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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티시 야설) 나의 페티시 경험기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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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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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린다. 아직은 잠이 들깬 상태.
 

메일 도착 했다는 신호음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소음으로 들린다.

부스스 눈을 비비며 메시지를 확인했다.

누군지 모르는 낯선 사람의 메일이다.

컴을 켜고 다시 한번 메일을 확인했다. 여기저기 많은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그중에 유독 페티시에 관심이 많다는 메시지가 눈길을 끌었다.

다른 사람과는 달리 자기는 팬티에 관심이 많다는 메시지였다.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나를 알고 있다는 거였다.

어떻게 나를 알고 있을까...

여기저기 성인 사이트에 많이 가입하다 보니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이러면 혹자는 개 날라리로 아실 텐데 그렇지는 않다. 조금 밝히는 건 있지만 개는 아니다.

입고 있는 팬티를 자기에게 팔 수 있으면 팔라는 남자의 메시지였다.

조금은 황당한 메시지였지만 수많은 속옷을 도둑맞은 경험이 있었기에.


더욱 황당한 것은 사진까지 첨부해달라는 거였다.

입고 있는 팬티는 팔 수 있다 치더라도 어떻게 사진까지 첨부해달란 말인가... 얼굴 빼고 찍는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사진을.


고민 끝에 답장을 보냈다. 사진은 좀 곤란한데. 라고..

그러면 누구 건지. 쓰레기통에서 주운 건지도 모르는 팬티를 어떻게 살 수 있겠냐는 답장이 날라왔다.

은근히 화가 치밀어 싫으면 집어치우라 했다.


며칠 있다 또다시 그 남자에서 메일이 왔다. 팬티만이라도 부쳐 달라는 거였다. 8만 원 줄 테니 지퍼락에 단단히 봉해 보내달라는 거였다.

괜찮은 장사지 싶어 돈부터 부치라며 계좌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또 다른 사람의 메시지가 들어왔다. 팬티와 스타킹을 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단 팬티는 1주일 입은 것으로. 미친놈.

속으로 욕했다. 어떻게 팬티를 1주일씩이나 입을 수가 있는지. 자기 같으면 1주일 입을 수가 있겠나. 보지가 썩어 문드러지겠다...


또 다른 한 사람은 스타킹을 원한다는 거였다. 대신 직접 만나서 벗어 달라는 거였다.

역시 미친놈이라며 욕을 했다.

그러나 솔깃해졌다. 돈은 얼마든지 준다는 내용이었기에 때문에


OO 강변에서 OOO 차량.


한참을 고민하고 며칠을 더 고민해서 답장을 보냈다.


현금 15만 원. 그리고 다른 요구사항 없이.


며칠 후 그 메시지의 주인공을 만났다. 도저히 겁을 떨칠 수 없어 친구와 함께 갔다.

차 가까이 가서 일단 친구를 그곳에서 기다리라 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면 달려오라고 했다.

차 문을 두드리며 그가 일러 준 데로 엄지손가락을 펼쳤다.

그가 맞는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 앉았다. 나를 보곤 그는 흡족한 미소를 띠며 지갑을 열고 돈을 꺼냈다.

미리 세어놓은 돈인 거 같았다. 한 번에 15만 원을 꺼내는 걸 보니...

액수를 확인하고 나는 치마를 들치지 않으려 애를 쓰며 스타킹을 말아 내렸다.


허벅지 위로 스타킹이 돌돌 말리며 벗겨져 내려갈 때 그가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워낙 빠른 손놀림에 그만 당하고 말았다.

움찔 놀라며 그를 밀쳤다. 그리고는 문을 열려고 도어 손잡이를 찾았다.

그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내 팔목을 잡았다.


"알았어. 알았어. 안 그럴게. 스타킹이나 줘."


그의 말에 나는 그를 한번 쏘아보며 마저 스타킹을 벗었다.

그는 내게 말했다.


"한번 자는데 얼마야?"

"난. 꼴리면 공짜로 줄 수는 있지만 몸은 안 팔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문을 쾅 하고 세차게 닫아버렸다.

내가 열받았는 걸 그는 알았을까. 더 이상의 집적임 없이 그는 그 자릴 떠났다.


멍하니 서 있는 친구 곁으로 발길을 향했다. 놀랬는 모양이다.

소주 한잔하자며 팔짱을 끼고 친구를 끌었다.


몹시도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고 있었다. 소주 먹기 딱 좋은 날씨였다.

포장마차엔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나도 이런 장사나 한번 해볼까. 잠시 생각해본다.


뜨끈한 오뎅 국물로 떨리는 몸을 안정시킨 뒤 자리에 앉았다.

이곳에 오면 꼭 먹는 닭갈비를 시켰다. 다른 곳에 비해 이 집 닭갈비는 무척 맛있다. 매콤한 걸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 맞다.


풋고추는 싫어한다. 땡추를 즐긴다. 청량초라고도 부르는.

여름에 물 말은 밥에 땡추를 된장에 찍어 먹는 걸 즐긴다.


친구와 한두 잔 소주를 들이켰다.

알딸딸해질 무렵 우리를 주목하는 눈길이 있음을 감지했다.

맞은편에서 남자들이 침을 흘리며 우리를 보고 있었다.



"얘. 우리 오늘 저놈들 가지고 놀아 볼까?"


친구는 나를 보며 살며시 말했다.


"그래. 오늘 기분도 우울한데."


대답하고 소주 한 잔 멋들어지게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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