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야설

(로맨스야설) 기억 - 1부. 중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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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키넷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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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늦은 오후의 하늘빛을 받으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의자에 폭신하게 기댄 체 무언가 모르는 기대에 미소를 감추며

새 끈 거리는 그녀의 숨소리를 놓치지 않고 집중하고 있다.

두 사람의 숨소리가 고르게 퍼져 갈 즈음 나의 용기가 나를 움직이게 한다.

상의 안으로 감춰진 오른팔을 조금 그녀 쪽으로 옮김과 동시에 팔꿈치를 살짝 굽혀 그녀의 팔 위로 반쯤 나의 팔을 걸친다.

걸쳤다기보다는 힘을 주지 않고 위에 놓였다는 표현 맞을듯싶다.

물론 그녀가 느끼지 못하도록 몸을 조금 그녀 쪽으로 옮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등버스가 아닌 일반 고속버스는 두 명이 편히 앉기에 그다지 편하고 넓지는 않다. 그래서 내게는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팔을 카디건 안으로 모으고 있는 듯 팔꿈치가 내 쪽으로 많이 와 있었고

내 팔 밑으로 들어와 있는 그녀의 팔을 느끼며 동시에 그녀의 심리상황 및 수면 정도를 파악하려고 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직은 아무 반응이 없다. 객관적으로 보면 아무 의심할 내용이 없는 자세다.

그저 나만이, 혹은 그녀가 동시에 조금 느낄지도 모르는 긴장과 기회를 잡기 위한 위한 나의 집중일 것이다.


오른팔에 조금 더 힘을 가한다. 그녀가 느낄 만큼의 최소 수준으로.

팔이 조금 끌려 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난 느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다.

자기 팔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한 어떠한 동작도 감지 되지 않는다.

그저 고른 숨소리만 잦아지고 있다.


나 역시 아직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있다.

조금 더 그녀 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보는 사람도 없건만 반대편 왼쪽 팔은 상의의 외형을 유지하기 위해

앞쪽으로 조금 들고 있는 극히 힘든 자세를 연출하고 있다.

오른팔에 힘을 더 빼고 그녀의 팔에 나의 팔을 올려놓았다. 침이 꼴깍 넘어간다.


그녀는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 설사 깨어 있다 하더라도 좀 무딘 사람이라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살그머니 눈을 떴다. 서로의 엉덩이와 허벅지는 거의 맞닿아 있었고 그녀가 무릎을 모으고 있었으므로 다리는 닿지 않았다.

고개는 앞으로 한 채 시선만 그녀 쪽으로 가자미 눈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한편 웃기기도 하다.


그녀의 팔에서 나의 팔을 조금 떼어 내어 그녀 쪽으로 조금 더 팔과 몸을 접근하면서 다시 힘을 빼서 그녀 위에 내려놓았다.

그녀의 카디건 아래로 그녀의 팔과 옆구리도 조금 느껴진다.

그 아스라함을 느끼려고 하기도 전에 그녀의 고개가 움직인다.

난 깜짝 놀라 눈을 감았고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팔을 뺀다거나 나를 본다거나 하는 몸의 움직임도 느낄 수가 없었다.


난 잠시 후 다시 눈을 떴다.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녀를 관찰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잠들어 뒤척이는 척 고개를 반쯤 그녀 쪽으로 도리고 눈을 조금 더 떴다. 눈을 감고 있다.

창가 쪽으로 향하고 있던 그녀의 고개가 정면과 천장의 중간쯤을 향하고 있었다.

다행이다. 아직 자는가 보다.


나의 상의를 수습해서 나의 오른팔을 다시 완벽히 위장하고 팔에 조금 더 힘을 주어 그녀의 팔을 내 쪽으로 당기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그녀의 왼쪽 가슴이 팔꿈치에 느껴지는 듯도 했지만 아마도 나의 희망이리라 다시 생각한다.

다시 정신을 집중하고 팔꿈치로 그녀의 팔과 허리 사이를 파고들며 그녀의 팔을 내 쪽으로 유인한다.

손에 땀이 약간씩 고이기 시작했고 그녀의 호흡이 조금씩 너 느껴지기 시작할 즈음. 난 용기를 냈다.

팔꿈치를 그녀의 허리와 팔 사이로 끼워 넣으려고 더 많은 힘을 가한다. 순간 나를 놀랄게 할 수밖에 일 벌어졌다.

그녀의 왼팔이 카디건을 빠져나와 나의 허벅지와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떨어졌다.


숨이 멎는듯했다. 손가락 부분이 나의 상의 아래로 살짝 보인다.

잘 정리된 손톱이 참 이쁘다는 생각과 동시에 이제 무엇해야 하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녀는 아직 잠들어 있는듯하다. 전적으로 내 느낌이다.

무릎 위에 모였던 손이 내 팔의 압력으로 힘을 잃은듯했다.

그녀가 잠들지 않고 있으면 더 좋으련만 하는 생각과 함께 나의 상의를 조금 내려 그녀의 손을 가렸다.

그녀의 손등이 내 허벅지에 닿아 있다.


위로 교차한 내 팔은 이제 갈 길을 찾아야 한다. 그전에 내 손이 움직이고 있다.

오른손이 조금씩 움직여 내 손가락과 손바닥 조금이 기녀의 손에 닿았다.

이젠 살이 느껴진다. 따뜻함을 느끼기에는 닿아 있는 면적이 너무 작았다.

용기를 낸다.

살짝 아주 살짝 그녀의 손을 잡는다. 잡았다기보다는 올려놓았다.

덤으로 팔꿈치는 그녀의 옆 가슴을 건드리고 있었다.

가슴이 뛴다. 숨을 고르게 쉴 수가 없다.


그녀가 깨어만 있다면. 그녀의 손을 잡아본다. 손바닥에는 힘이 없다.

내가 그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땀이 느껴져 온다. 수줍어하는 여자 친구의 손을 잡듯 힘없는 그녀의 손을 용기를 내 잡아본다.

너무 부드럽다. 엄지를 움직여 그녀의 손등을 문질러 보기도 한다.

그녀의 카디건을 빠져나온 손, 내 손에 잡혀 그녀와 나의 허벅지 중간쯤에 올려져 있는 그녀의 손,

그녀와 나를 감춰 주고 있는 나의 상의, 그녀의 가슴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려는 내 팔꿈치, 멈춰진 그녀와 나의 숨소리,

모두 쉬는 듯, 잠든 듯, 조용한 버스 안, 석양은 내 쪽 건너편 창을 물들이고 있다.


나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용기를 내서 내 쪽으로 조금 더 그녀의 손을 끌어올까. 아니면 그냥 이대로 손을 잡고 있는 상태를 즐길까.

이런 고민을 하면서 아귀에 힘을 주었다 풀었다 한다.

여전히 그녀의 손에는 힘이 없다. 잠들어 있거나 수줍은 듯 이 상황을 즐기고 있거나.

그렇지만 이제 그런 걸 고민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많이 진전되어 있었다.


나의 선택이 완료되었다. 난 그녀의 손을 내 쪽으로 당기지 않기로 했다. 그럼 바보처럼 그냥 잡고만 있느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난 그녀의 손을 이끌고 그녀의 허벅지 위로 손을 옮기고 있었다.

카디건 안쪽으로 서서히 나의 손이 감춰지고 있었다.


사실 겉보기엔 내 상의 때문에 별 변화가 없는 듯하지만 그 안의 상황은 엄청난 발전을 이루고 있었다.

단순한 본능적 방어인지, 두려움의 표시인지, 그녀의 손에 조금 힘이 들어가는 느낌도 받았다.

그렇지만 돌아설 수 없는 상황이다.

그녀의 허벅지, 얇은 치마, 그녀의 손, 내 손, 카디건 그리고 내 상의가 반쯤 차례대로 포개진 상황이다.

검지와 중지를 조금씩 움직여 그녀의 치마와 허벅지를 느끼려고 애쓰는 동안 나의 어깨는 이미 그녀의 어깨 위로 포개져 있었고

내 팔꿈치는 그녀의 블라우스 위로 가슴을 노크하고 있다.


잡은 손을 세로로 세워 나의 손과 그녀의 손을 치마 위에 동등하게 올려놓는다.

이제는 손날이 그녀의 치마를 느낀다.

손에 힘을 줬다 뺏다를 반복하기도 하고 팔꿈치를 조금 더 가까이하며 난 그녀를 느끼고 있다.

다시 그녀의 숨소리가 들린다. 가는 한숨이다. 불규칙하다.

손에 힘을 빼고 그녀의 손을 놓아 본다. 그녀의 손이 힘없이 넘어지지 않는다. 그저 조금 오므려질 뿐.


내 손이 치마 위로 그녀의 모인 두 다리 사이로 들어간다.

조금 더 들어가자 합쳐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금씩 앞뒤로 움직이며 그녀의 치마 위를 쓰다듬는다.

내 예상과는 달리 벌어지지 않는다. 왼쪽 무릎을 손 전체로 잡았다 놓아 본다.

맨 무릎을 스치듯 지나 오른쪽 허벅지도 쓰다듬어 본다.

너무 좋다. 치마를 올려 맨살을 만지기에는 아직 나의 용기가 허락하지 않는다.


내 상체는 조금 들려 있었고 다리는 거의 그녀 쪽에 붙어 있다. 허벅지가 굵지는 않다.

내 손바닥에 잡힌다. 내 팔꿈치는 난리가 났다. 이젠 누 가슴 사이에 놓여 즐거운 한때를 풍미하고 있다.

반소매 셔츠 아래로 내 맨살 팔꿈치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난 그녀의 오른손을 끌어다 그녀의 오른 허벅지에 올려놓고 다시 다리 사이를 벌려 보려고 애쓴다.

여전히 꿈쩍하지 않는다. 강제로 벌릴 수는 없지 않은가?

난 아직도 그녀가 자고 있다고 인정해 주고 있는 상황인데. 그녀 또한 어쩌면 무의식을 방패 삼아 상황을 즐기고 있는데.


아무튼 치마의 앞뒤를 쓰다듬는 사이 그녀의 치마가 조금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느껴졌다.

다리를 벌려 주지 않는다면 맨살을 만져 보리라.

내 작전이 변경된 것이다. 다리를 쓰다듬으며 자연스럽게 치마를 올리고 있었다.

설사 깨어 있어도 자기 치마가 조금씩 올라가는 걸 느끼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깔고 앉지 않은 플레어 치마를 올리는 건 쉬운 일이었고 잠시 후 난 이 보 전진을 이룰 수 있었다.

치마 안쪽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기습적으로 쓰다듬고 있었다.

놀란 듯 그녀의 숨이 멈추었다가 다시 이어진다. 너무 부드럽다.

하얀 설탕 위를 스치듯 그녀의 살결은 너무도 부드럽고 좋았다.


그녀의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내 손날이 그녀의 다리 상이를 파고들기에는 치마 위보다는 맨살이 훨씬 수월했다.

허벅지 안쪽까지 파고들었지만 움직임이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그녀의 왼쪽 허벅지 안쪽에 힘을 주 조금도 공간이 생겼고 나의 손은 조금 더 윗쪽을 오갈 수 있었다.


더 부드럽다. 아기의 살 같은 소녀의 부드러운 맨살이라니. 멈춤 없는 전진이다.

난 허벅지를 잡았다 놓았다 하며 쓰다듬기도 하고 조금씩 위로 전진하고 있었다.

속치마인듯한 느낌을 무시하고 전진하고 있었다.

거의 다 이르렀을 즈음 그녀의 돌출적인 움직임에 난 동작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왼손이 나의 손을 잡아 치마 밖으로 데리고 나왔고

오른손은 나의 팔꿈치 팔짱 끼듯 안고서 상체를 돌려 두 가슴은 내 팔에 대고 얼굴은 어깨에 묻고 있었다. 여전히 아무 말도 없다.


나는 굳어 있었다. 내 상의 뒤로 반쯤 가려진 그녀의 얼굴, 한 손은 팔짱을 끼고 한 손은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아무 말도 없다. 마치 자신이 자고 있다고 나에게 인정 해 달라는 듯.

한동안 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녀의 카디건은 가슴 아래까지 내려가 있고 내 상의에 얼굴을 감춘 그녀.

그녀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이고 내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내 눈은 그녀의 블라우스 위로 봉긋 드러난 그녀의 가슴을 응시하기 시작했고 내 팔꿈치의 느낌으로 그 크기를 가늠하고 있었다.

다시 허벅지를 만지기 위해 그녀의 손을 빠져나오려 했지만 내 손을 잡은 그녀의 손은 좀처럼 힘을 풀지 않는다.

물리적으로는 잠깐이었지만 내게는 너무도 긴 갈등의 시간이었다.


어찌해야 하는가?

나의 오른손은 그녀의 왼손을 이끌고 내 허벅지를 지나 중심부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가까워질수록 손에 힘이 들어가고 내 팔을 잡은 그녀의 오른손에도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마침내 잔뜩 힘이 들어간 내 자지.

바지 자크 위쯤 그녀의 손등이 도착했고 그녀는 나의 손을 더 꼭 잡았다.

내 바지 위에서 손을 떼려 했지만 나 역시도 양보하지 않았다.

난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만지작만지작 그렸고 바지 위로 문지르거나 하지 않는 것에 안심하였는지 손에 조금 힘이 풀렸고

내 왼손이 그녀의 손을 더 많이 장악하고 있었다.

난 고개를 돌려 그녀의 가장 귀 가까운 곳의 머리 가까이에 속삭였다.


" 넌 그냥 계속 자고 있으면 돼"


아무 대답 없이 내 팔을 잡은 아귀에 무섭다는 듯 힘이 들어갔고 난.


"알았지?"


역시 대답은 없다. 난 이제 별로 무서울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녀와 나의 유희는 내가 그녀를 얼마나 설득하느냐에 달려 있다.


난 오른손을 완전히 빼내서 어깨동무 하듯 어깨를 지나 그녀의 오른쪽 허리를 내 쪽으로 당김과 동시에

오른쪽 신발을 벗어 그녀의 등 뒤로 한쪽 발을 옮겼다.

내 발은 그녀의 등 뒤 바닥 시트에 올려졌고 내 몸은 그녀 쪽으로 틀어졌고 그녀는 나에게 완전히 나에게 안겨 있었다.

몸이 좀 경직되는가 싶더니 이내 파고든다는 느낌이 들 만큼 내 안쪽으로 안겨 온다.

이젠 둘의 반대쪽은 꽤 많은 공간이 보인다.


난 그녀의 몸과 얼굴 반쯤을 내 상의 덮어 준다.

이제 둘은 옷 하나에 갇힌 모습이 되었고 내 오른손은 그녀의 어깨와 등 겨드랑이를 간지럽히고 있었고 왼손은 그녀의 두 손을 잡고 있었다.

해는 땅거미를 만들더니 이내 어두워졌고 흐린 조명이 들어왔다.

정말 하늘이 준 은혜에 감사하면서 차 안을 둘러보았다.


두 칸 앞으로 아줌마 두 명.

그 앞으로 한 대여섯 명쯤 돼 보이는 사람들이 더 있었지만 모두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듣거나 잠을 자고 있었다.

마주 오는 버스의 전조등이 날 찡그리게 했지만 내게 파묻힌 그녀의 숨결이 내 가슴에 느껴지는 행복을 가리지는 못했다.

난 다시 한번 그녀의 귀에 속삭인다.


"넌 계속 자고 있는 거야. 알았지?"


대답이 없다. 난 차근하며 다시 물었다.


"알았지?"


그녀의 미세한 고개 끄덕임과 들릴 듯 말듯 한 "예"라는 말을 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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