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야설

(스왑 야설) 늦바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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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되기 일주일 정도 전. 일요일에 집에 있으니 사촌 형수님 미옥이 집에 찾아오셨다.


"어? 형수님. 어쩐 일이세요?"

"이거 들어온 굴비하고 한우인데 시골에 갖다 드리라고요."

"하하. 참 뭘 이런 것까지."

"동서는 어디 갔나 봐요?"

"예. 오늘 여고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거기 갔어요. 애들도 다 놀러 나갔고."

"혼자 심심하겠어요?"

"그런데 이렇게 이쁜 형수님이 오셔서 다행입니다."

"어머. 서방님은."


형수가 곱게 눈을 흘긴다. 온 김에 태수는 술과 있는 간단한 안줏거리를 내놓고 형수와 마셨다.

그녀도 편안해서 그런지 같이 마신다. 예쁘면서 참한 얼굴에 은근히 글래머 스타일의 몸매다.


"서방님. 서방님은 바람 안 피워요? 사업하는 남자들. 마흔 중반 정도 되면 바람피우고 한다던데."

"저요? 하하. 제가 뭐 그런 깜이나 돼야죠.."

"서방님이 어때서요. 남자답고 성격도 좋으신데."

"절 잘 봐주시는 분은 역시 우리 형수님밖에 없다니까. 그래도 능력이 안 됩니다."

"서방님 같은 남자가 바람 피기 더 쉽대요. 하긴 동서같이 예쁘고 애교가 많은 여자와 사니 바람피울 일은 없겠다."

"하하. 형수님이 그리 말씀하시니 저도 바람 한 번 피워 볼까요?"

"어머? 혹시 바람피우고 있는 거 아니에요?"

"모르죠. 형수님 같은 여자가 나타나면 바람을 피울지."


그 말에 형수가 살짝 얼굴을 붉히고 곱게 눈을 흘긴다.

 

그런데 왜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가 싶었는데 계속되는 말에서 형수는 태준 형님과 영숙이 친하게 지낸다는 뉘앙스가 풍겨 나왔다.

태준 형님과 영숙은 성격도 서로 잘 맞는 것 같고 또 영숙이 애교가 많아 태준 형님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라며 말하는데 둘이 친하게 지내는 건 알지만 깊은 관계인 것은 모르는 것 같았다.


"하하. 골프를 배우면서 형님하고 친하게 지내면 좋죠. 뭐. 대신 형수님하고 저하고 친하게 지내면 되는 거 아닙니까?"

"나이 많은 여자하고 무슨 재미로."

"하하. 두 살이 뭐 많습니까? 형수님. 말 나온 김에 내일 저녁에 나오세요. 제가 풀코스로 모실 테니까."

"어머? 정말요?"

"네. 그러고 보니 제가 형수님한테 제대로 대접 한 번 못해 드렸네. 내일 저녁에 꼭 나오셔야 합니다."

"후후. 알았어요."


사실 형수는 부족한 것이 없는 여자다.

하지만 이제 애들도 다 컸고 남편인 태준 형님은 밖으로 돌아다니고 또 영숙에게 신경을 쓰는 것을 보면 형수도 심심하고 외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저녁에 형수님이 나왔고 태수는 괜찮은 음식점으로 가 저녁을 대접했다.

그리고는 음식점을 나와서는 조용한 술집으로 들어가 룸에 자리를 잡았다. 술집에서 형수를 보니 평소와 다른 느낌이다


"형수님하고 이렇게 데이트하니 너무 좋은데 형수님은 어떠세요?"

"후후. 나도 좋아요."


정말 이렇게 마음 놓고 허심탄회하게 같이 술 마시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형수도 평소의 모습과 다르게 즐거워하면서 술을 마셨으며 태수는 그녀도 애들 엄마와 한 남자의 아내이기 전에 한 여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는 모습도 처음 봤고 좀 취한 것 같았다.


"서방님. 거기 있지 말고 옆으로 와요. 형수 외롭게 두기에요?"

"하하. 네."


태수는 일어나 형수님 옆에 앉아서는 팔을 둘러 어깨를 잡아 안듯이 하며


"우리 형수님은 너무 예쁘세요."

"피~이. 거짓말. 서방님한테는 동서가 더 예쁘잖아요?"

"아닙니까. 제가 형수님을 먼저 알았으면 형수님한테 장가갔을 텐데 몰라서 형님한테 뺏겨 버렸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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