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야설

(네토라레야설) 아내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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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4, 아내는 29, 우리는 결혼 3년 차 부부다. 하지만 남들처럼 공개적인 결혼식은 하지 못한 채 동거와 같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당시 결혼을 준비하던 중에 직장과 집안의 좋지 않은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결혼식을 미뤘지만,

별 불만 없이 하루하루 살고 있기에 그다지 결혼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다른 날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저녁, 아내의 회사 근처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집에 가는 길에 아내가 입을 열었다.


"오빠, 나 오늘 전에 사귀던 남자한테 문자받았어."

"응? 누구?"


아내와 나는 결혼 전의 이성 관계에 대해 뭐든 것을 오픈한 상태였고, 연애 시절의 서로의 성적인 관계까지도 다 알고 있었다.


"그때. 오빠 만나기 전에 사귀었던 용준이라고 있잖아."

"응. 알아. 너 좋다고 몇 달을 쫓아다니다가 기껏 사귀어 줬더니 차버린 자식?"

"피. 별걸 다 기억해. 암튼 걔 맞아. 호호"

"인제 와서 왜 연락했대? 네 몸이 그리웠나?"

"에고...인제 와서 좋대도 난 됐네요. 그리고 걔랑은 몇 번 자지도 않았어. 느낌도 별로였다고."

"알아. 그때 얘기했어. 그것도 별로 크지도 않았다며."

"몰라. 그런 거까지 기억해 정말. 암튼 나보고 잘 지내냐고 연락이 왔네."

"그래서 뭐라고 해줬어?"


결혼한 유부녀에게 날아온 과거 연인관계였던 남자의 메시지. 그리고 그걸 받아서 든 아내의 기분도 어땠을까 궁금해졌다.


"아직 대답 안 했어. 오빠한테 물어보려고."

"뭘 그런 걸 나한테 물어. 그냥 잘 지낸다고 하지. 다른 남자한테 관심받으니까 기분은 좋지?"

"풋. 웃기셔 정말. 뭐. 그래도 나쁘지는 않던데? 아직 날 잊지 못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기도 하고 말이야. 호호"

"하하하. 그래, 아직 자기 인기는 여전할 거야. 천하의 명기가 어디 가겠어?."

"뭐얏? 그게 다 오빠 때문이야. 나 오빠 만나기 전까지는 섹스도 그냥 무덤덤 했다고 정말."


우리가 만난 지 네 번째 날. 난 아내를 가졌다.

그것도 술이나 다른 환경에 의존한 것도 아니고, 저녁 한 끼 먹고 바로 근처 뭐텔을 찾아서 들어갔다.

당시만 해도, 섹스가 그저 사귀는 사람과의 의무방어전이라 생각하는 아내에게

우리는 이미 사귀고 있는 사이라는 생각을 인식시키자 아내도 별 거부 없이 따라 들어왔다.


그날 아내의 섹스는 정말 무덤덤하고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두 번 세 번 이어지는 우리의 섹스는 점점 환희의 끝을 향해 치달았다.

아내의 몸은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나의 의도와 행동 그대로 반응했고, 그런 아내를 보면서 나의 쾌감은 더욱 커져 갔다.

우리는 관계를 한 지 한 달 만에 서로의 몸이 없이는 살 수 없을 만큼 중독되어 갔고, 그 행위 또한 더욱 대담해졌다.

둘만의 관계에 제삼자를 끌어들여 보기도 했고, 다소 위험한 장소와 환경을 찾아 새로운 시도를 해 보기도 했다.

그때마다 아내의 보지는 더욱 흥건히 젖어갔고, 이제는 집안에서조차 신음소리 때문에 옆집 눈치를 봐가면서 섹스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내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네 몸이 원래 기질이 있어서 그런 거야."

"어머. 이 아저씨 웃기셔. 호호. 근데 오빠, 용준이는 나 결혼한 거 뭐르는 거 같아."

"어. 그래?"

"응, 사실은 문자가 좀 길게 왔는데, 읽어보니까 내가 결혼한걸 뭐르는 건지. 그런 얘기는 없더라고."


집에 도착해 과일을 먹으면서 난 아내의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읽어 내려갔다.

80자 제한의 일반 문자 메시지가 아닌 멀티메시지로 온 장문의 내용을 읽어보니 그는 아직 우리가 결혼한 사실을 정말 뭐르는 듯했다.


"아직 혼자 있으면 그냥 전처럼 까지는 아니어도 연락하며 지내고 싶다는 거네."

"응, 그러게 그래서 뭐라 말도 못 하겠고 그냥 씹고 있었지."


순간, 묘한 기분이 스쳐 갔다.


"아직 혼자라고 하고 연락 주고받고 해봐. 뭐 어때 전처럼 사귀는 사이까지는 말고 연락이나 하자는데."

"흠. 그럴까? 가뜩이나 요즘 주말에 오빠가 잘 놀아주지도 않는데 바람이나 필까 봐."

"뭐라고? 하하. 웃기셔 이미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사이에 무슨 비밀을 만드시겠다고."

"에그 농담도 못해 이 아저씨. 호호호"


그날 밤, 아내는 용준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답장이 왔다.

그날 이후 그 둘은 그렇게 문자를 주고받고 가끔 전화도 하더니

몇 주 후 주말에는 만날 약속을 잡았고 함께 영화도 보고 커피도 마시는 오래전 친구와 같은 사이처럼 지내는 듯했다.

그렇게 한 달 정도가 지났다. 회사에서 일하는 도중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응. 왜?"

"오빠. 나 회사에 여름휴가 신청서 제출해야 하는데 오빤 언제 쉬어?"

"응. 글쎄. 내가 한번 알아보고 전화해줄게."


젠장. 이번 여름에도 시즌에 맞춰 휴가를 쓰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긴, 결혼 준비하는 중에 두 달짜리 해외 출장도 보내는 회산데 어련하시겠어.


"자기야. 나 다음 달에 휴가는 못 쓰겠는걸. 잘해야 10월에나 가능할 거 같아."

"정말? 난 다음 달에 못 가면 소멸한다는데 어떡하지."

"그럼 일단 여름철에 맞춰서 휴가 신청하고 정 안 되면 친구들하고라도 다녀와."

"어휴. 정말 뭐 이래. 알았어! 암튼 내가 알아서 신청하고 나중에 변경하거나 할 수 있으면 해볼게. 수고해. 오빠. 사랑해."


아내는 8월 초 휴가를 신청했고, 과장부터 나오는 회사 콘도 성수기 3박 4일 숙박권을 그에 맞춰 신청했다.

나는 어떻게든 아내와의 휴가를 맞춰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예정된 프로젝트가 있어 결국 하루도 빼지를 못한 채 아내의 휴가는 점점 다가왔다.


"어떡하지 오빠. 친구들도 줄줄이 임신이다 뭐다 해서 다 못 간다는데. 이러다 나 혼자 동해 가서 쉬다 와야 할 판이야."

"그래? 거참. 큰일이네. 그렇다고 과장 달고 처음 받은 콘도를 썩일 수도 없고..."

"그러게 같이 갈 사람이 이렇게 없다니. 내가 결혼하고 인간관계에 너무 소홀했나 봐."

"하하. 별 얘기를 다 한다. 좀 생각해보지 뭐. 무슨 방법이 있을 거야."

"오빠 일 때문에 바쁜데 난 한가한 소리나 해대고 있네. 미안해. 신경 쓰지 말고 일 마무리 잘해요."


역시 아내는 착하다. 그런 착한 아내이기에 복을 받은 건가. 며칠 뒤 주말, 용준이와 통화를 마친 아내에게 무언가 결심한 내가 말을 걸었다.


"자기야. 휴가 같이 갈 사람 생각났어."

"응? 누구? 오빠 그때 갈 수 있어?"

"아니. 난 여전히 힘들고. 용준일랑 가는 건 어때?"

"뭐? 난 또 누구라고. 그 사람하고 어떻게 가. 그냥 친군데."

"뭐 어때. 여자끼리 사람 많은 휴양지까지 가는 것보다야 낫지. 그리고 그냥 친구라면야 난 더욱더 안심이지. 하하. 어때?"

"사실. 여자끼리 며칠씩 여행 가면 좀 피곤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건 좀 뭔가 이상해. 걔랑은 처음부터 친구는 아니었잖아."

"너만 괜찮다면 난 상관없어. 그렇다고 가서 신나게 대주고 오라는 건 아니지만. 일단 걔도 갈 수 있을지, 없을지 알아봐야 하는 거 아니야?"

"하긴 그래. 내가 가잔다고 걔도 덜컥 가려고 할까 싶기도 하고, 일단 오빠 말대로 한번 얘기는 해볼게."


며칠 뒤,

아내는 용준이와 3박 4일을 일정으로 휴가를 가겠다고 내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난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

가진 자의 객기도 아니고 즉흥적인 결정도 아니었다.

연애와 결혼 생활에서 보여준 나에 대한 아내의 신뢰와 아내에 대한 믿음...

그리고 몇 번의 도발적인 관계에서 알게 된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이 기회를 통해 풀어볼 생각이었다.


결혼 이후, 아내와 다른 남자가 며칠씩 함께 둘만의 여행을 떠난 적은 없었고

더군다나 그 상대가 이미 잠자리까지 함께했던 과거의 연인이라는 점이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묘한 흥분과 설렘을 갖기에 충분했다.


"오빠, 나 다녀 올게. 용준이가 집 근처에 다 와 간다고 연락이 왔어"

"응. 잘 다녀와. 운전 조심하라 하고."

"풋. 꼭 아빠처럼 얘기하셔. 알았어요. 잘 다녀올게. 아침 잘 챙겨 먹고 딴짓하지 마시라고요!"

"딴짓은 무슨, 틈틈이 연락하는 거 잊지 마. 알았지?"

"알았어. 수시로 보고할게요. 호호. 사랑해 오빠."

"응 나도."


출근하자마자 숨 가쁜 회의가 끝나고 아내에게서 걸려 온 전화. 놀러 간다는 즐거움 때문인지, 다른 남자와의 일탈 때문인지 아내의 목소리는 한껏 가벼웠다.

일하는 내내 아내의 지금 상황이 궁금했지만, 일이 바쁘기도 했고

아내가 싱글인 줄 알고 자신의 여름휴가를 그대로 바친 그 친구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라도 난 아내와 그 친구가 함께 있는 시간 동안에는 연락하지 않았다.

아내는 한 시간 단위로 지나가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그 친구와 주고받은 대화의 내용을 틈틈이 내게 문자로 알려왔다.


[영동고속도로 탔어. 오빠, 용준이가 나 예뻐졌다는데? 호호]

[휴게소 왔다. 점심 먹으려고. 오빠도 맛있는 거 먹어요. 사랑해]

[용준이 나랑 헤어지고 지금까지 혼자였대. 난 그때랑은 완전 다른데 말야.]

[도착했어. 여기 바다 너무 좋다. 숙소도 깨끗하고 와이파이도 되네. 짐 풀고 용준이가 밥해준대. ^^]


그 친구가 식사 준비를 하는 동안 아내는 잠시 밖에 나와 내게 전화를 건 뭐양이었다.


"오빠. 여기 파도 소리 들려?"

"응, 시원하겠네. 여긴 몹시 더워."

"에구. 미안한걸...나만 좋은 데 와서 어쩌나."

"후후. 별로 안 미안하게 들리는데? 농담이고, 용준이는 뭐해?"

"응 밥해준다고 나보고 쉬래. 백숙해준다고 마트에서 닭까지 사서 가져왔더라고."

"우와. 당신 아주 복이 터졌네. 하하"

"피. 뭐 그래도 나쁘지 않아. 호호. 근데 오빠, 용준이 좀 느끼해졌어."

"왜? 뭐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시내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커피 한 잔이나 영화를 보던 때와 단둘이 멀리 떠났을 때에는 남자는 기대하는 것이 좀 다른 게 사실이다.


"뭐. 나보고 계속 예뻐졌다고 하고, 휴게소에서 밥 먹고 나오는데 어깨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기도 하고 말야."

"아무렴 같이 3박 4일이나 여행을 가는데 흑심 없이 가는 남자가 있겠어? 자기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면서 그래."

"풋. 그런가. 암튼 느껴지는 게 평소랑은 좀 달라."

"근데 자기 그 친구한테 용준이라고 불러? 그 친구가 나이 더 많지 않아?"

"응 많지 두 살, 오빠라고 하고 있어. 전에도 그랬고. 근데 오빠한테까지 그렇게 말하면 헷갈리잖아. 호호"


"오빠......."


그래 거기선 그 친구가 아내의 오빠, 그리고 아내의 남자가 될 수도 있겠구나.


아내는 그 이후에도 수시로 내게 문자를 보내왔다.

난 둘만 있을 시간인가 싶어 들어오는 문자를 주로 읽기만 했지만, 가끔 고약한 장난을 치듯 답글을 보내기도 했다.


[백숙 정말 맛있는걸. 칭찬해줬더니 설거지도 자기가 한 대. ㅎㅎ 그래서 됐다고 씻으라고 욕실에 들여보냈어]

[오자마자 첫날부터 같이 씻는 건 아니고? ㅋㅋㅋ]

[아니야!!! 내가 그렇게 쉬운 여자로 보여!! ㅎㅎ]

[만일 걔가 한번 하자고 덤비면 대줄 거야?]

[아니! 지금으로선 절대 하고 싶지 않아. 오빠도 없는 데서 그러면 싫을 것 같아서 말이지.]

[오호. 그 말 진심이야? ㅎㅎ]

[당연하지!! 난 친구로서 같이 온 것뿐이라고. 오빠는 내가 지금 용준이랑 하길 기대하는 거야?]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할 수도 있다고는 각오하고 있어 ㅎㅎ]

[각오는 무슨. 암튼 난 안 해. 기대(?)하지 마 ㅋㅋㅋ]


그 문자 이후 두어 시간 동안 아내에게선 연락이 오지 않았다.

아마도 설거지를 한 후, 후식을 즐기거나 바다에 나가서 둘이 바람을 쐬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

시간이 밤 열 시가 넘어가자 은근히 불안하기도 하고 묘한 흥분도 생겨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뭐하셔?] 


드라마 한 편이 끝나도록 아내에게선 답장이 없었다.

시계가 열한 시 십 분을 막 넘어갈 무렵, 아내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바다 잠깐 나갔다가 들어와서 술 한잔 하자고 해서 준비 중이야. 용준이는 바닷물에 발 담그고 와서 씻으러 들어갔어. 오빠는 뭐해? ㅎㅎㅎ]


아직 별일이 일어날 조짐은 안 보이는 듯했다. 근데 술이라니. 뭔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술? 양주? 맥주?]

[맥주랑 양주 싼 거 하나 사 왔어. 간단히 먹고 각자 자야지 ㅎㅎㅎ 걱정마셔요 ㅋ]


문득 아내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전화 할 수 있어? 무리하진 말고~]

[응 바로 나가서 전화할게]


전화벨이 울렸다. 아내다.


"응"

"오빠. 뭐 하고 있었어?"

"텔레비전 보고 있었지. 용준이는?"

"거실에서 텔레비전 봐. 엄마한테 전화한다고 하고 나왔어! 호호."

"잘했네. 뭐 별일은 없었어?"

"응. 아까 잠깐 어깨에서 손이 안 떨어지길래 내가 뺐더니 그 이후로 접촉이 없네. 내가 별로인가 봐 하하"

"무슨. 네가 오랜만이라 어색하니까 그랬겠지. 참, 숙소에 와이파이 된다고 했지?"

"응. 객실마다 하나씩 있나 봐. 용준이는 무선인터넷 쓴다고 노트북도 꺼내던걸."

"잘됐다. 이따 들어가서 잘 때 페이스타임(영상통화) 하자."

"아, 그러면 되겠네. 나도 오빠 보다가 자야겠다."

"잊지 말고 켜놔."


통화를 끝내고 난 샤워를 하고 맥주를 한 캔 마셨다. 시원했다.

시간이 좀 더 흘렀나. TV에서는 오늘의 마감뉴스가 나오고 있을 때,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영상통화였다.

아내는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면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는 얼굴이 잘 보이도록 전화기를 옆에 세워놓았다.


"오빠...잘 보여?"

"응. 이제 자려고?"

"응 여기 방이 두 개라서 내가 각방 쓰자고 했어. 잘했지? 헤헤"


술에 취한 아내는 예의 그 콧소리를 섞어가며 내게 애교를 부려왔다. 먼 곳에 있어 안아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용준이가 혹시라도 들을지 모르니까 조용히 말해야 해. 아직 거실에서 인터넷 하고 있거든."

"응 알았어. 그럼 이것도 들키면 안 될 테니까 얼른 끊을까?"

"아니. 이건 괜찮아. 내가 여기 가방하고 옷 사이에 숨겨놨으니까 안 걸려. 걱정하지 마. 호호"

"그래? 그럼 잘 때까지 너 보다가 자면 되겠다."

"응! 오빠 이제 잘 거야?"

"이제 나도 누워야지."


아내는 술에 취해서 십여 분간 두서없는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

어차피 충전기를 연결해 둔 상태라 난 밤새 아내의 자는 모습을 침대에 누워 볼 수 있게 되었다.

나도 불을 끄고 누워서 멀리 보이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잠을 자려고 했다.


얼마간 시간이 흘렀을까. 눈이 감기려는 순간, 핸드폰 화면이 갑자기 밝아졌다.

아내가 누워있는 방에 불이 켜진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여전히 핸드폰 앞에서 잠을 자는 상태였다. 그렇다면 누가 불을 켠 것일까?


밝아진 화면으로 남자의 팔이 나타났다.

그 팔은 구석에서 잠든 아내를 안아 들더니 방 가운데에 따로 마련한 이불 위에 눕혔다.

좀 전에는 옆으로 누운 아내의 얼굴이 클로즈업 돼서 보이더니, 이제 원피스를 입고 반듯하게 누운 아내의 전신이 화면에 들어왔다.

짧은 순간이지만, 이 상항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용준이란 남자가 아내를 안고 다시 눕힌 것이 분명한데, 그는 왜 아내가 자는 방에 들어온 것일까? 그리고 왜 아내를 옮겨 눕혔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그때, 용준이라고 생각되는 그 친구의 손이 누운 아내의 가슴 위로 조심스럽게 올라왔다.

그 손이 아내의 봉긋한 젖가슴 위를 방황하는가 싶더니, 이내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내는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가슴을 주무르는 손이 점점 더 거칠어졌다.

남자의 손이 아내가 입은 원피스의 어깨끈을 내리고 양쪽 가슴 아래로 옷을 끌어 내렸다.

남자는 속살이 다 들어난 아내의 젖가슴을 두 손으로 움켜쥐면서 한 번씩 입으로 빨아보기도 하고 물어보기도 하면서 즐기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나는 순간 큰 소리를 내서 그 친구에게 지금의 상황을 경고할까 생각도 했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오히려. 그 남자의 행위가 지속되도록 숨소리도 죽여가며 지켜보기만 했다.


남자는 아내의 젖가슴을 한참 만지더니, 원피스를 아래로 슬슬 벗기기 시작했다.

재빠른 동작에 이내 원피스는 아내와 분리되어 버렸고, 이제 아내의 몸을 지키고 있는 건 작은 팬티 한 장 뿐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남자의 익숙한 손놀림에 순식간에 벗겨지고,

이제 아내는 불이 환히 켜진 방 안에서 완전한 나체로 한 남자 앞에 누워 있게 되었다.


"이상한데. 이런 상황이면 충분히 깨어났을 텐데..."


상황을 숨죽이며 지켜보던 나는 아내가 깨어나지 않은 것이 의문이었다.

그때, 인터넷 성인 사이트에서 봤던 술과 함께 타는 일종의 수면제에 대한 글이 떠올랐다.


"아......수면제....."


100%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지금의 정황으로만 봐도 아내는 그 친구가 술에 타 준 수면제를 마신 게 분명했다.

아내가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남자의 손놀림과 행동은 더욱더 대담해졌다.


"더 예뻐졌네......"


화면 밖에서 어렴풋이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아까 아내가 느끼하다고 했던 그 말 그대로였다.

남자는 아내의 두 다리 사이로 몸을 움직이더니 다리를 벌리고 그 안에 들어가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그리고는 아내의 목부터 귀와 어깨, 젖가슴 순으로 천천히 입술과 혀를 이용해 소리가 나게 빨아댔다.


"춥..추룹...쪽쪽" 


마치 목마른 등산객이 약수터에서 졸졸졸 흐르는 약숫물을 받아 마시듯,

남자는 아내의 몸 구석구석을 한 곳도 빠짐없이 입으로 빨아먹으려는 듯이 핥고 빨고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여전히 잠든 상태 그대로였다.


남자는 아내의 가슴에 빨간 자국이 날 정도로 심하게 빨아대더니 입을 서서히 아래로 움직였다.

배꼽을 지나 봉긋하게 솟은 치골의 숲속에서도 남자의 혀는 쉬지 않았다.

여전히 거침없는 움직임으로 벌어진 허벅지 안쪽을 하나하나 핥아대더니 이내 한참 동안 그 사이의 깊은 곳에서 얼굴을 파묻고 움직일 생각을 안 했다.


"내가 길들여 놓은 그곳."


아내의 보지는 처음엔 그저 비슷비슷한 정도의 물건 밖에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작은 반응에도 점점 물이 흥건해지고

몇 시간을 벌려놓고 쑤시는 섹스의 향연 속에서도 끊임없이 애액이 넘쳐나는 옹달샘과 같은 명기로 서서히 변해갔다.

지금 저 남자는, 예전에 그저 그랬던 아내의 보지를 생각하면서 빨아대는 대로 끊임없이 나오는 애액을 만끽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야...이년 죽인다..."


혼잣말로 튀어나온 남자의 막말에 순간 나는 강한 흥분과 질투가 뒤섞이는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여전히 아내는 잠들어 있고, 나는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상태에서 그 광경을 온몸에 흥분을 느끼며 지켜보고 있지 않은가...

지금은 이 상황을 그대로 느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계속 화면을 쳐다보았다.


이윽고 남자는 아내의 길고 날씬한 종아리를 두 팔로 각각 들어 올리고 자신의 삽입을 시작했다.

한참 물고 빨리는 와중에 아내의 보지는 이미 어떤 남자라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미끈하고 질퍽하게 준비가 되어 있을 터였다. 


"으으...음..." 


남자의 삽입이 시작되고, 그 리듬에 맞춰 아내의 몸이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내의 힘없는 다리는 남자의 팔에 붙잡혀 허공에 타원을 그리고,

체위를 바꿀 때마다 두 다리는 꼬였다가 나란히 섰다가 다시 벌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삼십 분 넘도록 남자가 이끄는 대로 리듬을 맞추어 갔다.

하얀 아내의 나체는 형광등 조명과 LCD 화면 특유의 발광 효과로 더욱 하얗게 빛났고

남자의 몸은 상대적으로 더욱 어둡고 진한 색으로 아내의 몸을 짓눌러갔다.


"아흑 아...윽...으...."


이윽고 남자의 사정이 아내의 보지 안에 요동치며 들어가고 난 후, 남자는 아내의 다리를 내려놓으며 미소 띤 얼굴로 아내의 가슴을 움켜쥐더니

보지 안쪽을 손바닥으로 툭툭 치면서 만족함을 표시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아내의 옷을 챙겨 입혀 다시 그녀를 안고 원래 위치에 돌려놓더니 불을 끄고 방을 나갔다.


나는 컴컴해진 화면 속에 곤히 자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이해할 수 없는 흥분과 질투로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거의 아침이 되어서 잠이 들었다.

일어나보니 아내의 핸드폰은 배터리가 다 되었는지 꺼져있었고,

충전기를 따로 챙겨가지 못한 아내는 그날 이후 돌아올 때까지 두어 번 공중전화로 전화를 했을 뿐 잦은 연락은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아내에게는 이야기해 줄 수 없는 그날의 일들을 혼자 되새기고 상상하면서 며칠 밤을 흥분상태로 보냈다.


그리고 3일 후 아내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오빠! 나 왔어! 보고 싶었어!!!"


퇴근 후 돌아온 집에, 아내가 저녁상을 거하게 차려놓고 종종걸음으로 뛰어와 나를 맞았다.


"응 힘들었지. 별일 없었어?"

"별일은 무슨. 사흘 내내 저녁마다 밥 잘 먹고 술 마시느라 별일 생길 새도 없었다고. 호호"

"아. 응. 돌아왔으니 됐어. 밥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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