네.), 딱 달라붙은 청바지가 어울리는 청년이었다고.


답답한 똥고집으로 뭉친 윤과, 나는 상당히 언밸런스했지만 그런대로 풍기는 게 독특했던 모양이야.

그 여자를 본 지 두 달 만에 행동 개시.


윤은 그 여자(이름이 순종이야.)에게 저녁에 일 끝나고 술 한잔하자고 청했고 그녀는 기꺼이 윤의 제의를 수락했지.

가까운 대천의 바닷가로 목적지를 정하고 자랑스럽게 모 상사의 로고가 붙은 컴퓨터 가게의 봉고차로 그녀를 모셨어.

대천해수욕장의 신광장 주변 횟집에서 세 명이 술잔을 돌렸지. 그녀, 순종이 제일 많이 취했고, 다음이 윤, 그리고 나.


자꾸만 내 쪽으로 호감을 보이는 순종이를 윤과 합방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악역을 담당할 수밖에 없었던 거야.

차가운 바닷물에 그녀를 안고 허리까지 물이 차도록 들어가서 죽지 않을 만큼 바닷물을 먹였지. 대번에 달라지데.

우리 동네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술기운에 취하고 감기 기운까지 있어 봉고의 뒷좌석을 펴놓고 잠이 들었고, 윤과 순종은 앞좌석에서 시시덕거리더군.


얼마나 지났을까? 차가 멈추고 조용한 흔들림이 있고 나서 나는 적막 속에 버려졌어.

나를 차에서 버린 게 아니고. 그들이 나만 남겨두고 모텔로 자러 간 거야.

물에 젖은 몸이 싸늘하게 식어서 너무 추웠어. 제길. 키라도 꽂아놓고 갈 것이지.

어쨌든 계획대로 된 터라 툴툴거리면서 밖이 어딘가 살폈지. 다행히 윤은 우리 집에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의 모텔 마당에 차를 세웠더군.


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어. 대천에서의 후유증으로 3일 동안 꼼짝 못 하고 앓았지.

몸살이 진정되고 나서 어찔거리는 머리를 싸쥐고 컴퓨터 가게로 갔어. 윤은 싱글거리며


"그날 잘 들어갔어요? 형!"


처음 들어보는 형 소리였어.


"여관에 들어갔는데 샤워해야잖아. 지가가 먼저 한다고 하더라. 그래라고 하고 나도 차갑고 축축해서 옷을 벗고 있는데 수건을 달라고 하대.

수건을 주는데 퉁퉁한 젖이 보이는데. 아이고.

나도 샤워하고 나서 옆에 나란히 누워서 잠을 자는데 통 잠이 와야지.

미친 척하고 돌아누워서 끌어안으니까 가만히 있대. 자는 척하는 거야.

탈까 말까 하다가 등이 가려워서 긁고 있는데 얘가 내 반대쪽으로 돌아눕는 거야.

엉덩이에 이 끝이 닿는 감촉이 죽이는 거야.

어쩔까 하다가 순종이 얼굴을 자세히 보고 싶어서.

나이가 안 믿어지잖아. 애 엄마라는 것도.

얘가 누운 쪽으로 넘어가려고 허리를 타고 넘는데 얘가 똑바로 누운 거야.

걔 사타구니에 내 것이 딱 걸리잖아. 혹시 들어가려나 하고 허리를 눌렀는데 푹 들어가더라. 그래서."


윤의 얘기다. 자기는 순종이의 얼굴이 궁금해서 타고 넘어 갈려고 했을 뿐인데 순종이 그를 받아들이려고 몸을 바로 하는 바람에 자기 게 걸린 거고.

그래서 겨우 대가리만 조금 들어갔을 뿐인데 문전 슈팅을 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윤은 그날 밤 순종의 허벅지와 문안에다 세 번을 사정했고, 순종은 윤의 그런 모습에 세 번의 코웃음을 쳐야 했다.


그날 이후 윤의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갔다.

6월 중순 무렵에는 애지중지하던 한 벌의 겨울 양복을 벗어 던지고 백바지를 입고, 투박한 구두 대신 스포츠 샌들을 신고 다녔다.

7월이 되자 윤의 자랑은 점입가경이 됐다.

벌써 다른 곳으로 갔어야 할 순종이 아직도 그 다방에 남아 있는 것에서 두 사람이 잘되고 있다는 것인데, 내가 가게에 있을 때 배달시켜 보면 순종의 말투가 윤에게 특히 다정해졌다는 게 실감이 날 정도였다.


윤의 말로는 하룻밤에 두서너 번은 순종을 보낸다는 것이다.

순종에게 물어보면 그녀는 발그레 웃기만 할 뿐이었다.


2년 후. 그러니까 재작년인가? 마침내 윤과 나는 동업으로 컴퓨터 가게 하나를 열었어.

내 마당발과 윤의 기술로 이 조그만 도시의 컴퓨터를 모조리 정복하자는 야심만 있었을 뿐 자금이 확보가 안 됐던 우리는 결국 순종의 돈을 빌려야 했지.

과부쟁변이라고, 과부 주머니엔 항상 현금이 쌓여 있지.


순종에게서 빌려 쓴 돈은 조금씩 생길 때마다 갚아 나갔지.

여전히 윤과 순종은 사이가 좋았고, 나와 윤, 그리고 나와 순종의 사이에도 우정은 깊어져 갔어.

어느 날. 그 원수 같은 어느 날. 나와 윤, 그리고 순종은 술이 많이 취했었어.

전날 납품했던 컴퓨터 두 대가 취소되는 바람에 손해를 보게 됐거든.

게다가 두 집의 여편네들이 말도 안 되는 생트집을 잡는 바람에 기분도 많이 상했었고.


지하의 단란주점에서 떡이 되도록 마시고 지상의 여관에 잡아 둔 방으로 셋이 올라왔지.


"형! 맥주 두 병만 더 마시자. 다섯 병만 더 마시고 갈게."


프론트에 술을 주문하고 윤은 샤워하러 갔어.

난 술김에 평소에는 생각조차 못 했던 얘기를 순종에게 건넸어.


"야. 순종아. 넌 네 친구 없냐? 맨날 나만 혼자 놀아야 해?"

"이 바람둥이! 연수 씨는 애인 있잖아."

"내가 애인이 어딨어."

"윤이 그러는데 여자 많다며?"

"걔들은 그냥 만나는 거지 애인 아냐."

"애인이건 아니건 윤보다 많잖아. 윤은 나 하나뿐인데."

"윤도 나이 많은 여자 좋아하지만. 나도 나보다 연상이 좋아. 너 친구 있으면 하나만 해줘."

"내 친구들은 노는 애 없어. 전부 유부녀야."

"하아. 유부녀니까 해 달라고 그러지. 난 연상에 임자 있는 몸이 좋다니까."

"없어. 연수 씨 해줄 만한 애."

"어쨌든 내가 윤 만나게 해줘서 순종 씨는 얼굴이 활짝 피잖아. 그럼 내게도 뭔가 해 줘야지."

"쳇. 그렇게 하고 싶으면 나랑 하자."

"진짜?"

"바보야. 내가 하라면 진짜 할 거야? 친구 애인인데.?"

"그럼 하지. 못 할 건 또 뭐야?"

"윤 얘기 들으니까 연수 씨 그거는 윤의 것과 비교도 안 된다며.?"

"흐흐....뭐..."

"그럼 그걸로 나가서 카바레나 그런데 가면 되겠네. 아니면 우리 다방 주인 언니 만나든지."

"야 그 여편네는 개미귀신이라며.... 그 구멍에 들어가면 껍데기만 남고 홀랑 빨아 먹힌다며."

"그렇긴 하지만 연수 씨가 뭐 빨아 먹힐 거나 있어?"

"하긴. 난 몸뚱이 하나밖에 없지만."

"우린 언니 미인이잖아 그만하면. 게다가 나이도 연수 씨가 좋아하는 사십 대 중반이고."

"그래도 왠지 그 여편네는 맘에 안 들어. 지가가 먼저 꼬리 치는 것도 싫고.

"하여간 난 몰라. 내 친구 중에도 바람난 년은 있지만 연수 씨 해 주긴 싫어. 그 여자, 연수 씨 만나게 해 주면 연수 씨가 피 보기 십상이야."

"흐흐.. 내가 피를 봐? 그럴 리가."

"조금 기다려 봐. 내가 다방에 새로 오는 아가씨 중에 참한 걸로 하나 해 줄게."



당시 내게는 섹스파트너로 만나는 여자애들이 둘 있었다.

하지만 둘 다 내 맘에 썩 들지 않았고, 무엇보다 윤처럼 나이 많은 여자를 만나는 것이 그즈음의 내 환상이었다.

주문한 맥주가 올라왔다. 맥주를 날아온 조바 아줌마가 좀 괜찮았다면 추근거리기도 했을 텐데 이건 아니다.


전작에 이은 맥주 다섯 병은 윤이나 나나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취하게 했다.

윤은 앉은 자리에서 쓰러져 잠이 들었고 순종은 윤의 옆에 누웠다.

나는 순종의 자리에서 서너 명쯤 잘 수 있는 거리만큼을 띄우고 자리에 누웠고. 피곤과 술기운에 잠이 들었다.


목이 말라 잠에서 깨었다. 사막을 헤매다 오기라도 한 것처럼 입안이 꺼끌꺼끌했다.

창밖에서 밀려드는 새벽빛이 방안을 어슴푸레하게 비추고 있었다.

냉장고를 열어 차가운 물을 들이켜고 나자 미식거리는 속이 진정되었다.


방안을 찬찬히 살피자 어슴푸레한 빛 속으로 잠이 든 윤과 순종의 윤곽이 보였다.

윤은 벽에 바싹 붙어서 새우처럼 꼬부리고 가볍게 코를 골고 있었고, 순종은 윤과 나의 중간쯤의 거리에서 똑바로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몸에 청바지가 불편했었는지 어느새 벗어 던지고 아랫도리에는 흰색 팬티만 걸치고 있었다.

차내 버린 이불의 절반이 그녀의 윗몸을 가리고 있었지만 어슴푸레한 새벽빛에 그녀의 하체는 근사하게 빛나고 있었다.

흰색 면 팬티에서 형광물질이라도 발라져 있는 듯 빛이 난다.


시원하게 식도를 타고 내려갔던 냉수가 그새 말랐는지 다시 목이 말라온다.

참을 수 없을 만큼 갈증이 심해지는 걸 느끼며 냉장고 문을 다시 열고 물병을 꺼냈다.


"나도 물 좀....." 


부스스 잠이 깬 순종이 누운 채로 물을 원한다. 그녀에게 물병을 건네주러 다가가자 진한 체취가 코를 타고 향긋하게 스며 들어온다.

땀 냄새가 섞인 듯한 달콤한 냄새.


생각했던 것보다도 순종의 다리는 미끈하게 빠져 희미하게 광채를 띄우고 있다.

내게 다시 물병을 건네주고 나서 순종은 베갯속으로 파묻힌다.

자기 애인(윤) 쪽으로 몸을 돌리면서 덮고 있던 얇은 홑이불을 아예 차 버린다.

새벽빛과 하얗게 쪽 뻗은 채 빛나는 다리, 묘하게 흐트러진 커다란 엉덩이와 밝게 형광 하는 흰색 팬티의 조화가 절묘하다.


잠시의 망설임과 타들어 가는 갈증. 물병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 순종의 옆자리 위쪽에 물병을 내려놓는다.

나는 알고 있었다. 순종에게 다가가는 순간 갈증이 더 심해지리라는 것을.

그녀의 엉덩이 뒤에 누워서 내 팬티의 가랑이로 이미 뻣뻣해져 버린 놈을 꺼내서 문지르며 잠시 생각을 가다듬었다.

만약 윤에게 들킨다면 만사 끝장이다. 하지만. 안 들키면 되지 않는가! 아까 순종이가 한 얘기대로라면, 어쩌면.


내 생애 최대의 바보짓 중 하나를 나는 끝내 결행하고야 말았다.

그녀의 팬티 역시 한쪽 가랑이를 다른 쪽으로 밀어 올려 엉덩이에 걸쳐놓은 채 뒤에서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내 것을 들이밀었다.


"으음..." 



불편한 소리가 순종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경고일까? 아니면 잠결에 나온 소리일까?

순종의 엉덩이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다. 약간의 습기가 남아 있다.

맘 놓고 밀어 넣을 정도로 젖어있진 않지만, 밤사이의 분비물이 촉촉하게 묻어난다.

치모가 얇고 부드럽게 곱슬곱슬하다. 윤이 몇 달 전에 그곳을 밀었다는 데 아마 그 이후로 다시 밀지는 않은 모양이다.

대개 털이 짧으면 빳빳하게 찌르는데 순종의 치모는 매우 얇고 부드러운 모양이다.


그 부드러움이 손바닥에 가득 잡힌다.

만약 중간에 소리라도 지르는 것보다는 순종이 내 손길을 거부해 주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 잠깐 그녀의 사타구니 사이를 주물렀다.


깊이 잠이 든 건지. 잠이 들었던 상태라고 하더라도 민감한 부분을 함부로 주무르는 손길을 느낀다면 경직되기라도 할 터인데.

아무런 거부의 움직임도 없고 그렇다고 몸을 움츠리는 느낌도 없다.


죽은 듯 고요한 순종의 몸! 시작해도 좋다는 청신호가 머릿속에 번쩍인다.

손가락에 침을 흠뻑 적셔 순종의 몸속으로 밀어 넣는다.

알맞게 질척거리는 여자의 사타구니는 결코 평화로울 수 없다.


목이 타는 순간이다. 한 모금의 물로 목을 축이고 하던 짓을 계속한다.

조용한 침묵 속에 가슴이 두방망이질한다.

싸늘하게 식은 내 허벅지와 그녀의 뜨거운 엉덩이가 밀착되었다.


나는 몹시 추운 겨울날 아침에 여자를 뒤에서 안는 걸 광적으로 좋아한다.

막 잠에서 깨는 아침에 여자들의 알몸은 유난히 뜨겁다.

특히 엉덩이와 배의 뜨거움은 마치 난로를 끌어안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두어 번 그녀의 갈라진 곳에 나를 비벼 내 침의 끈적거림을 바르고 나서 조금씩 밀고 들어갔다.

머리 부분이 그녀의 안쪽으로 뚫고 들어가면서 쪽 하는 느낌이 든다.

조금의 꿈틀거림이 그녀의 어깨와 엉덩이에서 느껴진다.

조금씩, 조심해가며 그녀의 안으로 계속 침투한다.

터널을 파는 기술자가 한 달 내내 몇 미터를 파고들어 가듯, 흥미롭고도 긴장된 조심스러운 진행이 순종의 등 뒤에 찰싹 달라붙은 채 언제라도 입을 틀어막을 준비를 하는 내 손도 부들거리게 한다.


심장의 덜컹거림이 어깨를 넘어서 귀를 아프게 울린다.

내 심장 박동 소리가 내 귀에 들리다니. 너무 예민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따위로 신경을 빼앗길 겨를이 없다.


뿌리까지 조금씩 조금씩 다 밀어 넣은 다음 조심스럽게 순종을 깨웠다.

한 손으로는 순종의 아랫배를 단단히 감싸 안아서 달아나지 못하게 결박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입을 살그머니 틀어막았다.


"순종아."


귀에 대고 속삭이는 소리에 응답이 없다. 그녀의 몸도. 입에서도...


"자니?"


역시. 허리를 감싼 손을 풀고 어깨를 가만히 쥐고 흔들었다. 약간의 반응이 있다. 슬쩍 뒤채어본다.


"음....뭐야?" 


얼른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갑자기 그녀의 아래에서 꿈틀하는 용트림이 일었다. 쾌감이 사타구니에서 등줄기를 타고 저릿하게 일어난다.


"나야!"


나직한 내 목소리에 또 한 번 순종의 아랫도리가 꿈틀한다. 잠깐 침묵!


"나야. 누군지 알아?"


고개를 끄덕인다. 입을 막고 있던 손을 풀어 순종의 어깨를 내 쪽으로 당겼다.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지 바닥 쪽으로 고개를 늘어뜨린다.

다시 잠시 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나 해도 되겠어?"


순종의 귓가에 속삭이는 내 목소리가 온 방 안을 울리는 것처럼 크게 들린다.

나 자신의 목소리에 내가 화들짝 놀란다.


"................응"


의외의 말이 들린다. 커지는 숨을 억제하는 답답함이 순종의 말투에서 느껴진다.


"정말?"

"응. 해!"


두 번째 확인은 간단하게 대답이 나왔다.

어깨를 감싼 손을 풀어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지면서 내 가슴을 그녀의 등에서 조금 떼었다.

하체의 움직임이 조금 더 자유로워지게 해 놓고 조금씩 앞뒤로 움직인다.

미끈하면서도 뜨뜻한 질감이 내 온몸을 시큰거리게 죄여 든다.


"헉"


자신의 소리에 놀란 순종이 화들짝 놀라며 자기 손으로 입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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